[논평] 사법연수원 교육 의무화는 변호사 실무연수 제도의 바람직한 개선방향이 아니다.

2018년 10월 1일 minbyun 295

[논 평]

사법연수원 교육 의무화는

변호사 실무연수 제도의 바람직한 개선방향이 아니다.

 

최근 법무부 변호사시험 개선위원회는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사법연수원 실무연수 방안을 안건에 상정하였고, 위 회의에서는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1년간 사법연수원에서 의무적으로 실무연수를 받도록 하는 변호사법·법원조직법 개정안(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2017. 12. 발의한 것)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의무적 실무연수 제도는 그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애초에 실무연수 제도의 법적 근거인 변호사법 제21조의2 제1항은 신입변호사의 실무연수를 위해 별도로 개설된 조항이 아니라 법률사무소의 개설 요건을 정하는 조항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 등의 구성원이 되려면 6개월 이상 법률사무에 종사하거나 실무연수를 받아야만 하도록 제한을 둔 것인데, 그 취지는 “21세기 시대상황에 맞는 새로운 법조인 양성제도를 구축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의 제고와 국민편익의 증진을 도모”한다는 매우 모호한 것이었고, 그만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정되어 왔다.

 

구체적으로, 의무적 실무연수 제도는 ①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 6개월간 법률사무에 종사하거나 실무연수를 받지 않은 사람도 엄연히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하였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 활동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인 점, ② 실제로는 일반 고용변호사와 다름없이 일을 하는 경우에도 실무연수 기간임을 핑계로 저임금 또는 무급으로 신입 변호사의 노동을 착취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한 점, ③ 적당한 실무수습 기관을 찾지 못한 신입 변호사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변협의 실무연수의 경우 다소 무성의하게 운영되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았던 점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고, 이에 개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신환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처럼 종전에 법률사무소나 법무법인은 물론 변호사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국가기관, 공단, 국제기구 등에서 6개월의 실무연수를 할 수 있었던 기존 안에서 1년간 사법연수원에서 의무 교육을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되, 종전에 사법연수생의 공무원 지위를 인정하던 규정은 삭제하고, 실무연수 과정 및 비용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도입 취지에도 어긋난다.

 

법학전문대학원은 법조인 양성의 방식을 ‘선발’이 아닌 ‘교육’으로 전환하고 다양한 배경과 경력, 전문성을 가진 법조인들을 배출하기 위한 제도이다. 특히 법학전문대학원의 주요한 도입 배경 중 하나는 종전에 시행되고 있었던 사법시험-사법연수원 제도의 폐단을 극복하고자 한 것으로, 특히 사법연수원 제도의 경우 ① 사법연수생 중 70%가 변호사로 개업하는 상황에서 국가의 재정적인 부담으로 변호사를 양성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던 점, ② 사법연수원은 판·검사를 위한 연수에 치우쳐 있어 국제화·전문화된 법조인을 양성하지 못하고 있었던 점, ③ 사법시험 합격자들을 전부 모아놓고 사법연수원이라는 하나의 기관에서 2년간 교육시킴으로써 법조계 비리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법조인들끼리 동류의식 및 폐쇄적 집단의식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어 온 바 있다.

 

그런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법률안과 같이 사법연수원에서 모든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에게 1년이나 의무적인 집체 교육을 강제한다면, ① 변호사들끼리의 동류의식 및 폐쇄적 집단의식 형성이라는 폐단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점, ② 공무원이 아닌 변호사의 교육을 국가가 담당하는 것이 타당한지 근본적 의문을 지울 수 없는 점, ③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엄연히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하였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그 활동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 되는 점에서 종전에 제기된 실무연수 제도의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점, ④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이 급락하면서 시험에 불합격한 상당수의 학생들이 ‘변시 낭인’으로 전락하여 장기간 학자금 대출 등 어려운 경제적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은데, 합격 후에도 1년의 의무 연수를 받으면서 그것도 급여를 받는 공무원이 아닌 비용을 지급하게 된다면 신입 변호사들의 지위와 처지 문제는 더욱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점, ⑤ 이미 법학전문대학원 교육 과정 내에도 기존 사법연수원 커리큘럼에 따른 각종 재판실무 수업, 방학 중 희망자에 한한 재판실무 수업의 수강이나 일선 법률사무 처리 기관에서의 실무수습이 가능한 등 재학 중에도 실무연수가 충분히 가능함에도 1년이나 되는 기간 동안 의무 연수를 하도록 하게 할 필요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점, ⑥ 사법연수원 교육은 판·검사를 위한 교육에 치우쳐온 바 실질적으로 사법연수원에서의 의무 연수가 변호사로서의 전문성과 다양한 활동 역량에 도움이 되기 어려운 점, ⑦ 변호사 실무 교육이 목적이라면 현재 현직 변호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변협의 프로그램을 신입 변호사들에게 맞게 적용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점 등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고, 오히려 더욱 많은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생각된다.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는 기본적으로 과거 사법시험 제도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 기반하여 법조인 양성의 과제를 국가가 아닌 대학에서 교육을 통해 달성하고자 고안된 제도이고, 판·검사가 아닌 변호사를 양성하는 제도이며, 점점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맞추어 다양한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를 배출하며, 국민들이 보다 용이하게 다양한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지금 사법연수원을 통한 의무적 집체 교육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취지와 운영 방식에 완전히 모순되며, 기존의 변호사 의무연수 제도의 문제점 또한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와 국회는 현행 제도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안에 대한 논의 없이 사법연수원 집체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은 재고하여야 하고, 실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201810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 호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