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길환영 사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며, KBS 독립성 사수를 위한 총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2014-05-29

[성 명]

길환영 사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며,

KBS 독립성 사수를 위한 총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오늘 새벽, KBS(한국방송) 양대 노조가 이사회의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 처리 연기에 따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길 사장은 지난 9일 세월호 사고 희생자와 관련된 부적절한 발언 의혹으로 사퇴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를 통해 청와대가 KBS 보도를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사내․외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KBS 안에서 길 사장의 사퇴 문제는 간부 약 300명이 보직사퇴로 사장 퇴진을 압박하는 등 노․사가 함께 사장과 대립하는 유례없는 양상으로까지 전개됐다. 이는 ‘KBS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영방송인가 아니면 청와대 정치권력의 이익을 위한 청영방송인가’ 하는 KBS의 본질적인 정체성과 존립 근거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구성원들의 위기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시청자단체와 야권을 비롯해 KBS가 진정한 의미의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를 열망하는 대다수 시민들도 길 사장 사퇴를 KBS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첫걸음으로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길 사장은 방송인으로서의 자존은커녕 최소한의 염치마저 내던지고 자리에 연연하고 있다. 더욱이 사태 해결의 실낱같은 희망이던 KBS 이사회 역시 야권 추천 이사들(4인)의 문제제기를 외면한 채 여권 추천 이사들(7인)의 고집으로 길 사장 해임안 처리를 미룸으로써 노조 파업을 불가피하도록 했다.

 

무모하게조차 보이는 길 사장의 버티기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쏟아질 수 있는 권력의 방송통제에 대한 정치적 비판을 차단할 수 있는 바람막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나아가서는 김재철 전 사장 아래 MBC에서 자행되었듯이, 노조의 불가피한 투쟁을 유도한 뒤 이를 노조 탄압의 빌미이자 세력 약화의 계기로 삼아 KBS를 정권의 입맛에 맞게 보다 더 순치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민변은 방송법이 보장하는 KBS 방송의 공정성․공익성(제44조 제1항), 한국방송공사의 독립성․공공성(제46조 제1항)을 심각히 훼손하는 정권의 방송통제를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협력한 길환영 사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한다. 또한 정권의 방송통제를 저지하고 KBS의 공영성 사수와 정상화로 나아가려는 노조의 정당한 파업을 적극 지지하며, 정권의 노조 탄압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누구보다 앞서 노조와 연대하여 법률적 지원 등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14년 5월 2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한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