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및 진상규명 17대 과제]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출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7대 과제를 선언합니다.

2014-05-08

* 첨부자료 : 기자회견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7대 과제

 

[기자회견문]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출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7대 과제를 선언합니다.

 

기자회견에 앞서 세월호 참사로 인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조의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실종자들의 귀환을 간절히 기원하며, 정부당국에 책임 있는 수색과 구조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지난 4. 16.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 국민에게 너무도 충격적인 사태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배가 침몰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도 마치 꿈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우리들의 모습이 너무도 참담하기만 했습니다. 선내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승객 중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 우리는 절망감과 분노로 몸서리쳐야 했습니다.

 

여객선에 탑승했던 아이들은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 대한민국이었기에, 세계무역 8, 9위를 달리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의 백성이었기에, 이런 재난 정도쯤이야 문제되지 않을 거라고, 반드시 생명의 동아줄이 내려올 거라 믿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후속조치 없는 대기방송에도 착하게 따랐습니다. 선내에 대기하라는 방송에 따라 기울진 배에서 넘어지지 않으려 발로 벽체를 밀며 안간힘을 쓰는 마지막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에 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지… 의당 구호 조치가 있을 거라고 믿었던 아이들을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우리 어른들은 무슨 낯으로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인지…

 

세월호 참사는 자본의 입장에 치우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드러낸 최악의 사건입니다. 법망을 밥 먹듯이 피해가는 관료와 기업의 유착구조, 경각을 다투는 구조현장에서까지 돈의 논리가 횡행하는 사회, 국민의 안전에는 무능하고 국민 통제에만 유능한 국가권력, 그리고 그러한 권력의 나팔수를 자처하고 있는 다수의 언론들, 그 결과 정직하게 규칙을 따르는 이들이 수장을 당하는 나라, 이건 결코 정상이 아닙니다.

 

‘국민안전’을 국정의 최고목표로 삼겠다고 약속하며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꾸었던 정부와 대통령, 마치 이름 때문에 일을 못하는 것처럼 요란을 떨었던 정부와 대통령, 배가 침몰하고서 23일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실종자 중 단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고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실종자들 다수가 남아 있습니다. 안전을 최고의 국정목표로 삼겠다던 정부에서 아이들 살려달라고 대통령에게 애원해야만 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리더십도 체계도 없는 주먹구구식 재난구조 대응에서 이것이 국가인지 깊은 회의감을 갖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이 엄청난 사태 앞에서도 청와대라는 곳에서는 ‘재난 콘트롤타워’가 아니라고 변명하기 바쁘고, 참사의 책임을 권한 없는 총리에게 떠넘기는 현실이었습니다.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정부의 약속만을 믿고 기다릴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지난 4. 25.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약칭 “세월호 참사 민변 특위”라 함)를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참사와 관련된 여러 의혹과 문제점들에 대한 분석을 진행해 왔습니다.

 

세월호 참사 민변 특위는 그 중간보고로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7대 과제”를 선정하고(별첨 자료), 최소한 이들 과제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함을 선언합니다.

 

진상규명 17대 과제를 선언하는 것은 진상조사 대상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환기시키기 위해 단초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상규명의 대상과 범위는 열려 있으며 미래진행형입니다. 진상규명의 과제와 대상 그리고 범위는 향후 추가·보완될 수 있음을 밝힙니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관심 있는 분들께 제보와 고견을 요청 드립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바다 속에 남아있는 실종자들에 대한 신속한 구조, 수백 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의 침몰과 늑장구조의 원인, 그에 대한 책임 소재를 밝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내지 희생자들에 대한 피해 배상을 앞세워 참사의 진상과 책임 규명을 흐리거나 이를 방해하는 행위는 어떤 경우든 용납되어서는 안 됩니다. 희생자들에 대한 피해배상과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 책임 추궁에 따른 결과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민변 특위는 피해자들과 시민사회와 함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이를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엄청난 국가적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어느 한 개인이나 단체의 노력만으로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양심적인 시민사회, 종교계, 학계, 법조계, 해양전문가 등등… 세월호 참사에 분노하는 모든 분들의 지혜와 힘을 모아내야 할 때입니다. 아울러 피해자들에 대한 법률적 지원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2014. 5. 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첨부파일

민변_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7대 과제.pdf

5.8. 민변 특위_세월호 기자회견문.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