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간첩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상고와 감찰 발표를 개탄한다

2014-05-02

[성명]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상고와 감찰 발표를 개탄한다.

 

 

어제 검찰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 대해 상고하였다. 주된 상고이유는 항소법원이 유우성 동생 유가려의 진술을 허위라고 판단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원래 이 사건은 국정원의 위법한 수사를 통해 받아낸 유가려의 허위자백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유가려의 진술번복 및 합동신문센터에서의 진술 등을 통해 검찰은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나아가 1심과 항소법원의 판단에 따라 유가려의 허위자백은 더욱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오히려 항소심 법원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검찰이 그 동안 위법한 수사와 재판진행을 태연히 자행하는 모습속에서 상고는 충분히 예견되어 있었다. 검찰은 1심에서 유우성에게 유리한 증거(통화내역 알리바이, 중국에서 촬영한 사진 등)를 감추었고, 항소심에서는 변호인들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연속해서 위조된 증거를 법원에 제출했었다. 상고심을 통해 위법수사가 재확인되는 수모를 당하기 전에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고 합동신문센터의 위법한 수사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한편, 검찰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서 날조된 증거를 제출한 이시원, 이문성 두 검사에 대한 감찰결과 정직 1개월의 징계를 요구하기로 하였다.

이 두 검사는 국가정보원이 불법구금으로 받아온 허위진술과 조작한 증거를 그대로 제출하고, 증거를 은닉하였으며, 허위의견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하였다. 형사처벌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정직 1개월의 징계만을 요구하였다. 윤석열 여주지청장(3개월 정직)과 임은정 검사(4개월 정직)의 징계와 비교해보면 불공정한 감찰결과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사실상 이 두 검사를 면책한 것이자 앞으로도 이러한 행위를 한 검사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검찰청법상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수사를 하고 공소를 제기하여 유지하여야 하고 사법경찰관인 국가정보원 수사관을 지휘하고 감독할 권한이 있다. 이러한 검사의 지위에 비추어 국가정보원이 증거를 만들어 제공한 조작 의혹 사건에서 검찰은 더욱 큰 책임이 있다.

 

일본에서는 검사가 증거 일부를 조작하였으나 그것을 증거로 제출하지도 않은 사건에서 담당검사는 물론이고 그 상관들도 구속하고 검찰 최고 수뇌부가 사퇴한 일이 있었다. 이러한 일본 검찰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검찰의 이번 감찰발표는 후안무치한 것이다. 감찰 발표는 검찰이 증거조작사건을 적법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었고 그 해결책은 특별검사로 가는 방법밖에 없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국민이 세월호 참사로 국가의 역할에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올바른 역할은 불법을 저지른 공직자를 엄단하고 다시는 그와 같은 범법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그 역할은 이 사건 증거조작사건에 가담한 관련자 모두를 철저히 수사하여 형사처벌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2014. 5. 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 장 장 주 영

 

 

첨부파일

20140502_민변성명_간첩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상고와 감찰발표를 개탄한다_사무_03.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