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과거사위][논평] 영천 희생자 6인에 대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보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무식하고 자격 없는 김광동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한다 / 2023.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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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영천 희생자 6인에 대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보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무식하고 자격 없는 김광동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한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라 한다)는 2023. 10. 31. 제65차 위원회에서 ‘경북 영천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해당 사건에서는 22건(진실규명대상자 21명)의 신청사건 중 15건(15명)에 대해서는 ‘진실규명’ 결정이 이루어졌고 7건(6명)에 대해서는 ‘보류’로 결정했다. 이는 해당 희생자들이 군경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되었음에도 사실상 진실을 은폐하고 국가책임을 부인하는 것으로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결정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경북 영천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의 신청자 중 위 6인의 희생자에 대해, ‘「대공인적위해자 조사표(1979)」와 「신원기록편람(1981)」에 살인·방화·약탈 등 좌익 활동을 하다가 처형된 자라는 문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진실규명 보류 결정을 하였다. 해당 희생자들에 대해 진실규명 보류 의견을 낸 장영수 비상임위원은 “경찰 기록대로 빨치산에 속해 살인과 방화 등을 저지른 이들은 민간인 희생자로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위 경찰 자료는 피해자 구제가 아니라 가족과 친인척에 대한 사찰을 목적으로 작성되었고, 처형 이유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자료의 생산 주체가 위법한 처형에 직접 가담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신뢰성에는 큰 한계가 있다. 희생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희생 경위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경찰 자료의 내용에는 당시 희생자들이 재판 등 적법한 절차 없이 국가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점이 명백히 기술되어 있는바, 진실화해위원회로서는 해당 신청인들에 대해 진실규명을 통해 희생자로 마땅히 인정했어야 한다. 희생자들에 대해 적법절차를 무시한 채 국가권력이 학살을 자행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어떤 것도 정당화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위 경찰 자료에 기재된 사실만으로 희생자 결정에서 배제한 것은 국가의 민간인 학살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또 다른 중대한 인권침해이며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2차 가해행위이다. 희생자들에 대해 적법절차가 무시된 채 국가권력이 학살을 자행했다는 사실은 정당화될 여지가 없다.

진실화해위원회 김광동 위원장은 2023. 5. 25. 기자간담회에서 “부역 혐의 희생자 중에 실제 부역자가 있는지 세심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하여, 진실화해위원회의 설립 취지와 존립취지를 뒤엎는 망언을 하여 비판을 받았다. 또한 김광동 위원장은 2023. 10. 10. 한국전쟁기 영천지역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시하에서는 방화와 살인을 한 적색분자와 빨갱이를 재판없이 군인과 경찰이 죽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2023. 10. 13.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적대 세력에 가담해서 방화와 살인을 저지른 가해자에 대해서는 당시 상황에서 즉결 처분이 가능했다”라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위와 같은 김광동 위원장의 왜곡된 역사관과 법치주의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그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국가폭력을 정당화하는 기구로 변질되고 있다.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히고 그 책임을 물어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통합에 기여하려는 진실화해위원회의 존재목적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한국전쟁기 계엄법에 따르더라도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는 제한되지 않았고, 당시 어떠한 법률에도 국민을 재판없이 처분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진실화해위원회의 ‘경북 영천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보류 결정은 민간인 학살이라는 명백한 국가폭력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행위로 진실화해위원회의 존재 목적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과 다름 없다. 김광동 위원장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도 반하며, 반인권적인 민간인 학살 범죄를 정당화하고 국가폭력의 책임을 부정하는 발언을 이어가며 스스로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기 위한 자리를 맡을 자격이 없음을 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에는 2만 92건의 사건이 접수되어 아직도 절반이 넘는 사건이 진실규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은 하루빨리 진실이 규명되어 명예를 회복하기를 염원하고 있으나, 진실화해위원회는 오히려 국가책임을 부정하며 피해자들에게 희생당한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통합에 기여한다는 스스로의 설립 목적을 되새기고,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자들의 진실규명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김광동 위원장은 더 이상 진실화해위원회의 설립 취지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며 화해에 역행하는 활동을 중단하고, 즉시 위원장 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김광동 위원장의 빠른 사퇴만이 진실화해위원회 정상화의 해답이 될 것이다.

2023. 11. 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
위원장 권 태 윤

[민변 과거사위][논평] 영천 희생자 6인에 대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보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무식하고 자격 없는 김광동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한다_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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