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스포츠위][성명] 시민들의 노력과 뜻을 뒤엎고 아카데미 극장 철거를 졸속으로 강행하는 원주시를 강력 규탄한다

2023-06-07 4

[성명] 시민들의 노력과 뜻을 뒤엎고 아카데미 극장 철거를 졸속으로 강행하는 원주시를 강력 규탄한다

 

  1. 원강수 원주시장은 지방자치법상 안건 공고 절차도 위반한 채 아카데미극장 철거안을 원주시의회에 일방적으로 상정하였고, 국민의힘 의원이 다수를 차지한 원주시의회는 이를 통과시켰다. 이에 원주시는 2023년 6월 중으로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실체적, 절차적 정당성이 전혀 없는 부당한 행정으로서 우리 위원회는 이를 강력 규탄한다.

 

  1. 1963년 개관한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우리나라에서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단관극장 가운데 가장 오래된 극장으로 역사적, 문화적으로 보존 가치가 큰 공간이다. 특히, 아카데미극장은 영화 상영뿐 아니라 학교 졸업식, 문화 공연 등 다양한 지역의 활동이 이루어진 곳으로서 원주시민의 삶과 기억이 깃든 소중한 자산이다.

 

  1. 원주시민들은 오랜 기간 아카데미극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아카데미극장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2006년 폐관하였으나, 2016년부터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한 시민 모임이 형성되었고, 시민 모임은 자발적인 모금 운동과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여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왔다. 이러한 시민들의 노력 끝에 2021년 9월 원주시의회는 원주시의 아카데미극장 보존 매입 동의안을 의결하였고, 원주시는 2022년 1월 아카데미극장 매입을 완료했다.

 

  1. 그런데 2022년 6월 현 원강수 시장이 당선된 이후 민선8기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돌연 아카데미극장 사업 중단 입장을 밝혔고, 이때부터 일방적인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위한 수순을 밟아나가기 시작했다. 인수위원회는 아카데미극장 복원 사업이 원주시민에게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어 있지 않고, 그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미비하여 안정성 문제, 기대 이하의 활용도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복원 필요성이 없다고 평가했으나, 모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근거로 하고 있다. 원주시의 아카데미극장 매입부터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에 따른 것이었던 점, 1인당 100만 원씩 모금하는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한 100인 100석 프로젝트’가 3주만에 1억 원을 달성한 사실 등은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한 시민들의 열망을 보여준다. 또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아카데미극장의 문화재적 가치에 관하여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안전성에 관하여도 이미 원주시가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진행하여 일상생활이 가능한 등급으로 상향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한 상황이다. 더욱이 아카데미극장은 2022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되어 총 60억 사업 중 국비 30억 원, 도비 9억 원 지원이 결정된 사실이 있다. 비용 역시 넉넉히 이미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1.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시민들의 몇 년간의 노력 끝에 아카데미극장 복원 사업이 이루어진 만큼 이를 뒤엎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숙의가 필요함에도 원주시는 이러한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하려 하고 있다. 원주시민들은 지속적으로 원주시에 면담 요청을 했으나 여러 차례 거절당했으며, 또 원주시 주민참여 등에 관한 기본조례에 따라 ‘아카데미극장 재생을 위한 시정토론’ 청구도 했지만, 원주시는 청구 시민들의 본적지 주소를 제출하라는 황당한 보완요구를 하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는 이러한 보완요구는 위법한 것이므로 시정하라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결국 원주시는 지방자치법상 제출안건 공고 절차도 이행하지 않은 채 시의회에 아카데미극장 철거 관련 안건을 졸속으로 상정하여 처리를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1. 요컨대,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하기 위한 시민들 대다수의 열망과 이미 확보된 수십억의 예산이 완전히 증발하게 된 충격적인 상황이다. 이제 시민들의 뜻에 따라 아카데미극장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생산적인 고민을 본격화해야하는 최적의 단계에서 원주시는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법률상 실체적/절차적 요건도 다 위반하면서 일방적인 철거를 강행하려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 6월 중 또는 늦어도 7월 중에는 철거가 감행될 수 있다.

 

아카데미극장 철거는 오로지 전임에서 결정된 원주시 정책을 뒤엎어 그 흔적을 지우려는 반대를 위한 반대, 지역 전통문화의 중차대한 가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토건세력 배만 불리려는 비문명적인 사고 즉 정치적 오만, 문화적 교양의 부재가 초래한 문화적 참사다.

 

  1. 원주시민들의 기억의 공간이자 우리 국민의 소중한 근현대문화유산인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강행하는 원주시를 강력 규탄하며, 시민들의 뜻과 노력을 무시한채 이루어지는 철거 절차 졸속 강행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므로 이에 대해 우리 위원회는 강력한 우려를 표한다. 우리 위원회는 향후 아카데미극장 보존 및 철거 저지를 위한 싸움에 함께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 자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민, 국민 그리고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기고자 한다.

 

2023년 6월 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위원장 김종휘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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