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인터뷰] 문예스위의 감초, 팔색조 같은 매력의 김종휘 변호사 인터뷰

2021-11-30 2

 

[회원인터뷰] 문예스위의 감초, 팔색조 같은 매력의 김종휘 변호사 인터뷰

-인터뷰어: 최지훈, 허자인(사진촬영)

-편집: 최지훈, 허자인, 허진선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김종휘 회원입니다! 인터뷰는 서울숲에 위치한 김종휘 변호사님의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는데요. 다이나믹한 서울숲의 매력에 빠져 이곳에 개업하셨다는데, 뭔가 사무실 위치 마저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이하 ‘문예스위’)의 창립멤버로, 최근 핫한 타투 헌법소원 대리인단 단장이기도 하신 김종휘 변호사님의 매력에 빠져봅시다!

 

최지훈(이하 ‘최’): 김종휘 변호사님, 민변 뉴스레터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식상하지만 묻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질문인데요. 민변 가입을 하시게 되신 계기가 무엇일까요?

김종휘(이하 ‘김’): 제가 2015년에 변호사가 되었는데 변호사가 되자 마자 바로 개업을 했어요. 제 성격 상 딱히 조직 생활이 맞지는 않을 것 같아서 마음 맞는 연수원 동기분들과 같이 바로 개업을 하게 된 거죠. 개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우연한 계기로 유령작곡가 사건을 맡게 되었어요. 배경음악 작곡가들의 저작권 편취 사건이었죠. 당시에 배경음악 작곡가들은 방송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어요. 법적으로 저작인격권 중 성명 표시권에 해당하는 권리인데 나쁜 관행 때문에 보호 받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사실 크레딧에 올라가는 이름이 작곡가들한테는 내가 이 음악을 작곡하고 이 음악 제작에 참여한 사람인 것을 증명하는 레퍼런스니까 상당히 중요해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데, 혼자서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국회에도 어필해야 하고, 여러 관련 시민단체들과 연계해서 일해야 하는데 민변에서 이런 역할을 가장 잘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가입을 하게 되었어요. 실제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죠.

최: 그렇군요. 그렇다면 변호사님 수행하신 사건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사건은 어떤 것일까요?

김: 프로듀스 101 사건도 인상깊었죠.

최: 투표조작 사건 말씀하시는 거죠?

김: 네. 맞아요. 사실 방송계에 있었던 고질적인 문제였죠. 오디션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팬들의 팬심으로 사건화가 잘된 케이스죠. 팬분들이 수집해주신 자료가 상당히 정치했어요. 그리고 불법 웹툰 사건들도 기억에 남아요. 요즘 불법 웹툰이 성행하고 있는데 금액이 크지도 않고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작가님들이 손해배상을 인정받으셨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어요. 제가 큰 역할을 하지도 않았는데 한 푼 두 푼 모으셔서 공로패도 만들어 주셨는데 정말 감동이었죠.

오른쪽으로 불법웹푼 피해작가 대책회의 명의로 수여한 공로패가 보인다

최: 저도 웹툰 정말 좋아하는데 부럽습니다. 이런 공로패 받으시면 정말 변호사 하는 보람이 느껴질 것 같아요. 변호사님께서는 문화, 예술, 스포츠 분야에 관심도 많으시고 관련 사건도 많이 다루시고 계시는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이유가 있을까요?

김: 좀 전에 말씀 드렸던 유령작곡가 사건을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 당시에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전문으로 하시는 변호사님들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관련 분야 업무를 계속 하다 보니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전문가 취급을 받으면서 계속 관련 사건들을 다루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 분야가 정말 불공정계약이 많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루어지는 계약들이 많았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되었죠. 제가 조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움 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최: 유령작곡가 사건은 어떻게 담당하시게 된 건가요?

유령작곡가 사건의 작가님 중 한 분이 저와 같이 개업한 변호사님 고등학교 동창이세요. 그 변호사님께서 작가님께서 올리신 페이스북 글을 저에게 보여주셨고, 제가 해결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가님 만나 뵙고 진행하게 된거죠. 그렇게 시작해서 엔터테인먼트 사건들을 다루다 보니까 문화예술계의 공통적인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최: 어떻게 보면 우연한 계기로 문화예술계에 발을 들이게 되신 거네요.

김: 그렇죠. 문화예술 분야를 내가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제가 문화예술 분야에 조예가 있지도 않아요. TV도 잘 안보고, 미술은 아예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운명처럼 계속 하게 되는 게 있더라구요. 사건 하면서 문화예술분야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고, 문제점들을 발견하게 되고,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최: 제가 듣기론 변호사님은 문예스위 창립 멤버이시라고 하던데요. 문예스위를 만드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원래는 민생경제위원회(이하 ‘민생위’)에서 활동했어요. 예전에는 민생위에서 문화예술 관련 주제들을 다루어 왔었죠. 그런데,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겪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화예술단체들과의 접점도 많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화예술만을 위한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민변 내에서 나오기 시작했어요. 문화예술스포츠 분야의 특수성을 더 반영할 수 있는 위원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거죠. 저 역시 민변에서 문화예술분야를 다루어 왔었기 때문에 그 취지에 공감해서 문예스위 창립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최: 그렇군요. 그렇다면 최근 중요한 문예스위 활동은 어떤 것이 있나요?

김: 스포츠 인권팀에서는 스포츠 업계의 폭행 및 성범죄 사건들에 대해 대응을 하고 계시는데, 사건 대응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있었던 광주시립극단 갑질, 성희롱 사건 대응도 중요한 활동이죠. 또한, 비의료인의 타투 이슈 역시 타투 헌법소원 대리인단을 꾸려서 진행 중입니다.

 

최: 변호사님은 타투 헌법소원 대리인단 단장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타투 헌법소원을 진행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요?

김: 최근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타투가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판결이 났어요. 이제 우리나라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타투가 의료행위인 나라가 된 거죠. 사실 타투 건은 지금까지 수차례 위헌성을 다투어 왔지만 번번이 실패했어요. 하지만, 일본의 판결도 있었고, 타투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지금이 헌법소원의 적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단장이지만 사실 곽예람 변호사님 등 대리인단의 다른 변호사님들께서 더 전문가이시고 더 많은 활동하시고 계시죠.

최: 현재 선진국 중 우리나라만 타투가 의료행위라고 말씀하셨는데 왜 아직까지 우리나라만 의료인이 타투를 해야 한다고 보는 걸까요?

김: 일단 타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옛날에는 타투가 조직폭력배라든지,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상징이었던 부분이 있었고, 보건 위생상 우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게 문신학원 같은 것들은 또 합법이에요. 문신학원에서 타투를 배울 수는 있는데 자기 사업으로 문신 시술을 하면 처벌을 받게 되는 거죠. 만약 변호사님께서 문신을 한다면 병원에 가서 의료인한테 받으실건가요? 그렇지 않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법 상 비의료인의 문신행위는 불법입니다. 비의료인 타투가 불법인 점을 이용해 협박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보니 타투이스트들이 점점 음지로 숨어들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 하지만, 최근 타투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바뀌었고, 우리나라와 의료법 체계가 같은 일본의 판결도 있었으니 이번에는 헌법재판소가 전향적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타투이스트 변호인단은 지난 9월 타투이스트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한편  지난 11월 타투이스트를 처벌하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서를 제출했다.

 

최: 그렇군요. 그렇다면 민변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 박근혜 사법 심판 TF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태블릿 PC 발견되고 나서 정말 하루하루가 긴박하게 진행되었어요. 매일 매일이 바쁘고 정신 없었지만, 뭔가 거하게 도전하는 느낌이었어요. 우리가 시대의 부름에 따라 대항하고 도전하고 바꿔간다는 생각에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이런 생각 때문에 TF멤버분들 모두 열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도 인상 깊었어요. 그 때에도 문화 예술계분들께서 정말 고마워하셨거든요. 제가 이 사회에서 일말의 도움이라도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제가 변호사 생활하면서 수임이나 돈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이 이런 활동들인 것 같아요. 제 삶에 브레이크인 거죠.

최: 굉장히 인상 깊은 말씀이네요. 아마 많은 민변 변호사님들께서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질문으로, 변호사님께서 민변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실까요?

김: 저희 문예스위가 발족했으니, 문화예술스포츠계의 불공정 문제라든지, 인권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싶어요. 그렇게 하려고 저희가 위원회를 만든 거구요. 단순히 변호사로서 법적 조력만 하는 게 아니라 문화예술계의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 싶어요. 문화예술분야도 그 안의 카테고리가 정말 다양하거든요. 음악, 연기, 미술, 웹툰, 기초 예술 등등 정말 다양한데, 각 분야마다 환경과 특성이 다르고 문제점들도 달라요. 물론 중첩되는 쟁점들도 있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움이 되려면, 문화예술스포츠 분야의 활동가들과 긴밀히 협업해서 각 카테고리별 구조와 시스템을 잘 파악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 문화예술스포츠 분야의 강연들도 기획 중이고 예술인 복지, 저작권 등 문화예술 관련 분야에 대해 폭넓게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 모임도 기획 중입니다. 저희 위원회가 발족된 지 얼마 안되었는데, 이런 활동들을 통해 문화예술스포츠계의 인권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민변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저는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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