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모든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위한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지지한다.

2020년 6월 30일 minbyun 115

[성명]

모든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위한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지지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약칭 ‘평등법’)을 발표하고 국회의장에게 평등법 제정을 권고하는 의견표명을 했다. 어제는 10명의 국회의원이 21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우리 모임은 입법기관이자 민의(民意)의 전당인 국회를 시작으로 인권 보호와 향상을 위한 독립된 국가기관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뜻을 함께할 것을 촉구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대한민국 헌법 제11조에서 선언한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본법이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2007년 이래 10여 차례 이상 대한민국 정부에 인종,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을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인권단체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에서도 혐오와 차별이 심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며 차별금지법이 ‘지금 당장‘ 제정되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우리 모임도 2017년 재출범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구성 단체로 함께 활동하며, 2012년, 2016년, 2020년 정기국회 개원에 맞춰 발간한 <한국사회의 개혁입법과제>를 통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는 등 시대적 요구를 국회에 전달해온 바 있다.

 

국회에서 발의된 차별금지법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표한 평등법은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포함한 20여개의 차별금지 사유를 명시하고 있다. 또한 고용, 재화·용역, 교육·직업훈련, 행정·사법절차 등의 영역에서 직·간접적 차별 행위를 금지하고, 차별에 대한 다양한 구제 수단을 마련하며, 차별을 예방하고 시정해야 할 국가기관 등의 책무도 담겨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논의가 다시금 시작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동안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가로막았던 근거는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각각 87.7%, 88.5% 로 조사되었다. 한국사회의 압도적 다수의 시민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을 위한 사회적 합의는 전혀 부족하지 않다. 기본권 보장을 위한 헌법기관으로서 국회는 대한민국 헌법이 선언한 평등권 보장을 위한 실효적 조치를 다할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회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차별금지법’이라는 이름으로 차별이 제도적으로 허용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악의적 혐오 선동에 동조하여 차별 사유와 영역에 예외를 두는 방식으로 논의가 전개된다면 이는 공식적으로 ‘차별이 용인되어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될 뿐만 아니라 ‘포괄적 차별금지’ 나 ‘평등’ 이라는 입법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것이다. 국회에서는 발의되고 발표된 법안들을 기초하여, 차별이 한 가지 사유만을 이유로 행해지지 않고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실질적 조치를 어떻게 법률에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그동안 부당한 차별이 갉아먹었던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비용을 고려할 때 이를 개선하고 앞으로 평등과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에도 인색해서는 안 된다. ‘일 하는 국회’를 표방한 21대 국회가 부당한 차별이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는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에 공감한 많은 시민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차별과 혐오를 경험하였고, 이는 결국 공동체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된다고 답했다. 부당한 차별을 용인하고, 차별을 개선할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사회는 모든 사람을 보호하지 못한다. 그렇게 구멍 난 사회적 안전망은 결국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한다. 일상적으로 차별 당하고 사회적으로 배제된 소수자들의 일상은 이미 재난과 다름없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새로운 상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지금, 재난을 이겨낸 공동체의 새로운 상식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인권보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은 우리가 경험한 불평등한 사회라는 일상의 ‘위기’를 모두가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우리 모임은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위한 국회의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에 적극 공감하며, 반드시 올 해 안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여러 시민사회 단체와 함께 힘을 모으고 동참할 것이다. 21대 국회가 한국사회 인권을 진일보시킨 국회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사명을 다 하길 촉구한다.

 

202063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 도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