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소식] 경남지부

2014-12-15 313

2014년 대한민국의 트렌드인 ‘해체’의 열풍이 경남에도 불어오고 있습니다. 진주의료원의 해체에 이어 최근 2부 리그로 강등된 경남FC의 구단주이신 홍준표 도지사께서는 팀의 해체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격 발표하셨습니다. 이 발표에서 홍 구단주는 경상남도의 해체 철학을 한마디로 정리하셨습니다.

‘프로는 과정이 필요 없고 결과만 중요하다, 결과가 나쁘면 모든 것이 나쁜 것.’

 밀양 송전탑에서도 이러한 해체의 철학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밀양 주민들과 주민들을 돕기 위한 시민들의 공감과 연대는 지금 경상남도에서 국가를 전복하려는 위험한 시도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시위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도중, 공판검사님은 힘을 주어 강조하셨습니다. ‘공사 방해로 인해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을 입고 있는지 아느냐.’ 그리고 피고인들에게 징역을 구형하고는 그 중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시위에 참가했던 학생에게도 벌금 400만원을 구형했습니다.

 재판부가 징역형의 구형에 대해 벌금형의 선고를 내리자, 검사는 피고인은 밀양시 거주자도 아니고 송전선로 설치 공사와 관련하여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공사 업무를 방해한 사람으로서, 그 범행 수단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항소이유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음에도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여 힘이 되고자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이므로 범행동기를 참작해야 한다는 변호인의 주장과 내용이 같습니다.

 송전탑 사건의 피고인 중 한명은 최후변론에서 법률에 무지하여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은 반성하고 있지만, 행동에 비해 과한 구형을 통해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힘을 돕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 불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사회를 해체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과를 위해 사람이 희생되고, 그 희생이 정당화 되는 사회, 사람들의 공감과 연대의 과정이 ’결과‘의 성취를 방해하는 존재로 인식되는 상황, 2014년 경남의 슬픈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