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9기 인턴 유현민
호주 위편에 위치한 뉴기니 섬에는 가운데
똑바른 선을 기준으로 두 개의 나라가 공존한다. 오른쪽은 파푸아인인이나 멜라네시아인을 포함해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파푸아 뉴기니 독립국이며, 왼쪽은 인도네시아에 속하는 웨스트 파푸아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뉴기니 섬에 어떻게 두 개의 나라가 공존하게 되었을까?
뉴기니 섬을 지배하던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이 떠난 후에 섬의 동쪽 부분은 파푸아뉴기니라는 독립국을 세웠다. 하지만 섬의 서쪽인 웨스트 파푸아가
누렸던 자유는 잠시였을 뿐, 1963년 인도네시아의 군대가 주둔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속하게 되었다. 그 이후 50여 년의 세월동안, 이
지역에서는 현지인들의 인권이 인도네시아 군대로 인해서 위협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지도 중 웨스트 파푸아
(출처 : http://www.freewestpapua.org/index.php/home/about-west-papua)
네덜란드가 웨스트 파푸아에서 물러난 뒤로, 웨스트 파푸아 사람들은 스스로 의회를 열고 독립을 선언했으며, 그들의
국기 ‘모닝스타‘를 게양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웨스트 파푸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노력을 지속했고,
1969년 투표에서 파푸아인들의 인권과 자유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게 된다. 1969년 투표
당시, 웨스트 파푸아에 사는 사람들은 인도네시아에 속할지, 독립국을
형성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렸는데, UN조사 결과 80~90%의
파푸안들이 독립을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령이 되었다. 인도네시아 군인들이 총과 칼로 투표자들을
위협했던 것이다.
웨스트 파푸아인들이 인도네시아 정부를 향해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 http://theconversation.edu.au/violence-in-west-papua-the-vulnerable-become-indonesias-latest-target-7783)
파푸아인들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인권 침해는
그 후로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서, 69년 이후로
파푸안 인구의 15%인 100,000명이 무장한 인도네시아
군대에게 죽임을 당했다. 또한 웨스트 파푸아에 대한 지배를 공고히하기 위해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세계
은행과 CIDA의 지원 하에 인도네시아 본토 사람들을 파푸아로 이주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들은 현지 파푸안들이 소유했던 땅을 이주 대가로 받았고, 이로
인해서 원소유자였던 파푸안들은 땅을 빼앗기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특히, 독립의 상징인 웨스트 파푸아의 국기 모닝스타를 들고 비폭력저항운동을 하는 파푸안 평화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기도
하였다. 1998년 비아크(Biak) 섬에서 모닝스타를 게양하려
했던 파푸안 8명은 총에 맞아 죽기도 하였으며, 2001년에는
웨스트 파푸안 의회의 의장이자 독립 운동의 지도자였던 Theys Hiyo Eluay가 한 군인에게 살해당하기도
하였다. 이 군인은 군내부에서 ‘영웅’이라고 칭송받았고, 이후
웨스트 파푸아와 인도네시아 본토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다. 2004년에도 국기 게양식을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총을 발포하였고, 군대가 마을 전체를 불태워서 마을 사람들이 산으로 쫓겨났던 일도 있다.
(좌) 웨스트 파푸아 독립의 상징인 국기 모닝스타, (우) 웨스트 파푸안 의회 의장이었던 Theys Hiyo Eluay (출처: http://www.safecom.org.au/merdeka.htm, http://www.westpapua.ca)
이러한 인권 침해에 대해 국외에서도 여러
차례 움직임이 있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의한 일어났던 2002년
웨스트 파푸아 대학살을 조사하기 위해 Amnesty International은 조사관을 파견하기도 하였으나
정부에 의해 쫓겨났다. 2004년 미국 상원의원이 UN 코피아난
사무총장에게 특별보고관 파견을 요청하였으나 인도네시아 정부에 의해서 거절당하기도 하였다. 세계 분쟁지역에서
항상 중재자 역할을 해왔던 적십자회조차 인도네시아 정부의 출입 허가를 받지 못하였다. 웨스트 파푸아에
대한 정보를 이렇게 숨기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2012년 5월
있었던 13차 UPR 실무그룹 세션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들이
웨스트 파푸아를 외신들에게 개방하라고 권고하였지만, 정부는 이마저 안전상의 이유로 제한한다며 거절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웨스트 파푸아 내부의 노력으로 인권 침해의 실상이 알려지고 있다. 2010년에는 인도네시아 군대가 파푸안들을 고문, 살인 했던 상황이
비디오로 세상에 알려졌다. 또한 2011년 11월에 있었던 독립 시위에서는 지역 인권 운동가들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고문이나 살인으로 인권을 침해했던 상황에
대한 비디오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서 대량 학살을 막을 수 있었다. 이러한 인권 침해 상황이 외부에
점점 알려지면서 웨스트 파푸아가 99년에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했던 동티모르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지
이웃인 호주를 비롯한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주의 한 음악 페스티벌에서 웨스트 파푸아
독립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
(출처: http://westpapuamedia.info)
참고링크:
[1] 자유 웨스트 파푸아 :http://www.freewestpapua.org/
[2] 웨스트 파푸아 독립 운동 : http://www.westpapua.ca
[3] 프라이머무버 : http://primalmovers.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