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소식] 박지웅 사무차장 군 법무관 파면 처분 취소 판결 소식

2011-08-29 98

[민변의 소식]


박지웅 사무차장 군 법무관 파면 처분 취소 판결 소식




글_출판홍보팀 6기 인턴 유재선



  지난 16일 민변 사무처에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국방부가 2008년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23권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여 논란이 일었지요. 당시 복무 중이었던 박지웅 현 민변 사무차장을 포함해 6명의 군 법무관이 국방부를 상대로 위헌소송을 제기했다가 합헌 판결을 받고, 도리어 군 법무관 파면, 감봉 등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군 기강을 문란케 하려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에 대해 군 법무관들이 ‘파면 등 징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지영준 전 법무관의 파면 처분만 취소되어 사실상 패소했습니다. 이에 다시 제기한 항소심 판결에서 박지웅 변호사가 파면 처분 취소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박씨 등이 군인복무규율의 제반 규정을 위반하고 군의 지휘계통을 문란하게 했으며 군의 위신과 신뢰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밝히며, 파면 처분이라는 징계의 정도가 국방부의 재량권 남용임을 인정하지만 사실상 군 법무관들의 위헌소송이 징계의 대상이라는 점은 인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절반의 승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우선 5년간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게 되었던 박지웅 변호사의 파면 처분 취소는 다행스럽고 기쁜 일입니다. 출판홍보팀에서는 민변 사무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지웅 변호사님께 ‘축하턱’을 얻어먹으며(^^),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Q. 민변 회원 분들에게 자기소개와 하시는 업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1월부터 민변의 상근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박지웅입니다. 파면 처분 이후 변호사가 법정에 서서 대변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서면작성만 해야 한다는 점은 제게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때 정연순 총장님이 민변의 상근변호사 자리를 제안하셔서 민변에서 일하게 되었지요. 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범위의 업무이기도 했고요. 또 기획하는 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시민단체에 참여해서 돌아가는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법정에 설 수 없는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죠. 현재는 민변 내에서 교육팀장과 국제금융통상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고요. 입법감시TF와 국제연대위원회에 소속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인권일지 담당 등 많은 업무를 맡고 있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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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항소심 끝에 군 법무관 파면 취소 판결을 받으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최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비유를 했는데요. 야구로 비유하자면 9회 말에 5대 2로 지고 있고, 투아웃 만루상황인데 내가 역전 홈런을 쳐낸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5대 2로 지고 있다는 점은 이전의 헌법소원 패소를 포함한 건데요, 헌법소원이 그렇게 무참하게 패소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서적통제를 한다는 행위 자체가 얼마나 유치한지, 국가 안보라는 이유를 들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때는 명확한 법과 명령과 정당한 절차가 수반되어야 하죠. 그래야 민주사회라 할 수 있고요. 그 사회 속에서 군대라는 집단이 하나의 독자적인 영역이 아니라 사회에 접한 군대라는 것이 성립되어야 하는데, (서적통제는)그렇지 못한 행위이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것이죠. 많은 법조인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헌법재판소가 정권에 눈치 보는 판결을 내린 것이 아닌가 하고요. 그것이 과연 국민들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올바른 판결이었나 하는 점에 의심이 듭니다. 그 이후에 행정법원에서 있었던 군 법무관 파면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를 했고요.


  그렇게 두 번을 연달아 패소를 하고 나니 ‘아, 법조계의 가치가 올바르게 서지 않으면, 판결을 내리는 법관이 법대로 말 하는 것이 아니라 눈치와 정치로 말한다면 국민들이 큰 해를 입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여러 가지 사회 현안들이 법원으로 쏟아지고 있는데, 법원이 등대와 같은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지요. 이런 위기 속에서 지탱을 해주고 돕는 것이 민변 본래의 역할이고, 이를 위해 민변이 ‘야성’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도 하셨는데요.


  네, <무엇이 시민을 불온하게 하는가?> 라는 28분짜리 다큐멘터리입니다. 저는 본래 PD가 꿈이었어요. 제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영상물로 남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영상 제작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또 세상을 가장 디테일하게 볼 수 있는 변호사의 역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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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군대 내의 엄격한 위계질서, 사상 통제 등 군대문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과제도 많다고 느끼실 테고요.


  군대라고 하는 집단이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곳인 만큼 나라를 잘 지키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국방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과정에서 군대에 소속된 사람들이 희생을 강요받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국방의 영역에 있어 작게는 군인들의 복지 문제, 군무기 체결 문제에서부터, 크게는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과 북한의 6자간 관계 속에서 우리의 현실에 맞는 외교정책을 펴 나가는 과정 까지, 두루 고민을 항상 해나가야 합니다. 또한 군대에 더 머무르고픈 이들에게 군대가 있고 싶은 직장이 되어야 하고, 의무복무를 하는 이들이 ‘내가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에 대해 얻는 보상의 가치는 이것이다’라고 느끼게 해 주어야 마땅하지요. 그런 식으로 군대문제를 개혁해야 하고요.


  노무현 정부의 2020 국방개혁안이 맞았다고 봅니다. 6자회담을 통해 안보 상황을 보장받고,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정보 체계를 가져오고, 300만에 달하는 예비군 인력을 절반으로 감축하고, 군인들이 군대 내에서 누리지 못하는 복지제도를 혁신적으로 개혁하려는 내용이었지요. 그러나 현 정부에서는 개혁안의 성과가 오히려 후퇴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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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제 재 입대를 하시게 되는 건가요? 남은 수순은?


  예, 군 법무관으로 다시 복직을 하게 됩니다. 깨끗하게 파면 취소 판결이 난 것이 아니라, ‘징계 자체는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제 징계는 끝난 것이 아닌 게 되어 재 징계를 받게 됩니다. 군 법무관은 정직을 받게 되고, 현역복무부적합심사를 통해 불명예전역을 하게 되지요. 징계 자체가 무효 판결이 나지 않아 이러한 이중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에 대해 취소소송을 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보았는데, 2년 간 소송에 휘말려 있다 보니 정신적으로 너무 피로하고 불안감을 느껴왔습니다. 정직도 옳지 않다고 소송을 하는 것에 대해선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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