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도봉산 신선대 정상(10월 회원월례회 가을산행 후기)]
– 김은진 회원 –
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2024. 10. 12. 민변 회원들과 함께 서울 도봉산을 찾았습니다. 오전 11시 도봉산역 1번 출구 맞은편에는 반가운 민변 회원분들과 가족분들이 모여 계셨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등산로 입구를 향하는 길, 얼음물부터 김밥, 파전, 막걸리 등 산행에 필요한 간단한 식음료부터 하산 후 식사할 수 있는 요리까지 다양한 음식을 파는 장터 좌판 행렬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덕분에 어릴 적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올랐던 도봉산을 다시 만난 듯한 정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가을 산행은 특별히 난이도에 따라 4개 코스로 나뉘었습니다. 1코스는 아이들과 걷기 좋은 둘레길 트래킹 코스, 2코스는 도봉대피소 부근까지 오르는 난이도 중하 코스, 3코스는 마당바위 부근까지 오르는 코스, 4코스는 신선대 정상까지 오르는 난이도 중상코스로 구성되었습니다. 산을 좋아하지만 산에 잘 오르지 못하는 저는 마당바위 부근까지 오르는 3코스를 선택하여 등산을 시작하였습니다.
등산로 초입은 완만한 경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오르는 동안, 상쾌한 피톤치드와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한 나무들을 보며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터널을 지나 한발 한발 내딛다 보니 금새 도봉대피소에 도착하였는데, 다소 아쉽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도봉대피소를 지나 마당바위로 향하는 길은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되는 구간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나무계단과 돌계단이 번갈아 나오면서 완만한 경사를 이루었지만, 고도가 높아지면서 경사가 가팔라졌습니다. 마당바위 직전 구간에서는 암릉과 암벽 구간이 나타나면서 산을 오르는 발걸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마당바위까지만 오르면 오늘 등산은 완주다’라고 생각하며 힘을 내어 마당바위에 올랐습니다.
마당바위는 이름 그대로 넓은 바위 평탄지로 되어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마당바위에 앉아 서울 도심을 조망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며 물과 과일, 간식들로 체력을 보충하였습니다.
휴식을 마치고 신선대까지 오르는 팀과 지금 하산할 팀을 나누었습니다. 처음 마당바위에 도달하였을 때와 달리, 쉬고 난 이후에는 ‘조금만 더 오르면 정상일 것 같은데, 이대로 내려가기 아쉽다’라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강문대 민변산악회 회장님과 회원분들이 신선대까지 갈 수 있다고, 같이 가자며 격려해주시자, 갑자기 용기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충동적으로” 신선대를 향해 계속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마당바위에서 신선대로 향하는 구간은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특히 신선대 직전의 마지막 암벽 구간은 이번 산행 중 가장 가파른 경사를 보였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에는 철제 난간대가 드문드문 설치되어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며 조심스럽게 올랐습니다.
신선대 정상에 올라 바라본 경치는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기에 충분하였습니다. 360도로 펼쳐진 전망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서울 도심의 전경과 북한산, 수락산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정상부가 좁아 많은 등산객이 한꺼번에 머물기는 어려웠지만, 서로 배려하여 가을 산세를 만끽하며 사진도 찍었습니다.
하산은 올라온 길과 달리, Y계곡 방향으로 내려왔습니다. 내려가는 길에는 바위와 암벽이 나무와 절묘하게 어우려진 장엄한 풍경들이 눈을 즐겁게 하였습니다. 등산할 때와 또다른 산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도봉산 산행은 구간마다 특색 있는 등반 코스와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같은 길을 따라 오르면서도 중하·중·중상 단계적으로 코스를 나누어,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선대에 올 수 있게 한 전략 덕분에 종국적으로 신선대 정상까지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가을 산행은 날씨 좋은 날 가을 숲을 즐기며 건강을 회복하는 뿌뜻하고 행복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소중한 추억을 함께 해주신 민변 회원 여러분과 산악회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