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여성인권위원회 사법연수생 간담회 후기-최정인 변호사

2013-05-31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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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위원회 사법연수생 간담회 후기

글_최정인 변호사

늦봄과 초여름 사이, 연둣빛 새잎이 뜨거운 태양 아래 단련되는 이 계절, 2013.5.22. 사법연수원에서 43기 여성연수생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간담회가 있었다. 한 달전 연수원 마지막 시험을 끝내고 하반기 시보 생활을 앞둔 2년차 연수생들에게 민변과 여성위원회를 소개하고 아울러 취업에 대한 선배로서의 경험도 나누는 자리였다.

과연 몇 명이 올까라는 흥행걱정도 잠시, 저녁 6시가 가까워오자 연수원 소강당은 하나둘씩 모여든 연수생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김수정 위원장의 인사, 사법연수원 담당 교수님의 환영사가 있은 후 민변의 역사와 현재에 대한 조숙현 변호사의 간략한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간담회가 시작되었고, 김수정, 조숙현, 이한본, 정은영, 김하연, 김정아, 이경환, 장서연 변호사와 함께 단상에 올랐다. 마주앉은 연수생들의 얼굴로부터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그리고 역시 막연한 기대가 그대로 전달되었다. 출발신호가 울리기 직전, 트랙에 첫 발을 내딛기 전 극도로 수축된 근육이 발산하는 긴장 같은 것.

여성위 위원들이 먼저 각자의 변호사 업무의 내용과 특징을 설명하고, 연수생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순서로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김수정 위원장과 이한본 변호사의 세심한 준비로 다양한 공간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이 간담회에 모이게 된 만큼, 설명도 질문도 다양했다.

김수정 위원장은 국제 무대에서의 공익 활동 경험을 소개하고 공익 로비 변호사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취업을 앞둔 연수생들의 적극성을 강조하며 연수원 시절 명함을 만들어 뿌린 공격적 홍보 경험담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한본 변호사는 개업에 대한 두려움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연수생들은 이미 변호사로서의 업무에 준비된 상태이니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따뜻한 조언도 덧붙였다.

이경환 변호사는 대형 법무법인에서 일하면서 민변 여성위 활동을 병행하는 의미와 매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참 자기소개서 작성에 걱정이 많은 다수의 연수생들이 자기소개서 심사기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장서연 변호사는 공익법무법인 ‘공감’의 활동을 소개했다. 업계최저연봉이라는 수식어로만 화제에 오르는 것을 다소 억울해하면서, 이직률이 매우 낮은 만족도 높은 직장이라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은영 변호사는 할머니와의 난처한 법률상담, 중학교 교실의 엉뚱한 법률교육 경험을 흥미진진하게 전하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는 여성변호사로서의 강점을 살릴 것을 주문했다. 김하연 변호사는 사내 변호사로 취업하게 된 계기를 유쾌하게 설명했다. 아이 넷을 키우며 변호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하여는 “해야 하니까 그저 한다”라는 차원 높은 선문답으로 답변하기도 했다. 김정아 변호사는 작년 갓 취업한 선배답게 매우 실질적인 조언을 주었다. 바로 사진의 중요성! 이른바 포토샵으로 과하게 가공하지도, 지나치게 무성의하지도 않은, 자신을 잘 보여주면서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사진을 찍으라는 것.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고민은 학교에 들어갔다고, 시험에 합격했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 고민은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멈추지 않으며, 우리 모두 언제나 고민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조숙현 변호사의 말은 단상 앞, 단상 위의 모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그리고 연수원을 나와 후문 앞 보드람 치킨에서의 뒤풀이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고민하는 그대들, 그리고 고민하는 나. 모두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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