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랑 고시랑] 투표시간 연장을 시민참여를 통해 이뤄냅시다 – 박무웅 서울청년네트워크 대표

2012-10-17 222

투표시간 연장을 시민참여를 통해 이뤄냅시다.

 

글_ 박무웅 서울청년네트워크 대표

 


  대의제를 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정치권력이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장치인 선거제도를 정밀하게 설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부재자 투표제도를 비롯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합니다. 특히 4.11 총선 때 실시된 재외국민투표는 해외 거주 중인 300만 재외국민들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21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였습니다. 실제 투표 참여자 수가 5만 명 정도였다고 하니, 투표자 1인이 1표를 행사하기 위해 들어간 금액이 50만원에 달합니다. 원양어선을 타고 있는 16만 명 선원들을 위한 선상투표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20억 원에 해당하는 예산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예산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문제 삼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단순히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유권자의 참정권이 훼손되는 순간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닌 것이 됩니다.

  그러나 정작 대다수 국민들이 참가하는 선거일 당일의 투표에 있어서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투표율 하락 추세가 국민들의 성의가 부족해서라고 이야기 하지만 한국정치학회의 연구에 의하면, 미투표자의 65%가 투표를 하고 싶어도 출근 등의 이유로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19대 총선에서만 봐도 공휴일임에도 직장인의 절반이 출근을 하였다고 합니다.


  투표일이 공휴일이라는 개념은 공무원이나 공기업에만 해당합니다. 여타의 직종에서는 단체협약등으로 휴일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투표시간을 9시까지 3시간 연장하라는 요구와 동시에 투표일을 법적으로 유급휴일화하라는 요구를 함께 해야지만, 실질적인 참정권 보장에 한 걸음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루소는 인민들이 주권자가 되는 것은 선거에 참여하는 그 순간 뿐이라며 대의제가 갖는 한계를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거대화 되고, 정치의 영역이 전문화 되고 대의민주주의를 대체할 시스템이 쉽게 등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인민의 총의를 나타낼 가장 유력한 기회로써 투표에 대한 참여보장이 민주주의의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청년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청년단체들이 함께하여, 매일 저녁 7시 반에는 영풍문고 앞에서 “성의 있는 촛불들의 투표시간 연장문화제”를 진행합니다. 정치권의 이해득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참정권 확대를 위한 직접행동을 통해, 이 요구들이 실현될 때, 대의제의 한계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보완해내는 성숙한 정치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촛불과 헌법소원, 국민 청원 등으로 모아진 민의가 의회를 통해 법제화 되는 참여의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우리의 행동은 계속될 것입니다. 동참을 호소합니다.

 


(편집자 주_ 본 기고는 ‘투표시간 연장 헌법소원 100인’의 청구인단 중 한명인 박무웅 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기고인은 청년유니온 조합원이자 서울청년네트워크 대표로 활동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