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권모니터링] 연대를 통해서 가사노동자문제 바로보기

2011-06-14 237

[아시아인권모니터링]


 


연대를 통해서 가사노동자문제 바로보기


 


_국제연대위원회 6기 인턴 김다운


 



1.  ILO 가사노동협약 채택의 의미


 


  지난 1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노동총회에서 16, ‘가사노동협약채택여부가 표결에 부쳐진다. 작년 제99차 총회에서 가사 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문제를 협약으로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고, 1년 동안 회원국의 의견을 수렴해 가사노동협약의 초안을 만든 상태였다. 183개 회원국의 노정 대표 4500여명 중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가사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내용 등이 담긴 가사노동협약이 채택된다. 가사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 노동권 보장 등의 문제는 비단 가사노동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가사노동문제는 노동자성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법적, 제도적 보호 없이 불안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다른 노동자들퀵서비스노동자, 학습지교사, 캐디 등 특수고용노동자들 및 노점상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가사노동자들의 절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점,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한국에서 많은 이주여성들이 가사노동자로 편입되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 볼 때, 계급, 젠더, 이주 노동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국제노동총회에서 가사노동협약 채택 성사여부는 국내외 노동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한국의 노동계와 여성계 역시 이번 16일 가사노동자협약 채택에 관한 표결에서 한국정부가 책임 있는 선택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사노동협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은 주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1)가사노동자의 노동자성


2)가사 노동자의 동등한 노동자의 권리


3)이주 가사 노동자의 노동권


4)알선기관의 책임


 


  이 밖에도 초과노동에 대한 임금률, 야간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 및 명확한 기준, 노동위원회나 재판 등 법적인 접근이 쉽도록 금전적 지원을 포함한 대책마련, 입주 가사 노동자의 경우 숙식 등 편의시설에 대한 제공, 사생활 보호, 모든 학대로부터의 예방 및 보호 등 다양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1]


 


 


2.  가사노동자들의 현실


 


  제100차 국제노동총회에서 채택될 협약 제1조에서 이 협약의 대상에 대해,


 


▷ ‘가사 노동’은 하나 혹은 여러 가구 내에서, 혹은 하나 혹은 여러 가구를 위해 수행하는 근로를 뜻한다. ▷ ‘가사 노동자’는 고용관계를 갖고 가사 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가끔 또는 산발적으로만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사람은 가사 노동자가 아니다.” 라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사노동자는 가정 관리사, 가사 도우미, 파출부, 간병인, 요양보호사, 산후관리사 등이 해당된다. 가사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여부 및 노동권 보장여부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가사노동을 별도로 규율하고 있는 국가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국가들도 많다. 가사노동자들에 대한 별도 규율법령이 없는 경우, 일반 노동법령으로 대체하여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국가들이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가사노동을 별도로 규율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일반적인 노동법령의 대상에서도 제외시키고 있다.[2] (물론, 공공부문의 가사노동자들은 어느 정도 법적 규율을 누리고 있으나 제도화된 정부사업서비스 참여자는 민간부문에 비해 소수이며, 민간부문에서 시장규모 및 인력규모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2007년 돌봄 서비스 노동자는 44만 명으로 전년대비 4만 명이 증가했고, 이 중 23만 명이 가사관리 및 간병, 보육 일을 하는 가사노동자이다. 이들 중 절대다수가 여성노동자이며, 결혼이주여성을 포함한 이주가사노동자역시 늘고 있는 추세이다.    


 


  가사 도우미, 간병인, 요양 보호사 등의 가사노동자들이 그들의 정당한 노동에도 불구하고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 임금과 근로조건을 명시하는 근로계약을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며, 근로기준법 보호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있으며, 노조결성 등 기본권 보장과 산업재해를 당했을 때 보상절차 역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가사노동에 대한 차별적 현실은 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사노동의 성격 자체를 두고,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비생산적 노동, ‘집안일과 같은 사적인 영역의 일, 하찮은 일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가사노동의 영역은 사적인 영역에서 여성이 그것도 무급으로 해왔기 때문에 가사노동을 다른 노동과 동일하게 대우할 수 없다는 구시대적 발상이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농촌지역을 비롯한 도시 지역에 결혼이주여성이 늘어나면서, 이주여성들이 가사노동의 영역에서 노동을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물론, 이주의 여성화와 여성이주노동자들의 가사노동영역으로의 진출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 이주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까지 겹쳐져 이중, 삼중의 차별이 작동하기도 한다.


 


 


3.  가사노동의 문제 바로보기.


 


  사회적으로 가사노동에 대한 정당한 이해가 필요하다. 가사노동을 담당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가사노동의 가치는 어떠한가? 오늘날 많은 사회에서 가사노동의 사회적 서비스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부문에서건, 민간부문에서건 돌봄의 영역이 서비스의 영역으로 자리잡아, 임금을 목적으로 한 노동의 제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사노동이 제대로 된 노동이라는 인식도 없으면서 가사노동을 제공하는 자를 노동자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값싼 상품으로 취급하려 한다면, 특히나 가사노동의 영역을 (이주여성을 포함한)여성들만의 영역으로 간주한다면, 그러한 태도는 절대적으로 옳지 못하다. 가사노동은 돌봄이 필요한 영역에서 노동을 제공하여 공동체의 건강한 생활 영위가 가능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영역은 남성 혹은 여성만의 영역이 아니며, 공동체를 유지하고 건강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시민들, 민중들의 영역이다. 일단, 가사노동의 영역에 대해 젠더적, (이주노동의 문제가 결합되었을 때)인종적 차별들을 걷어 내는 것뿐만 아니라, 가사노동의 성격과 가치에 대한 사회의 올바른 관심과 논의가 필요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경향신문 http://media.daum.net/society/welfare/view.html

 


 


  일단,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가사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 특히 절대다수인 여성들에 대한 차별적 대우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필요로 하는 가사노동의 영역에 대한 비용을 오로지 여성들(특히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여성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여겨야 한다. 또한, 가사노동자들의 문제는 부당해고에 고통 받는 정규직,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 등 노동성 자체가 부정되거나 노동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다른 노동자들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의 모토 아래 노동의 유연화의 희생자가 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4.  노동하는 사람들이 연대하는 사회


  


  특히 가사노동의 영역에서도 이주노동의 문제가 함께 작동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가사노동의 문제는 국제적 연대가 절실히 요구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아시아 지역의 가사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거나 NGO로 조직되어 있거나 ‘국제 가사 노동자 네트워크’와 ‘글로벌 네트워크아시아’를 중심으로 ‘가사 노동자를 위한 ILO 협약 채택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주로는 가사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대중적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아시아지역의 공동행동을 위해 총회 등을 개최한다.[3] 이번 제100 ILO에서 가사노동협약이 채택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적, 국제적인 연대를 통해 가사노동자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1] 노동법률단체 공동워크샵 자료, “가사노동자 노동권 보호방안”, 2011.1.28.



[2] 노동법률단체 공동워크샵 자료, “가사노동자 노동권 보호방안”, 2011.1.28.



[3] [3] 노동법률단체 공동워크샵 자료, “가사노동자 노동권 보호방안”, 20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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