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시국선언 – 공판 참관기

2010-03-29 139



사진출처 : 민중의 소리



    전교조 시국선언 서울지역 형사 1차 공판 참관기         


     – 3. 29.(월) 14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 2010고합223 (형사36부)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정진후 위원장 등에 대한 첫 공판이 형사합의36부 심리로 열렸다. 서울중앙지법은 당초 이 두 사건을 형사단독 판사에게 배당했으나, 각급 법원마다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면서 편향 판결 논란이 일자, 합의부에 배당했다.

 시국선언 사건은 이제껏 다섯 법원에서 1심 판결이 났는데, 유·무죄가 3 대 2로 엇갈려 혼란을 초래하였다. (인천지법과 홍성지원·청주지법 단독판사들은 유죄를, 전주지법과 대전지법 단독판사들은 무죄를 각각 선고) 이번 서울지역 전교조 시국선언 사건의 재판결과에 시선이 모이는 것은, 향후 재판 방향을 전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 할 것이다.

 
오후 2시가 되자 재판관이 입정하고, 전교조 피고인들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의 확인이 이뤄졌다. 이후 검사 측에서 기소요지에 대해 진술하였다. 내용인즉, ‘전교조의 시국선언과 서명운동은 공무 외의 집단행위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근무 조건과 관련 없는 정치 활동으로 교원 노조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사항도 적시하였다.

 전교조 피고인 측 대표도 발언을 하였다.
그는 ‘전교조 시국선언은 현 정권의 소통능력 부재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고,
‘국정쇄신, 언론과 집회·양심의 자유 보장, 미디어법 등 반민주악법 강행 중단,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 추진, 한반도대운하 재추진 의혹 해소, 자사고 설립 등 경쟁만능 학교정책 중단, 빈곤층 학생 지원 등 교육복지 확대, 학생인권 보장 강화 등의 주장’은 ‘민주주의 원칙을 위배하는 권력의 횡포에 일침을 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것’일 뿐이라 주장하였다.


 
이어서 여섯 명의 변호인단(김진, 김선수, 최병모, 김필성, 송병춘, 강영구 변호사)의 변론이 있었다.

 변호인단은 우선 ‘공소사실 불특정’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처벌을 구하고 있는 집단행위가 무엇인지에 관하여, 각 공소사실의 기재가 장황하고, 그 내용이 범행의 동기·배경·과정 기타 정황사실을 적시한 것인지,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직접 기술한 것인지 특정이 이루어져 있지 않기에 이 사건 공소제기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검찰의 기소는 ‘공소장 일본주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말하였다.
이 사건 공소장 기재에 있어 피고인들이 ‘정부정책을 비난할 목적을 가지고 시국선언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취지의 기재는 피고인들이 평소 적극적으로 반정부적 견해를 가지고 있던 중에 이 사건에 이르렀다고 오인될 여지가 있고, 재판부에 예단을 줄 우려가 있는 공소장 기재이므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변호인단은 ‘공소권 남용’을 문제 삼았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다른 교사들도 다수인데 피고인들에 대해서만 공소제기 된 것은
 형평에 반하는 공소권의 남용이며, 정치적 이유로 소추재량권을 남용한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작년 6월 시국선언에 참여한 자는 18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검사의 공소를 살펴보면 시국선언에는 참여하지 않고, 서명한 행위만으로 기소되어 있는 피고인이 존재하는데, 이에 대한 재판부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검사측은 서명행위 자체를 일련의 집단행위로 보고 기소하였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이어 시국선언에 서명한 전교조 교사들이 2만 8천여 명에 달하는데 피고인의 경우 검찰 측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기소했는지에 대한 재판부의 재차 질문이 있었다.

 재판
방청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학에서의 전공이 교육학인지라 교육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기에 이번 전교조 시국선언 건도 주시하고 있었는데, 단순히 언론보도나 재판부 판결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해왔던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재판을 방청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제 3자의 동떨어진 시각이 아닌, 사건 내면에서 보다 자세히 바라볼 수 있는 눈이 뜨여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음 재판기일인 4월 19일 오후 2시에는 서울지법 524호에서 공판준비절차가 진행된다고 한다.
재판부가 밝힌 바대로 전교조 시국사건의 경우 법률관계와 사실관계가 구분되어 명확히 설명되어야 할 것이다. 귀추가 주목된다.



 – 글/ 안세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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