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여성대회 참관기] 여성들의 외침
3월 6일 토요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성의 참여로 희망을
현실로! 라고 여성들은 당연한 외침을 오늘도 하고 있다.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으로 올해로
26회를 맞이하는 한국여성대회는 나눔과 평등의 외침이다.
‘빈곤없는 공동체 폭력없는 공동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공동체 여성의 한 표로 만들어요’
‘ 2010년 한국 여성의 행복지수는? -2010 ’ 등의 문구로 공들여 깔끔하게 만든 피켓들을 가슴에
안아들고 부푼 마음으로 처음 참가해 본 여성대회는 역동적이면서 호의적인 분위기였다. 한국
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이 주관하였고
천막안에 자리잡고 있는 그들의 소리에 귀기울여보았다.
여성환경연대에서는 유방암 예방 생활수칙과 유해화학물질 거절을 위한 초간단 사전을 책갈피
크기로 휴대가능한 지침서를 만들어서 나누어주어 가지고 다니기 편리했고, 24시간 마트영업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위한 홍보전략으로 밤에 잠을 자야한다는 뜻이 담긴 파자마 패션으로 맞이
하여 인상깊었다. 함께 하는 여성, 참여하는 여성이 아름답다고 외치는 한국여성민우회의 적극
홍보에 박재화 간사님은 평소 망설이셨던 회원가입을 이 기회에 하시게 되어 여러 회원분들의 큰
박수를 받으셨다.
곳곳 여러 서명운동들이 펼쳐졌는데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에서 서울보다 열악한 경남, 경기, 광주,
전북도 무상급식을 추진 또는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더 확대하여 서울도 친환경 무상급식하자는
서명운동을 하였다. 서울에 투자하는 수많은 예산에서 조금만이라도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 안전한 학교 무상급식을 한다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서명을 하였다. 그 밖에 일제 강점기 하에
발생한 위안부나 강제징용에 의한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과거청산에 대한 서명도 하였는데, 일본군
위안부들의 오래된 아픔에 우리들은 아직도 서명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드디어 대강당의 즐거운 기념식이 열렸다. 2010년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이었던 성추행에 맞선 임실
치즈축산업협동조합 여성 직원들,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시킨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의 수상을
축하하며 기쁨을 나누었고, 반대로 성평등의 걸림돌이었던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문제, 성폭력사건을
무죄 판결한 대구지방법원 사건 등에게 야유를 퍼부으며, 걸림돌이 된 사건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관심이 절대적 필요하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디딤돌로 양성평등에 한 획을 그을 2010년이 되기를
원한다.
기념식이 다 끝나고, 참가하신 민변 변호사님들과 인턴들은 빈곤과 폭력없는 세계를 향해 걷기
위해 이대거리를 행진하였다. 손수 만든 피켓과 풍선에 원하는 문구를 적어놓고 행진하는 사람
들을 쳐다보는 길거리 사람들에게 한 번이라도 문구가 읽혀지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다같이 걸었던 행진을 마무리로 나의 3.8여성대회의 첫 참관은 끝이 났다.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고 양성평등한 세상을 원하는 당연한 외침은 아직도 계속 되고 있다. 3.8여성
대회는 일 년에 하루 열리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일상적인 삶을 만들고 퍼져 나아가야하는 소중한
불씨이다. 여성들의 사회참여의 기회를 늘려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는 이러한 대회는 여성단체 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올바른 평등생활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귀기울여야만 한다. 여성이라는
정체성에 자부심을 가지고 빈곤과 폭력없는 세상 아래 밝게 생활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글 : 여성위원회 양정화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