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3월 월례회 –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

2010-03-11 136

가수 이지상과 함께 하는 민변 3월 월례회



– 작은 강의 콘서트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 –


 



비주류 10년임을 자임하고 또한 영원한 비주류의 다짐을 음반 한복판에 새겨 넣는 사람.
사랑과 이별이라는 통속적 메시지의 가요시장에 정신대라는 짙은 사회성이 담긴 노래(사이판에 가면 1집)를 타이틀로 들고 나와 관계자들을 당혹케 했던 사람.


그러나 가슴깊이 담을만한 시를 노래로 옮겨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이름을 올린사람(외로우니까 사람이다-정호승 시)


고단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언어를 전달하는 노래꾼 이지상.


그가 우리에게 묻습니다.


“노래 듣고 울어본 경험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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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월례회는 가수 이지상과 함께 하는 작은 콘서트로 준비했습니다. 그의 노래를 듣고 싶다면 ‘사람이 사는 마을’(http://www.poemsong.pe.kr/)로 가시면 됩니다.


 


 


□ 2010. 3. 25. (목) 저녁 7시. 서초동 민변 사무실
□ 저녁 6시부터 저녁식사를 제공합니다.
  민변사무실 근처 <김치사랑, 3486-1999>



<이지상>



경기도 포천에서 나고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청년문예운동의 시기를 거쳐 노래마을의 음악감독. 민족음악인협회 연주분과장을 지냈고 다수의 드라마, 연극, 독립영화 음악을 만들었으며 98년 1집 “사람이 사는마을”, 2000년 2집 “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 2002년 3집”위로하다. 위로받다”, 2006년 4집 “기억과 상상”등의 앨범을 발표했다.


현재 시노래 운동 “나팔꽃”의 동인으로 깊이 있는 메시지를 통해 삶의 좌표를 만들어가는 음악을 지향하고 있으며 성공회대학교에서 “노래로 보는 한국사회”를 강의하고 있다. 


 


<이지상,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노래를 듣고 울어본 일이 있느냐고 그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까지 얼마만큼의 눈물이 있어야 할까. 나는 절망에 빠진 칠레 민중을 위해 노래를 부르다가 죽기로 작정한 빅토르 하라의 참된 영혼을 다시 만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참답게 노래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참된 노래는 그저 밥이나 먹으려고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앵무새 같은 음악이 아니라 ‘삶에 대한 경외’의 산물이며 그래서 우리는 ‘사람의 마을’로 가야 한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노래에는 개인의 사소한 감정 보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의 아픔과 슬픔, 그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투쟁의지로 충만하다.
                                                                                       (정희성 시인. 전 한국 작가회의 이사장)



상혼(商魂)이 거의 모든 예술을 집어삼키고 있는 시절, 그와의 만남은 그것 자체로 즐겁고 고마운 일이다. 그 스스로 말하듯 노래는 삶에 대한 경외에서 나온다. 그에게 소중하지 않은 삶은 이 세상에 없다. 자신의 노래를 ‘중얼’ 가요라고 낮춰 말한 것은 겸손함보다는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뭍 생명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댔음을 말해준다.


그의 시선은 낮은 곳일수록 모질고 모질었던 우리 사회와 역사가 할퀸 상처들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그 아픈 속살을 헤집을세라 차마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말하자면 그는 큰 소리를 한 번 내기보다 작은 소리를 하염없이 내는 쪽에 있다. 그가 이 글을 속삭이듯 경어체로 쓴 것도 그 때문이리라. 그래서 그에게 노래는, 자신의 시를 백 사람이 한 번 읽기보다는 한 사람이 백번 읽기를 바란다고 말한 어느 시인의 시와 같다.


그의 노래와 함께 이 글에 많은 이들, 특히 젊은이들이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물신이 거칠게 횡행하는 땅에서 잠시나마 인간 본연의 정서를 느끼기 위해서라도.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 위 두 분의 글은 3월에 출간될 예정인 이지상의 책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에 실릴 추천사입니다.

과제 하나, 노래듣고 울어보기



“노래듣고 울어본 경험이 있습니까?”


질문에 난감해 하는 학생들 에게 오늘은 몇 곡의 노래를 들으면서 등교했는지를 묻습니다.
휴대폰의 벨소리. 컬러링에 지하철 혹은 버스 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 길거리 편의점이나 패스트 푸드점에서 들려오는 라디오 소리나 귀에 꽂힌 휴대용 mp3 까지, 인식을 하던 하지 못하던 간에 숨을 쉬는 것만큼 많은 선율이 귓속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그 많은 노래 중 자신의 가슴에 각인되어 필요할 때 마다 꺼내 쓰는 연장처럼 눈물이 되고 또 힘이 되는 노래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소위 “돈이 되는” 일에만 몰두해 있는 대중매체(매스 미디어)를 노래정보의 원천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현재의 유통구조상“사랑아! 네가 떠나서 나는 운다” 류의  한정적 주제 외에 노래를 통해 더 다양한 문제의식을 가지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럼에도 가슴속 진동과 심장의 두근거림에서 기인한 눈물의 노래를 찾은 것은 노래가 단순한 감정의 배설물이 아니라 차고 넘쳐나는 음악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쉬게 할 작은 배를 만드는 것이고 나아가 일생을 두고 함께할 정서적 의지처(依支處)를 확보하는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번학기 첫 번째 리포트 노래듣고 울어보기 다음 주 까지  제출해주세요”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학생들의 애교 섞인 볼멘소리들이 들립니다. 그런 경험이 없어요 라던가 숙제가 너무 어려워요 등등. 그러나 학생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이루어지지 못해 더 아팠던 첫사랑을 떠올릴 것이고 자신을 낙오자라고 여겼던 끔찍했던 고교시절을 기억할 것이며 더러는 가족의 생존을 위해 어깨가 늘어진 노동자 아버지의 십팔번을 적어낼 것입니다.



과제 두울, 집으로 가는길


 


봄비 촉촉이 적시는 한가한 오후이기를. 가능하다면 우산은 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게 안 된다면 되도록 작은 우산을 썼으면 합니다. 단 한번 단 일초만이라도 그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개수를 헤아려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낙엽 그득히 떨어져 거리에 뒹구는 날이어도 좋습니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봤으면 합니다. 낮은 곳. 더 낮은 곳 그곳에서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 지거든 사랑이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낙엽에게 물어보라던 (안도현 가을엽서) 싯 귀절  하나를 떠올려보았으면. 만에 하나 당신이 그곳에서 외롭다면 그 외로움은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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