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서] 친권관련 정부의 민법개정안에 대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검토의견

2010-06-23 96

문서번호 : 10-06-사무-10 
수       신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발       신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제       목 :  [의견서] 친권관련 정부의 민법개정안에 대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검토의견 
전송일자 : 2010. 6. 23
전송매수 : 총 10쪽
 
1. 귀 위원회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 번호 7590)에 대하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다음과 같이 의견을 제출합니다.
 


붙임 의견서 1부.


끝.            



 2010. 6. 2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선수 


[의견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 번호 7590)에 대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의견



1. 정부의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 번호  7590) 제출 배경


현행법은 단독친권자로 정해진 부모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입양의 경우 양친이 사망한 경우 등 포함), 자동적으로 생존친의 미성년자인 자에 대한 친권이 부활되는지, 아니면 후견이 개시되는 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음.


그런데,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4. 4. 29. 선고 94다1302판결)와 가족관계등록예규는 생존친의 친권이 자동 부활된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고, 이러한 견해는 생존친이 친권자로 정하여지지 않은 이유나 현재 친권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 등은 고려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자녀의 복리가 심각하게 침해되는 폐해가 발생할 수 있고, 이혼 후 부모로서의 기본적인 의무 즉, 면접교섭의 의무, 양육비지급의 의무 등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던 부모에게 아무런 검증절차도 없이 자동적으로 친권을 부활시키는 것으로 자녀의 복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해석이라는 비판을 받았음.


실제 현실에서도, 자녀와 연락을 두절하고 살아온 생존친의 친권이 자동 부활되어, 자녀는 실제 자신을 돌보던 외조모와 강제로 헤어지고 생존친은 자녀 양육을 게을리 하며 재산을 탕진하는 경우, 또는 이미 재혼한 생존친이 자녀를 양육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친권이 부활되는 사례 등 자녀의 복리가 침해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였음. 


한편, 학계의 유력한 견해는 현행 민법 규정상으로도 친권자인 일방 부모가 사망하는 경우 우선 후견이 개시되며, 생존친이 친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정법원에 친권자 변경을 신청하여야 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는 것임.


이에 아동인권의 관점에서 관련 민법 규정의 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정부의  이번 민법 개정안도 이러한 과정에서 발의된 것으로 사료됨. 


2. 주요 내용


 가. 단독 친권자의 사망, 입양 취소, 파양 또는 양모부의 사망의 경우 가정법원에 의한 미성년자 법정대리인의 선임(안 제909조의2 신설)
 
 1) 이혼 등으로 단독 친권자로 정해진 부모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 생존하는 부 또는 모, 미성년자, 미성년자의 친족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사망한 날부터 6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생존하는 부 또는 모를 친권자로 지정할 것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되, 친권자 지정의 청구가 있는 경우라도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후견인을 선임하면서 청구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함.
  
 2) 생존하는 부 또는 모, 미성년자, 미성년자의 친족이 친권자 지정의 청구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미성년자, 미성년자의 친족, 이해관계인,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되, 이 경우 생존하는 부 또는 모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후견인 선임 청구가 있는 경우라도 후견인 선임이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생존하는 부 또는 모를 친권자로 지정하면서 후견인 선임 청구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함.
 
 3) 미성년자에게 법정대리인이 없는 기간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미성년자, 미성년자의 친족, 이해관계인,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미성년자에 대한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정해질 때까지 후견인의 임무를 대행할 사람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함.
 
4) 생존하는 부 또는 모를 친권자로 지정하는 것이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적절하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후견인이 선임된 경우라도 후견인 선임 후 양육환경이나 양육능력의 변경 등으로 생존하는 부 또는 모가 친권을 행사하는 것이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가정법원이 생존하는 부 또는 모, 미성년자의 청구에 의하여 후견을 종료하고 생존하는 부 또는 모를 친권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함.
 
 5) 한편, 입양이 취소되거나 파양된 경우 또는 양부모가 모두 사망한 경우에도 친생부모 또는 그 일방, 미성년자, 미성년자의 친족이 가정법원에 친생부모 또는 그 일방을 친권자로 지정할 것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단독 친권자가 사망한 경우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을 선임하는 절차와 동일한 절차를 거쳐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을 선임하도록 함.
 
나. 단독 친권자에게 친권 상실, 소재불명 등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가정법원에 의한 미성년자 법정대리인의 선임(안 제927조의2 신설)
 
이혼 등으로 단독 친권자로 정해진 부 또는 모가 친권을 상실하거나 소재불명이 되는 등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단독 친권자가 사망한 경우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을 선임하는 절차를 준용하여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을 선임하도록 하되,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이 정해진 후 단독 친권자이었던 부 또는 모가 친권을 회복하거나 소재가 발견되는 등 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경우에는 그 부 또는 모, 미성년자, 미성년자의 친족의 청구에 의하여 친권자를 새로 정할 수 있도록 함.


  다. 단독 친권자가 유언으로 미성년자의 후견인을 지정한 경우 가정법원에 의한 친권자의 지정(안 제931조제2항 신설)
    
단독 친권자가 유언으로 지정한 미성년자의 후견인이 선임된 경우라도 가정법원이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생존하는 부 또는 모, 미성년자의 청구에 의하여 후견을 종료하고 생존하는 부 또는 모를 친권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함.


3. 외국의 입법례.


가. 독일의 경우, 1979년 친권법 개정 전에는 단독친권자가 사망한 경우 당연히 생존친에게 친권이 이전되었으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생존친에게 당연히 친권이 이전되도록 하는 것은 자녀의 복리를 위태롭게 한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면서 이 규정을 폐하고, 가정법원이 자녀의 유대관계, 양육의 계속성, 자녀의 의사 등을 고려하여 생존친에게 친권을 양도할 것인가를 결정하도록 하였음.


나. 스위스의 경우, 단독친권자였던 부모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 후견기관이 새롭게 친권자를 정하며, 프랑스의 경우는 법원이 생존한 부모에게 자녀의 양육을 위탁하지 않을 것을 결정할 수 있으며, 일본의 경우는 판례로서 원칙적으로 후견이 개시되고 미성년자의 보호를 위하여 특히 필요할 때에는 친권자 변경청구를 하여 생존친을 친권자로 변경할 수 있다고 하고 있음. 


다. 이처럼 외국의 경우도, 단독친권자 사망의 경우 자의 복리를 기준으로 생존친의 친권부활을 제한하고 있는바, 이번 개정안 역시 이러한 외국의 입법례의 동향에 부합하는 안이라 사료됨. 


4. 개정 법안의 긍정점


 가. 이번 개정안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의 친권 자동부활론이 아동의 복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수용하여, 생존친의 친권 부활을 위하여 가정법원이 친권 부활이 적합한지를 심사하고, 심사결과 부적합다고 판단되는 경우 생존친의 친권의 부활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 후견인이 지정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아동인권의 관점에서 진일보한 법안이라 할 수 있음.


 나. 특히, 정부는 개정안에서


첫째, 부모의 이혼으로 인하여 단독 친권자로 지정된 부모가 사망한 경우 뿐만 아니라, 인지, 입양의 취소, 파양의 경우 친생부모의 친권 부활과 관련하여서도 법원이 친권의 부활을 심사할 수 있도록 하여 상실된 친권이 부활될 수 있는 모든 경우 법원이 관여할 수 있도록 한 점,


 둘째, 법원이 친권자 지정 청구가 없거나, 친권의 부활이 자의 복리에 부적합다고 판단되는 경우 후견인을 선임하는데 있어, 민법이 정한 법정후견인 순위에도 불구하고, 자의 복리에 적합한 사람 가운데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여 전통적인 혈연 중심의 친족관계보다는 자의 복리에 적합한 사람을 중심으로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한 점. 
 
 셋째, 단독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가 유언으로 후견인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여, 자녀의 양육에 적합한 자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단독 친권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 점


넷째,  후견인이 지정된 경우에도,  가정법원은  생존친을 친권자로 지정하는 것이 자의 복리에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생존친을 친권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여 생존친이 친권자로 지정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어 실질적인 부·모자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점.


 다섯째, 친권자  및 후견인 지정 청구권자에 자인 미성년자를 포함시키고, 친권자 및 후견인 지정청구 시 미성년자의 의사를 고려하여 청구의 기각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등 아동의 견해표명권이 적극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점. 등


이번 개정안은 아동 인권의 증진관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법안이라 할 수 있음. 


5. 개정 법안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가. 단독 친권자 사망 후 후견인 임무 대행자를 선임할 시까지 법정대리인의 공백


개정 법안은, 단독 친권자가 사망한 경우, 생존부모 또는 미성년자의 친족은 그 사실을 안날로부터 1개월, 사망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친권자의 지정청구를 하도록 하고, 가정법원은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청구를 기각하고, 직권으로 후견인을 선임하도록 하면서, 이 기간 동안 법정대리인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후견인 임무 대행자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


그런데 이러한 개정 법안에 따르면,  단독 친권자 사망 후 후견인 임무 대행자를 선임할 시까지 법정대리인의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음.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편으로, 단독친권자 사망과 동시에 바로 후견이 개시되도록 하되(임시후견의 개시), 법원의 심사 없이 후견인이 되는 만큼 후견인이 될 수 있는 자격 조건을 제한하고, 후견인의 권한에 대하여는 법원에 의하여 선임된 후견인과 비교하여 권한을 제한하는 방식의 제도 등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임. 그 외에 여러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법정대리인의 공백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임. 


나.  후견제도 개선의 필요성


위 제4항의 개정안의 긍정적인 측면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개정안은 민법 제932조 등이 법정후견인 제도를 두고 후견인의 순위를 규정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법원이 자의 복리에 적합한 사람 가운데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아동 인권의 측면에서 진일보한 법안이라 할 수 있음.


그러나 법원에 의하여 아동의 복리에 적합한 후견인이 선임된다 하더라도, 현행 민법상 후견제도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후견인 감독 등 사후관리에 공백이 생긴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음.


 이러한 문제점은 이번 개정안의 문제점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현행 민법이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향후 아동인권의 관점에서 현행 후견제도 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음.


현행 후견제도는 후견인이 선임되는 경우, 법원은 사퇴허가, 해임허가, 재산조서에 관한 법정기간 연장허가, 보수수여 등의 부차적인 역할을 할 뿐이고, 일정한 친족으로 구성된 친족회가 후견인의 후견임무에 관여하도록 되어 있음. 그러나 현실적으로 친족회에 의한 후견인 감독은 유명무실하다고 할 수 있어, 후견인에 대한 감독이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 후견인에 대한 법원의 관리 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등 법원의 후견기능을 높여 아동인권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해야 함.


정부는 2009. 12. 29. 기존 금치산· 한정치산제도를 폐지하고 성년후견제등을 도입하면서 법정 후견제도 등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민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하여(의안번호 7209), 기존 후견제도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개선하였음. 이 법안과 의안번호 7209호 법안을 통일적으로 검토하여 미성년자 후견의 부분에 대한 개선과 후견제도의 통일성 문제가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임.


6. 결론


위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기는 하였지만, 이번 개정안은 아동인권의 관점에서 진일보한 법안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며, 아동의 복리를 위하여 시급하게 통과되어야 할 법안이라  할 수 있을 것임.


이번 개정안의 통과를 계기로, 향후, 아동인권의 관점에서 친권 및 후견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와 개선, 나아가 친족법 전반에 대한 검토와 개선이 이루어 져야만 이번 개정안의 입법 취지와 같이 아동의 복리가 최우선적으로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됨.  끝

첨부파일

의견서-정부의친권관련민법개정안검토-100623(1006사무10).pdf.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