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보도자료]
인천애(愛)뜰 조례는 집회의 자유 기본권 침해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을 환영한다
- 인천시는 청사 정문과 담장을 허물어 시민과 소통하는 시민휴식공간으로 조성하겠다며 ‘인천애(愛)뜰’로 이름 짓고, 2019년 9월 23일 「인천애(愛)뜰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이하 ‘인천애뜰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이 조례는 잔디마당에서의 집회를 금지하고 사용허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등 위헌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2019년 12월 20일 인천시민과 단체들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 2023년 9월 26일 헌법재판소는 인천광역시청 앞의 인천애(愛)뜰 잔디마당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 시장이 전면적·일률적으로 불허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인천애뜰 조례 제7조 제1항 제5호 가목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선고했습니다.
- 지방자치단체인 인천광역시의 행정사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려는 목적이나 내용의 집회의 경우에는 장소와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여 상징성이 큰 곳이므로, 집회의 장소로 인천애뜰 잔디마당을 선택할 자유는 원칙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위 조례 규정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하여 위헌이라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입니다.
-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집회 장소를 항의의 대상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같은 이유로 인천지역 단체들은 조례 제정 전부터 인천시에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소송에서도 인천시는 조례가 위헌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례를 유지해왔습니다. 집회의 자유를 장기간 침해하고 권리를 유보한 인천시를 규탄합니다.
- 헌법소원 심판 청구인단과 인천 지역 시민단체 및 민변은 헌법재판소의 인천애뜰 조례에 대한 위헌 결정을 환영하며, 인천시가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존중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자 하는 시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나아가 인천시를 비롯해 전국 지방자체단체는 공공청사 부지와 광장 등 시민들에게 열려 있어야 할 공간에서의 집회·시위를 통제하는 조례들은 폐지할 것을 요구합니다.
- 헌법소원의 청구인들은 인천애뜰 잔디마당이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자 사회를 더욱 민주적으로 만드는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실천해왔습니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다시 한번 잔디마당에서의 집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끝)
※ 성명을 첨부합니다.
[성명]
집회의 장소를 결정할 권리를 침해하는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환영한다!
헌법재판소는 2023. 9. 26. 인천광역시청 앞의 인천애(愛)뜰 잔디마당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 시장이 전면적·일률적으로 불허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인천애(愛)뜰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2019. 9. 23. 인천광역시조례 제6255호로 제정된 것) 제7조 제1항 제5호 가목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위 조례는 인천애뜰을 사용하려는 자로 하여금 시장에게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제6조), 이에 대하여 시장이 허가할 수 없는 경우를 열거하고 있는데(제7조 제1항), 그중 하나로 “집회 또는 시위를 위하여 인천애뜰의 잔디마당과 그 경계 내 부지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제5호 가목)가 특정되어 있다. 즉, 집회·시위를 위하여 인천애뜰 잔디마당을 사용하고자 하는 자에 대해서 시장이 선택의 여지 없이 허가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집회 장소는 집회 목적·효과와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집회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집회의 자유가 비로소 효과적으로 보장된다. 특정 장소를 집회 장소로 정할 때는 그곳이 집회 목적과 특별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회의 자유는 다른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정당화되지 않는 한 집회 장소를 항의의 대상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법리(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헌바67 결정 등)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인천광역시청사 앞에 있는 인천애뜰은, 지방자치단체인 인천광역시의 행정사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려는 목적이나 내용의 집회의 경우에는 장소와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여 상징성이 큰 곳이므로, 집회의 장소로 인천애뜰 잔디마당을 선택할 자유는 원칙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위 조례 규정이 과잉금지원칙(그중에서도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원칙)을 위배하여 위헌이라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이었다.
이 소송에서 인천광역시는, 인천애뜰은 인천광역시가 소유한 공유재산이며 국토계획법상 공공청사 부지에 속한다는 점, (잔디마당에 비해 인천광역시청과 다소 먼 거리로 떨어져 있는) 분수광장에서의 집회·시위가 가능하다는 점(위 조례 제7조 제2항 제4호) 등을 들어, 잔디마당에서의 집회·시위를 불허케 하고 있는 위 조례가 위헌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집회의 장소를 선택할 자유가 집회의 자유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이는 공유재산 관리 등의 명목으로 제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집회 참가자들이 항의의 대상으로 삼은 장소와 멀리 떨어져 있는 장소에서의 집회·시위는 효율적인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하며 인천광역시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시민들이 공동체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할 수 있도록 하는 집회의 자유는 민주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본권이다. 언제든 시민들의 비판적 의견 표명에 열려 있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 청사 앞 공간이 바로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하여 집회·시위의 절대적 금지 장소로 설정되어 있었다는 것은, 집회의 자유가 가지는 중요성에 대한 관(官)의 인식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인천광역시는 인천애뜰을 새롭게 조성하며 ‘24시간 연중 개방된 시민 공간’이라는 점을 스스로 강조하면서도, 집회·시위를 통해 인천광역시의 시정을 비판하는 의견 표명을 하고자 하는 시민들에 대해서는 인천애뜰 잔디마당의 사용을 전면적·일률적으로 불허하여 왔다.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국가기관에 대하여, 시정과 국정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하라는 명령에 다름 아니다. 본 헌법소원 심판 청구인단과 인천 지역 제 시민단체 및 민변은, 헌법재판소의 인천애뜰 조례에 대한 위헌 결정을 환영하며, 인천광역시에 대하여 이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존중할 것과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자 하는 시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나아가 공공청사 부지를 비롯해 광장 등 시민들에게 열려 있어야 할 공간에서의 집회·시위를 통제하기 위해 제·개정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들은 모두 폐지되어야 함을 천명한다.
2023. 9. 27.
대한성공회 인천나눔의집, 인권운동공간 활, 인천사람연대,
인천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천차별금지법제정연대,
헌법소원 심판 청구인 일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인천지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