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인터뷰] 20년을 넘긴 활동력의 비결은? 전주전북지부 집행부를 만나다.

2021-09-09 79

[회원 인터뷰] 20년을 넘긴 활동력의 비결은? 전주전북지부 집행부를 만나다.

 

1년 반이 넘는 코로나19 상황은  본부 사무처와 지부와의 만남의 길을 더 찾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전주전북지부 집행부와 서면 형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1999년 설립된 민변의 전주전북지부는 벌써 20년 이상 그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개최된 민변 정기총회에서 김용빈 신임지부장은 새로 출범한 전주전북지부의 집행부의 연령층이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활발했던 지부 활동에 동력을 더욱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본 인터뷰를 통해 얕게 나마 전주전북지부의 에너지와 장수비결이 회원들께 전해지기를 기원해봅니다. 아래 이어지는 인터뷰 글은 전주전북지부 집행부에서 작성한 답변을 재구성한 글입니다.

 

회원들에게 각자 간단한 소개 및 인사말 부탁 드립니다!

김용빈 : 안녕하세요. 민변 전주전북지부 11대 지부장 김용빈 변호사입니다.

김진 : 안녕하세요. 전주전북지부 부지부장 김진(변시3회)입니다.

박기봉 : 민변 전주전북지부에서 감사를 맡고 있는 박기봉 변호사입니다. 작년부터 대유행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난히 올여름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를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우아롬 : 민변 전주전북지부 사무처장 우아롬입니다. 여러 동호회의 총무를 하다 보니 한동안 별명 아닌 별명이 ‘우총무’였었는데요 정작 지부에서의 활동은 잘 하지 못해 아쉬웠었는데 올해 좋은 기회로 사무처장이 되면서 총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임지연 : 우아롬 회원과 함께 사무처장 맡고 있는 임지연입니다. 민변으로 함께 하는 다른 지부 회원 분들을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민변 전주전북지부 집행부 사진 (좌측부터 박기봉, 임지연, 김용빈, 김진, 우아롬 변호사)

 

전주전북지부 회원은 몇 명인가요?

김용빈: 회원은 총 41명으로 39명의 정회원과 안호영 국회의원을 포함한 2명의 특별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주전북지부의 일상적, 정기적 활동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사무실은 전주에 있나요?

김용빈 : 우리 지부는 매월 1회 월례회와 임원회의를, 매년 상반기 본부 정기총회일정과 결합한 1박2일 워크샵, 하반기에는 지역로스쿨(전북대,원광대)과 연계한 워크샵을 정기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격월로 정기 산행도 진행했습니다!

우아롬 : 현재 지부의 사무실은 없고, 월례회나 회의는 전라북도지방변호사회 회관 회의실 등을 대여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주지방법원의 신청사 이전과 함께 전라북도지방변호사회 회관도 (인터뷰 답변을 작성하고 있는 바로 이곳으로) 새로 이전 단장하여 회원들의 편의를 위하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본부 회원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로 인해 친목활동이 어려울 것 같아요. 요즘은 전주전북지부 회원들 간 친목교류는 어떻게 하나요?

김용빈 : 전주 지역도 대부분의 기간 동안 3단계가 유지되고 있어 5인 이상의 사적모임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는 지부 활동이나 친목에 큰 제약이 있어 집행부의 고민이 깊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장기화 되어 가는 상황에서 그런 상황을 이유로 기존 방식의 활동만 중지하는 소극적 대처 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회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식당에서 각자 술잔과 물잔을 들고 있는 지부회원들 사진
코로나 이전에는 지부 회원들이 함께 식사하며 월례회도 진행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지부 회원들이 모두 모여 신입회원 환영회를 했지만, 소규모로 조를 구성하여 조별 환영회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조별 환영회는 신입회원 뿐만 아니라 월례회에서 서로 많은 대화를 하지 못했던 회원들이 서로를 더 잘 알아가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월례회의 경우 식당에서 식사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시민사회단체와의 간담회 자리로 형식을 바꾸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못하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더 유익한 것으로 바꾸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김진  : 코로나 전에는 공식적으로는 월례회 때 전체 회원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였고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등산이나 소모임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평소에도 서로 대화가 잘 통하고 친하게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식사나 술자리를 가지다보면 어느새 우리 회원들이 모여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가 그립네요.

 

오늘은 집행부 인터뷰입니다. 각자 민변에 가입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함께 모여 인터뷰 질문지 답변을 준비하고 있는 전주전북집행부! 사진 너머로 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김용빈 : 지금 돌이켜보면 변호사가 되면 당연히 민변 활동을 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동경을 했던 것 같고요.(웃음) 변호사로 전주에 자리 잡으면서 처음 연을 맺은 변호사님이 장석재 전 지부장님과 이덕춘 변호사님인 것도 너무 당연하게 민변 활동을 시작한 이유였습니다.

김진 : 대학시절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활동을 하던 중 민변 선배님들께 법률적으로 도움 받을 일들이 생겼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감사함과 동경심이 생겼습니다.

박기봉 : 고시 공부를 하면서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송무 활동을 하신 조영래 변호사님, 한승헌 변호사님 등 초창기 민변 창립 변호사님들의 활동을 접하고 사회에 작은 도움이 되는 변호사가 되자고 다짐하여, 민변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우아롬 : 저는 2016년 초에 민변에 가입했습니다. 직장인들이 짧게는 3개월/6개월/9개월 길게는 3년/6년/9년 단위로 슬럼프에 빠지거나 이직을 고민한다고 하던데 저 역시 변호사 생활을 3년 정도 한 시점에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기도 했고 특히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를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민변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임지연 : 솔직히 민변 가입 이전에는 민변이 그동안 해온 대단한 일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전주전북지부에 좋은 변호사님들이 많이 계셨고, 좋은 변호사가 되려면 좋은 변호사님들과 함께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들에 대한 부채의식을 가졌고 옳은 행동이 무엇인가를 항상 고민하는 변호사님들과 함께 하면서 더 좋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변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요?

김용빈 : 제가 민변 활동에서 변호사로서의 보람과 자부심을 찾고 있어서 모든 활동이 기억이 납니다. 그중 야만적인 기계적 살처분에 대항했던 참사랑농장의 농장주와 함께한 살처분취소소송이 기억에 남는데요. 재량행위임에도 기계적으로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를 살처분하는 지자치단체의 책임회피식 관행에 반기를 든 용감한 농장주분들과 함께 집행정지부터 대법원까지 3년을 싸워봤지만 결과가 좋지는 못했습니다.

지금도 제가 부족해서 결과가 안 좋았던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자주 올라옵니다. 아무래도 가장 오랜 시간 노력하면서 상처도 많이 받고 아쉬움도 커서 기억에 남습니다.



우아롬 : 민변에 가입한 후 참여했던 활동 중 가장 많은 인원이 함께 했던 2016년 촛불집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고 평화로운 집회를 통해 정권 퇴진까지 이루어냈다는 점 그리고 많은 회원들이 추운 겨울 함께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김진 : 세월호 사건으로 온 국민이 슬픔과 충격에 빠졌던 시기, 수많은 회원님들이 앞장서서 함께 독려하며 현장을 누볐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임지연 : 민변의 활동이라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익산 장점마을 환경피해소송사건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사건의 심각성과 피해규모로 인해 전국적 관심을 받았던 사건으로 홍정훈 회원이 TF위원장으로 소송대리인단을 꾸려 전주전북지부에서 공익사건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십 명의 주민이 암으로 사망하는 극심한 환경피해에 불구하고 직접적인 가해자인 기업의 대표마저 암으로 사망하여 개인손해의 보전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환경피해기업에 대한 기본적 관리의무마저 수행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을 구하여 개인손해의 보전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176명의 마을주민들을 대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코로나상황이라 마을회의나 브리핑도 자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많은 인원으로 인해 서로 오해와 의견대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개인의 각자 사정, 피해 마을 전체의 이익 그리고 우리 지부에서 추구하는 공익, 어느 것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고민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부활동으로는 통일위원회 MT에 갔던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전주에 있는 제가 참여의사를 밝히자 처음으로 오송으로 MT장소를 정해서 모이셨거든요. 이후 위원회 활동은 못하고 있지만 본부 위원회 활동을 통한 교류는 처음이었는데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박기봉 : 직접 수행하지 않는 회원도 장점마을 사건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 소송을 통해 각종 폐기물업체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 보호를 위해 제대로 관리·감독권을 행사하여 사전에 주민 건강 침해와 환경 파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전주전북지부는 어떤 사업을 하고 계신가요?

김진 : 과거에는 전북지부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각 회원들의 개인역량과 희생으로 공익사건을 이끌어갔습니다. 그런데 김석곤 전 지부장님이 공익사건위원회를 별도 구성한 이래 체계를 잡아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공익사건을 보다 전문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김용빈 : 공익위원회가 안착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여러 공익사건이 진행 중이지만 가장 주된 사건은 익산 장점마을 환경피해사건으로 보고 있고, 집행부에서도 함께 고민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사태로 무너진 시민단체들과의 네트워크를 다시 구성하고 유지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두고 습니다. 월례회 때 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추진하고 법률자문협약을 맺는 등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변이나 민변 본부에 바라는 점, 기대하는 점이 있으실까요?

김용빈  : IMF사태 이후의 신자유주의에 익숙한 세대(2000학번 이후)는 상대적으로 연대의 경험이 적어서 젊은 변호사님들의 인식은 선배변호사님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경험하면서 세간이 바라보는 과거의 민변과 현재의 민변에 대한 시선은 많이 변화한 것 같습니다. 1987년, 시대가 민변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새로운 민변을 만들어간다는 변화와 성찰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많은 문제 중의 하나가 수도권 집중화에서 기인한 것이 많아 지역균형발전이 정말 중요한 문제인데 민변 본부도 이 부분을 더 중요한 의제로 삼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아롬 : 우리는 부조리, 불합리, 불평등을 겪어도 제대로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변은 그런 가운데 적어도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였으면 좋겠고, 그러한 활동 과정에서 저 역시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김진 : 민변이 항상 우리 회원들이 처음 가입했을 때의 설레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남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활동은 전북지역에도 여성회원이 많이 증가하였는데, 여성 소모임을 만들어 공부도 하고 지역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박기봉 : 민변이 권력기관 개혁에 힘을 더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지연 : 그동안 따로 본부에서 주최하는 강의나 위원회 활동은 지역적인 제약으로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상황으로 인해 화상을 통한 강의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어 지부회원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아 긍정적인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민변 디지털 도서관, 화상을 통한 강의나 회의를 잘 활용하여 전국 각 지부의 회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서 함께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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