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성명]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에 대한 ‘국가 기본계획’의 부실을 우려한다.

2019-07-25 51

[공동성명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에 대한 ‘국가 기본계획’의 부실을 우려한다.

 

1. 현재 정부는 ‘제4차(2020년~2024년) 국가안전관리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7월 말 국무총리에 보고하여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기본계획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근거하여 5년마다 수립하는 국가의 국민 생명 안전에 관한 청사진이다.

우리는 정부가 수립하고 있는 이 기본계획이 과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종합적 대책이 될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이 든다.

 

2. 과정과 내용 모두가 부실하다. 이 때문에 국가 기본계획에 따라 연이어 수립될 중앙부처의 ‘집행계획’과 시․도 등 지자체의 ‘안전관리계획’의 부실 역시 염려된다.

국민안전 종합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제4차 국가안전관리 기본계획’의 ‘국민의견 수렴’은 국민신문고(정책참여-정책토론란)에 2주간(2019.06.24~07.08) 간 게시되어 16명의 참여가 고작이다. (찬성 12 반대 2 기타 2)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위해 활동해왔던 관련 분야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수렴도 없었고,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 재난 참사 피해자들의 의견수렴도 없었다.

 

3. 국민신문고에 올린 기본계획안을 살펴보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문재인 정부가 작성한 것인지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는 방향은 긍정적이나 내용이 허술하다. 

대부분의 계획은 그간 우리 사회의 심각한 재난 참사와 산재 등에서의 교훈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고 기존의 내용을 함께 모아 반복해 놓았다.

특히 매 참사마다 반복되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피해자들의 인권보장과 지원체계 마련’, ‘안전사회 건설의 주체로서 시민과 피해자의 참여’ 대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시혜적 관점과 공급자 중심의 재난 관리 정책이 여전하다.

안전은 국가의 시혜가 아니다.

국가의 안전기본계획은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 보장이라는 인권적 관점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지난 정부의 국가안전관리 기본계획들은 각 정부 부처 계획과의 상호 연계성이 부족하여 통합성과 조정성이 약화되고 결과적으로는 실행력이 담보되지 못하였다. 형식적 국가안전관리계획이 되었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4.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국가안전관리 기본계획 확정을 유예하고, 관리적 접근이 아닌 권리의 주체인 국민의 관점 ․ 인권적 관점에서 재수립되어야 한다.

2) 안전은 국내의 외국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보장되어야 한다. 안전권의 주체는 ‘국민’으로 한정하지 않고 ‘사람’으로 하여야 한다.

3) 기본계획뿐 아니라 국민안전 정책 수립 과정에 있어 피해자와 국민들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4) 각 부처의 계획과 상호 연계성 및 통합성을 확보하여 실효성 있는 국가안전 대책이 되어야 한다.

5) 이를 위해 각 부처는 해당 분야 안전계획 수립에 있어 관련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6) 위험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안전영향평가, 피해 후 공동체 회복과 추모 등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7) 피해자의 인권보장과 지원체계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8) 중대 안전사고에 대한 원인과 대응의 적절성 점검, 대안 마련을 위한 상시적·독립적 조사기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9) 중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 대선 공약이기도 한 ‘중대재해기업 책임법’ 제정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10) 산재사망 절반감소의 실질화를 위해 위험의 외주화 금지, 중대재해기업 처벌 강화, 노동자 참여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 대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11) 정부와 공공기관이 노동자 안전과 지역의 안전을 위해 사용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노동안전을 위한 인력·예산·제도개선을 실질화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히 수립되어야 한다.

 

5. 우리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 메르스 사태와 포항 지진, 제천과 밀양 화재, 고 김용균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의 사망사고와 연이은 건설 현장 추락사 등 최근의 안전사고들을 생생히 기억한다. 나와 내 가족도 언제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함께 아파했다.

 

“국가가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이만하면 됐다 하셔도 또 챙기고 챙기겠습니다.”라고 한 대통령의 약속이 미사여구로 그쳐서는 안된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달라야 한다.

 

2019년 7월 25일

 

재난 참사 및 산재 피해자 단체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크워크,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준비위원회, 산재피해자가족모임 ‘다시는’, 한국어린이안전재단

인권 및 안전 관련 단체

공공교통네트워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노동건강연대,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생명안전 시민넷, 안전사회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일과건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환경보건시민센터

첨부파일

190725_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에 대한 ‘국가 기본계획’의 부실을 우려한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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