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씩 소중하게

2015-07-28 30

한걸음씩 소중하게

 

–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6기 조미연

 

1. 들어가며

2015년 7월 18일부터 19일까지 전주 모악산 건강힐링체험장에서 전주전북지부와 전북대·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의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한 워크샵이 있었습니다. 저는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인권법학회 동행 학회장으로 5명의 원우들과 함께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워크샵은 1박 2일 일정이고 첫 날 오후 2시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였을 때 굉장히 빡빡한 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실은 작은 제의에서 출발하였으나 이 무더운 여름 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추진되었고, 따스한 온기로 남게 된 이 날의 기억을 먼저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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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중한 인연을 한자리에서

무엇보다 워크샵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소중한 인연일 것입니다. 캠프 시작 무렵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4세션의 강연일정은 오히려 감초였습니다. 첫 강연은 캠프 참가예정자 29명 전원의 이름을 노래로 열창하며 ‘통일운동의 역사와 방향’을 주제로 한상렬 목사님께서 시작하셨습니다. 수많은 방북경험을 토대로 대한민국의 진정한 민주화와 통일의 상관관계, 통일시점에 대한 내면의 물음과 목표의 필요성 그리고 탈무드를 인용한 이야기 등 ‘명사의 말이 명언’이라는 말의 의미를 깨달게 해주신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통일을 위한 ‘단결’의 첫걸음은 ‘결단’이라는 말씀이 유독 와 닿았습니다. 탈무드 속 정답과는 다르게 머리는 둘인데 몸은 하나인 것에 대하여 머리 하나는 아픈데 다른 하나가 아파하지 않는다 한들 한 몸은 역시 한 몸이지 않겠는가라는 한목사님의 답변도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어느 한 말씀도 흘려들을 수 없는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대한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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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영기 활동가님께서는 주된 활동내용 및 목표를 소개하시면서 경험담을 통해 시민단체의 희노애락을 표현하셨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직접 보고·들을 기회가 없던 시민단체의 지역자치 운동 이야기로 말미암아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활동과 그 연계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을 보낸 후 이어진 세 번째 강연에서는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활동가님께서 마이크를 잡으셨습니다. 20년 넘게 이어진 전북지역에서의 환경운동과 단체의 활동역사 및 현황,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맹꽁이 이야기 등을 현실감 넘치고 아주 즐겁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워크샵에 참석했던 일부 원우들은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앞 인공호수에서 맹꽁이 소리를 들었다며 보호 종이라는데 왜 이렇게 흔하냐는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환경단체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 같다고 화기애애했습니다.

마지막은 전북민주노총 이창석 사무처장님께서 멋지게 정점을 찍어주셨습니다. 민주노총에서 활동하는 분을 직접 뵙게 된 것만으로도 설레는 만남이었는데, 노동운동이란 노동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 라는 물음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이며, 민주노총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부조리한 상황과 법에 대한 이야기 등을 해주셨습니다. 유려하신 입담에 다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집중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집회 및 시위 그리고 파업 등에 대하여 누군가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주장을 하려거든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하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개개인의 사람들의 가치관을 떠나 대다수는 정작 상대적 소수의 사람들이 왜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불법행위가 될 수 있음을 알면서까지 행동해야 하는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민주노총 활동을 하면서 전과를 갖게 되었고 지금도 집행유예 중이라는 이창석 사무처장님의 말씀은 두고두고 왠지 모를 씁쓸한 여운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3. 한걸음씩 소중하게

좋은 자리, 훌륭한 강연 그리고 소중한 만남까지…. 이 모든 것은 전주전북지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들의 모임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기에 관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2014년 하반기 전북대·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학생들과의 간담회를 기회로 2015년 3월 전주 모악산 등반, 5월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생들과의 간담회 그리고 하계방학 중 이번 워크샵까지, 법학전문대학원생들과 꾸준히 교류를 이어왔고 매번 작은 건의사항 하나 그냥 넘기지 않고 반영해 주셨습니다. 인권법학회를 중심으로 학생들과 연락망을 구성하고, 특별회원 모집에도 힘쓰면서 보다 가까이에서 민변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게 해주신 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시민단체 등이 수십년간 활동해온 흔적을 보고·듣고·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해준 민변의 내일이 기대됩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어디선가 작은 불씨들이 피어나고 있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체감한 현실에서는 “변호사는 사회 정의를 수호하고 기본적 인권을 옹호함을 그 사명으로 한다.” 라는 변호사법 제1조 제1항 변호사의 사명이 그저 문언일 뿐이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컸기에 이번 워크숍의 감동이 더 크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쉽지 않지만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점점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어쩔 수 없이 때로는 외롭고 힘이 들어도 결국은 ‘사람’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 스스로 되새깁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렇듯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들의 모임이 좋은 매개이자 주체로서 항상 함께할 것만 같습니다. 작은 발걸음이라도 한걸음씩 소중하게 나아가는 민변의 모습과 내후년에는 저도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기를 고대해 봅니다. 따뜻하고 설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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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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