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평]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유죄판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논 평]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유죄판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오늘 법원(수원지방법원 형사 12부 부장판사 김정운)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 전원에 대하여 내란음모와 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의 유죄를 인정하고, 이석기 의원에게 징역 12년 등의 중형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은 재판 초기부터 녹취록의 오류, 녹음파일의 위ㆍ변조 가능성, 증인의 불확실한 증언 등으로 사실관계 확정 자체가 무리였다. 그나마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도 내란음모와 선동을 인정하기에는 매우 힘든 사건이었다. 실제로 내란음모가 이루어졌다고 하는 이른바 5. 12 모임 참석자의 절반이 여성이었고, 나머지의 절반은 군에도 안 갔다 온 사람들이었다. 이른바 총책과 주요 간부들이 사전에 모임 한 번, 의사소통 한 번 없었고, 내란에 대한 결의문 한 장이나 구체적인 계획 하나 없었으며, 나아가 현 정부의 전복에 대해서 누구 하나 단 한 마디 언급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내란음모의 유죄를 인정하였다.
참담하다. 사법부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이다. 그런데 오늘 재판부는 그러한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시계를 30년 전으로 돌렸다. 부림 사건은 33년, 유서대필 사건은 23년 만에 진실이 밝혀졌다. 이 사건 역시 그러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가? 역사를 제대로 돌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이 다시 뿌려져야 하는가? 오늘 재판부의 잘못된 판결은 고스란히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귀결될 것이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오늘의 판결이 항소심에서 바로잡히기를 바란다.
2014년 2월 1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장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