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꼬리만 자르고 만 검찰의 민간인 사찰 수사

2010-08-11 166

[논 평]


꼬리만 자르고 만 검찰의 민간인 사찰 수사


 


지난 6월 21일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이명박 대통령의 비방 동영상을 개인블로그에 올린 김종익씨에 대해 불법적인 사찰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었다. 이에 더하여 노총 간부나 현직 국회의원 부인 등에 대한 민간인 사찰 사실도 언론에 의해 알려지면서 현 정부의 광범위한 사찰 실태에 대한 국민의 공분과 진상 규명 요구가 끓어올랐다.


 


오늘 검찰은 지난 한 달여간에 걸쳐 수사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 3명을 기소하면서 사실상 수사를 종결지었다. 그러나 우리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보고 극히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의 이인규 지원관등에 대한 기소 처분은 민간인 사찰 의혹 제기 이후 언론 등을 통해 이미 명백히 확인된 범위를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의 문제의 핵심은 어떻게 아무 법적 권한도 없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민간인을 사찰할 수 있었느냐이다. 이런 일을 정부 핵심층의 지시나 관여 없이 실무자급에서 착수하고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므로, 불법 사찰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상부의 관여 전모를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었으나 검찰은 이에 대해 한발도 앞서 나간 바가 없다.


 


애초 우리 모임이 지적한바와 같이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기 훨씬 전에, 검찰은 김종익씨에 대한 기소유예처분과정에서도 불법사찰의혹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덮어 주었고, 특별수사팀 발족 이후 총리실에 대한 압수수색절차를 진행했다고 하나 당사자들에 대한 소환과 조사가 이루어진 후에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여 총리실로 하여금 이미 중요한 파일을 훼손, 은닉할 시간을 벌어주었다. 또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이들로부터 사찰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문서가 발견되고 이 비서관이 업무와 무관한 지원관실 워크숍에 참석한 사실도 밝혀졌음 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을 한차례 소환조사 한 것 외에는 박영준 국무총리실 차장 등은 수사도 하지 않는 등 현 정권과 관련된 중요 의혹에 대해 소극적이고도 제한적인 수사로 일관해 왔다. 결국 검찰은 사건의 핵심을 파고 들어가기를 거부하고 국민들의 공분을 잠재울 꼬리 자르기 수사에 급급해 온 것이 오늘 수사결과로 드러난 것이다.


 


모임은 검찰에게 진정 국민을 위해 권력을 향해 칼날을 거둘 수사 의지가 있다면 지금에라도 성역 없는 수사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이 사건의 진상과 규모, 관여범위를 가장 잘 알고 있을 총리실과 청와대는 민간인 사찰과 증거 인멸 시도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스스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2010년 8월 1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김 선 수

첨부파일

0811_[논평]꼬리만 자르고 만 검찰의 민간인 사찰 수사_사무_04.pdf.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