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의 활동] ‘희망과 연대의 날’ 행사 참가 후기

2012-06-28 105

‘희망과 연대의 날’ 행사 참가 후기


글_8기 인턴 정유림

 


  하늘에서는 분명 폭죽이 터졌다.


  2009년 여름 평택,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옥쇄파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공장 앞에서 연대대오들은 노숙을 하며 지냈었다.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묻기 위해 폭죽을 터뜨려고 그날 하늘을 수놓은 폭죽들은 우리는 살고 있다는 절규와 끝까지 싸워 이길거라는 희망이었다. 그때 당시, 공권력은 최루액을 하늘에서 뿌렸고, 그 숨을 쉴수가 없는 냄새는 그로부터 2년뒤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다시 맞이하였다. 최루액 냄새가 가득한 거리, 우리는 방송차에서 들려오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잘살고 있다라는 목소리를 들었다.


  2012년 현재, 새내기였던 대학생이 졸업반이 되었다. 이 단편적인 기억들은 쌍용자동차 문제는 22번째의 노동자의 죽음으로 대한문 앞 분향소의 쓸쓸한 풍경으로, 희망버스 탑승자들에게 무자비한 벌금 폭탄으로 우리 앞에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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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6일 희망과 연대의 날이라는 주제로 우리는 한곳에 모였다.



  이 날은 살인정권 규탄! 정리해고 철폐! 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와 해고자복직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의 주최로 열렸고, “함께 걷자! 함께 살자! 함께 웃자!” 슬로건으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1시에 여의도 광장에서 모인 우리는 1부 ‘연대마당’을 시작하였다. 기획단들이 준비한 여의도 광장의 풍경은 흡사 축제의 모습이었다. 국회의원부터 시작해서 공지영작가 등 다양한 유명인사들이 자리를 하였고, 가족단위의 참가자들도 눈에 뛰었다. 특히 김진숙 지도위원이 희망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직접 강정마을, 쌍용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승리를 말하며 함께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은 오늘의 하루를 더욱 설레이게 했다. 우리는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행진을 함께 진행하였다. 평화적인 행진임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경찰은 가는 곳마다 길을 막아섰고 지하철 입구까지도 막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함께 웃으면서 인도를 통해 우리가 위로해야할 노동자들이 있는 그곳, 대한문을 향해 걷기를 시작했다.


  거리에서 배우는 희망이었다.



  약 2~3시간 정도 걸은 후에 도착지가 보이는 시청 앞에서 경찰들이 인도를 막아서기 시작했다. 경찰들이 인도를 막은 이유는 바로 앞에는 횡단보도가 없다는 이유였다. 명백히 우리는 인도로 걸어갈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조차도 보장받을 수 없었다. 노동위원회 위원장이신 권영국 변호사님이 자신의 변호사증을 꺼내시고 맹렬히 경찰서장과 싸우셨다. 길을 열지 않으면 자기를 체포하라는 변호사님과 전명훈 간사님을 숫자를 헤아릴 수도 없는 검은 공권력의 무리속에 사라지셨으며, 시민들도 연행을 해갔다. 누군가가 내옆에서 연행을 당하면 항상 느끼는 감정 중 하나인 억울함이라는 감정과 함께 분노라는 감정이 교차하였지만, 이번에는 희망이라는 처음 들기 시작했다. 같이 거리를 지키는 시민들, 거리의 변호사라는 닉네임인 권변호사님의 본모습을 보았으며, 전간사님의 든든한 모습은 모두 거리의 희망이었다. 다행히 권변호사님과 전간사님의 경찰이 격리조치로 끝났었다. 대한문에 도착한 우리는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범국민공동행동 “함께 말하자” 행사를 참여하였다. 특히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어린 자녀분들이 연주한 난타공연은 정말 유쾌하고 즐거웠지만, 해고노동자들이 어느 한가정의 가장이었음을 직시해주었다.


  거리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주점들이 차려졌다.



  흡사 대학의 축제의 모습같지만 그날 저녁의 대한문의 풍경이었다. 2부 ‘희망마당’이 시작되었고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는 ‘돌려차기’의 주최로 집회할 자유! 연대할 권리!를 외쳤다. 첫 무대를 야마가타 트위스터라는 아티스트가 정말 파격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는데 바지를 벗었을 때 강문대 변호사님이 특히 좋아하셨다. 박치현 변호사님과 함께 자리를 잡고 박주민 변호사님이 나오시는 토크콘서트를 보았다. 박주민 변호사님이 우리가 집회에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권리들을 하나하나 설명해주셨다. 물론 대법원에서까지 보장해준 우리들의 권리가 바로 오늘도 변호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켜지지는 않았다. 주점에서는 조영선 변호사님과 함께 송경동시인과 영광스럽게 막걸리를 즐겼다. 우리는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쫄지말고, 지금처럼 축제를 즐기면 될것이다.


  여름은 항상 뜨겁다.


  대학내내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투쟁!”의 구호를 외쳤었다. 우리가 오늘 외쳤던 쌍용차 해고자 전원복직,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희망의 버스 승객들에 대한 사법탄압 중단은 언제 실현이 될지도 모른다.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23번째의 죽음이 다가올 수도 있을것이고, 민변에서는 벌금 폭탄을 받은 분들과 관련된 업무가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 국가는 우리의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고 자본의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져가 우리의 상처는 아물 시간이 없다.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상처는 우리가 함께 함으로서 치유될 수 있다. 함께 땀을 흘리고 물대포를 맞았던 기억들이 공유된다. 작년 여름에는 직접 듣고 싶어도 들을 수가 없었던 김진숙 지도위원의 육성을 우리는 들을 수가 있다. 우리는 또 다른 희망으로 이 거리를 다시 찾을 것이다.


  우리는 분명 잘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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