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포보 고공농성장 지지 방문을 다녀와서
이포보 고공농성장 지지 방문을 다녀와서
지난 7월 29일, 이포보 위에서 4대강 공사 중단을 위한 고공농성중인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을 지지하기 위해, 민변을 대표하여 김칠준, 서선영, 송상교, 조숙현 변호사와 어중선, 유현경 상근간사가 현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야당의원들은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는 플랭카드를 펼치고 이포보 위에서 8일째 농성중인 활동가들에게 부족한 식량과 물품을 전달하려고 하였으나, 경찰과 공사업체가 전혀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각 단체와 시민 200여명이 모여 ‘4대강 검증특위’와 ‘이명박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습니다. 법정 홍수기에도 공사를 강행하면서 여론 수렴이 아닌 사업 홍보만 늘리고 있는 정부와는, 대화하는 것조차 정말 힘이 듭니다. 이포보와 함안보에서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무사 귀환을 바래봅니다.
아주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는 날, 집회장소보다 10도는 더 뜨겁다는 보 위의 활동가들을, 그저 멀리서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함성으로 활동가들을 격려하고, 거리행진을 하였습니다. 찬성 측 주민들이 건너편에서 귀에 담고 있기 힘든 욕설을 뿌려댔지만, 저들 역시 4대강 사업의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역사회를 두 동강이 내고 평생해도 못할 만큼의 욕설을 하는 것이 행복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포보 공사현장은, 활동가들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지만 상관없다는 듯 공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오전에 현장을 방문하고 활동가들을 만난 원희룡 의원은 ‘공사 관계자들이 말하길, 저 보 위에 올라간 것이 별로 공사엔 지장이 없다고 하더라’는 공사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업체는, 보 위의 활동가들에게 ‘공사장퇴거및공사방해가처분신청’을 통해 하루에 5백만원씩의 비용을 청구하려 하고 있습니다.
뭔가 구린 점이 있는지 대화만 하자고 해도 무시하고 억압하는 정부가, 민주공화국을 표방하는 정부가 맞는지 답답한 마음이 앞섭니다. 촛불집회 때 명박산성을 쌓았고, 촛불국면의 탈출용 사과 이후 촛불을 비난하던 모습에서 이 정권의 사오정 정치를 알아보긴 했습니다. 하지만 4대강 공사가 옳다고 생각한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대화에 응하기를 바랍니다. 공사 잠시 중단하고 대화로 풀어갑시다. 고공농성 등을 과격한 방법이라 비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대화 좀 하자는데 국민의 입을 막아서고 있으니, 어떤 방법으로 대화를 시도해야 하겠습니까.
너무나 답답한 마음에, 현장의 분위기를 전해드리는 것보다 정권에 대한 질타와 요구만 늘어놓은 것 같습니다. 4대강 공사 중단을 위한 활동들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으나, 정권은 거기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포보, 함안보의 활동가들은, 올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묵살하고 나면, 또 다른 더 심한 활동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정부가 이제는 제발, 대화에 응하기를 바래봅니다.
– 글 / 환경위원회 어중선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