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회원여러분,
2010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연휴 기간동안 쉬시면서 한 해 계획을 잘 세우셨는지요.
지난해 우리 모임은 참 많은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민운동 연합체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서 새해를 맞이하여 모임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기로 하였다는 것도 그 증표의 하나입니다. 짧지 않은 감사문을 인용합니다.
< 귀 단체는 지난 한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인권이 침해당하는 곳이라면 그곳이 용산 참사 현장이든, 경찰서 유치장이든, 법정이든 어디라도 달려가, 국가권력과 법 앞에서 절망하는 시민의 든든한 방패이자 버팀목이 되어주셨습니다. 외롭게 싸우는 시민, 운동가, 단체에게 귀 단체는 든든한 동지였고, 법률적인 조언자였으며, 믿음직한 변호인이었습니다.>
모임이 이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은 어느 한 사람의 힘이나 , 한 사건만을 계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 것입니다. 오랜 기간 여러 회원들이 고생을 함께 해 나가면서 쌓여진 것입니다. 더구나 지금 우리 사회 상황이나 민변을 둘러싼 여건 그리고 회원 개개인들이 변호사를 업으로 수행하는 일반적인 조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민변이 최소한의 책무를 감당하였다는 평가는 더욱 저의 가슴을 뿌듯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가 단지 감사를 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보다 더욱 그 역할을 성실히 하여 달라는 요청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자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패만으로 민변이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을 다 하였다는 자족감에만 젖어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2010년은 경술국치 100년, 5.18 광주항쟁 30년 , 6. 15 남북공동선언 10돌을 맞는 해입니다. 우리 민족이 걸어온 큰 고비고비를 되새기게 하는 한 해, 더욱 많은 일들이 우리 모임과 회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민변은 올해에도 회원 여러분 한 분 한 분과 함께 사회의 요청에 성실히 부응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회원수가 600명을 넘는 작지 않은 살림을 꾸려가는 집행부로서 모임의 일상적인 업무와 활동에 매몰되어 정작 중요한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을 한다는 이유로 회원들간의 소통이나 배려가 뒷전에 쳐진 것은 아닌지 늘 성찰하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민변의 역할은 회원 개개인 모두의 온전한 활동이 기반이 될 때만 그 지속성과 발전성을 담보할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 모두가 민변이라는 모임을 통해 보람과 행복을 만들어 내고, 그 보람과 행복이 모여 민변의 힘이 되고, 그 힘이 어려운 시기를 지내는 국민 모두에게 위로와 도움이 될 것이며, 결국 민주사회를 이루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올 한해도 모임과 함께 자주 만나뵙게 되기를 바라며, 회원 여러분과 가정에 내내 건강과 복이 깃드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