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더 많이 못해서 아쉬워하는 마음, 민변 – 김진 변호사 인터뷰

2010-01-11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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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그녀의 걸음걸이에 괜한 인터뷰어의 마음까지 분주해졌다. 막상 마주앉은 것은 처음이었지만, 민변 사무실을 지키다보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름 중의 하나. 김진 변호사와의 인터뷰는 없는 시간을 쪼개 앉아있는 통에 살짝 들뜬 분위기 가운데 진행됐지만, 싫은 내색은 추호도 않았던 그녀 덕에 시종 유쾌할 수 있었다. 낯간지러운 말은 피하는 기색이었지만, 당당한 말투와 진솔한 표정은 이미 많은 말들을 건네고 있었다.


새 여성위원장이 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민변 내에서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게 되셨는데, 수임을 결정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단지 순서가 되어서 맡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차례가 와서 직분을 받아드리게 된 것이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열정적인 민변 변호사님이라는 주위의 추천이 많았습니다. 지난 2007년까지 민변의 사무차장을 지내셨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민변의 여성위원장으로 복귀하시기 까지 지치시거나 힘드셨던 것은 없으셨나요?


특별히 힘들거나 어려웠던 것은 없었다. 이전의 많은 사무차장님들이 임기를 마친 후에도 바로 업무에 복귀해 활동하시는 모습을 봐왔었는데 오히려 나는 잠깐의 휴식기를 가졌었다. 여성위원장 활동을 해나가는 데에도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본다. 워낙 여성위원회 변호사님들이 열성적이시기 때문에 위원장이라고 해도 할 일은 많지 않을 듯 싶다.






최근 근황이 궁금합니다. 요즘 중점을 두고 계시거나 참여하고 있는 사안이 있으시다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노동 사건을 주로 다루고 있다. 전교조 관련 사건이 현안인데 여기에 중점을 두고 활동 중이다. 관련 사건이 많은데 간단히 진행 상황을 정리해 본다면, 현재 기소만 되어있는 상태인 전교조시국선언 형사사건, 교육청의 항소로 2심을 준비 중인 일제고사 해임 교사 사건, 역시 항소심 중에 있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 형사사건 정도가 있겠다. 


정말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주변 분들의 말씀처럼, 잠깐 뵙는 동안이지만 김진 변호사님의 넘치는 힘을 느낄 수 있는데요, 김진 변호사님을 이렇게 열정적으로 살게하는 동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외모를 두고서 하는 소리인가?(웃음) 특별히 열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민변이 재미있어서 한다. 많은 변호사들이 민변 변호사가 되기위해 변호사가 된다고들 한다. 더 많이 못해서 아쉬워하는 마음, 나 역시도 그런 것 때문에 활동하고 있다.


매번 변호사님을 만날 때마다 드리는 질문입니다. 김진 변호사님이 민변활동을 해나가는 데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가치는 무엇입니까?


다른 변호사님들은 이 질문에 대해 어떤 대답을 하나? (설명을 듣고) 글쎄, 앞선 인터뷰에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던 변호사님들과는 달리 나는 딱히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 굳이 말한다면 ‘닥치면, 최소한은 하자’이다.






김진 변호사님의 대학시절이 궁금합니다. 어떤 계기로 민변변호사로 활동하게 되셨나요?


대학시절, 특별한 것은 없었다. 상근 변호사인 송상교 변호사와 같은 서클활동을 하기도 했다. 다만 다른 민변 변호사들과는 달리 운동권에 좀 거리를 두는 편이었다. 4학년까지 진로를 두고 방황하다가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변호사가 되었다. 애초에 검사가 되겠다는 꿈이있었으나 연수원 생활을 하며 실망한 부분이 있었고 앞서 말한대로 민변변호사가 되기 위해 변호사가 된 케이스에 속하게 되었다. 민변 활동이 재밌어보였다. 이런 활동을 하는 전문가 집단, 재밌어 보이지 않는가?


변호사 생활을 하신지 10년차를 넘기셨다 들었습니다. (12년차) 특히, 민변과 함께 했던 지난 변호사 생활에 대해 간단한 소회를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최근 민변 사무실에 로스쿨 학생들이 드나들며 실습을 하고 있는데 선배로써 법조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전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로스쿨 시스템에 대해선 잘 모른다. 다만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연수원 시절부터 ‘이제 변호사 되면 입에 풀칠도 하기 힘들다’, ‘변호사 좋은 시절은 다 갔다’는 등의 말을 많이 듣게 될텐데, 실상 나는 예전보다 더 영역이 다양해지고 활동의 폭이 넓어졌다고 본다.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같다.
민변에서의 활동을 통해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아쉬웠던 것은 능력있는 회원들이 민변활동에 있어서는 역량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왕하는 것, 좀더 프로페셔널하게 활동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날씨가 몹시 추워졌습니다. 추운 날씨를 견디는 김진 변호사님만의 요령이 있나요?


내복이다. 나는 11월부터 6월까지 내복을 착용한다. 어려서부터 내복을 입지 않았던 적이 없었는데, 추위를 이기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한다.






2010년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나가는 민변의 뉴스레터입니다. 개인적인 새해의 소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0년 째 바뀌지 않는 소망이 있다. “돈 좀 벌고 살 좀 빼자.”(웃음) 사건을 다루는데 개인적으로 나태해지고 소홀해지는 측면이 있는데 올해에는 내가 활동하는 노동의 영역에서 힘을 다해 활동하고 싶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쉽게 포기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주변에서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쉬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쉬지 않고도 잘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민변의 회원 분들과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일반 독자들에게 간단한 새해인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구글에 가면 이명박 대통령 퇴임 카운트다운 위젯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미워하라는 말이 아니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모두 같이 분발했으면 좋겠다. 이명박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쉽지만 대안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글_오대양 (3기 인턴)
사진_강진향 (3기 인턴)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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