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입법촉구대회 참관기

2009-11-30 132

 

<참관기 – 시급히 통과시켜야 할 ’13개의 서민입법’ 촉구대회>




1. 10시 30분 – 시간은 흘러가는데…




원래 국회도착 예정은 정오였다. 그런데 오전부터 문제가 생겼다. 문서자료를 우리 민변에서 준비해오기로 했는데, 프린터기가 고장 난 것. 바쁠수록 문제가 비비 꼬인다는 ‘태클의 법칙’은 오늘도 어김없이 발휘되었다. 부랴부랴 수리를 끝낸 후, 택시를 타고 가서야 간신히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2. 12시 30분 – 국회도착




무사히 국회에 도착하자 참여연대 및 일부 시민단체에서 먼저 와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언자 및 관계자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고, 간식을 먹으며 편안한 상황에서 행사가 이루어져, 대체적으로 자유로우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에서 촉구대회가 준비되었다.




3. 시작 – 서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중요 ‘서민입법’발표회




전체 사회를 맡은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님의 인사와 백승헌 민변회장님의 대회사로 대회가 시작되었다. 현재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큰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민입법이 통과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셨다. 이번 법안의 선정기준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①문제의 심각성 ② 시급성(시급히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는 문제인지 여부) ③ 입법의 준비성(예전부터 입법의 필요성 등에 대해 상당히 논의되었던 바 있는지 여부)




4. 법안 촉구의 변




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 동지동사람들 엄병천 대표




  엄 대표는 현행 사회복지제도의 사각지대가 존재함을 지적하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복지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행법에서는 사실상 연락도 되지 않고, 얼굴조차 본지도 오래 되었더라도 부양의무자가 있는 것으로 등록되어 있으면 지원급여가 전혀 지급되지 않고 있다. 또한 지원금 액수로는 도저히 생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기 위한 소정의 근로를 하게 되면 지원급여가 끊겨버리는 상황이 되어, 오히려 현행법은 사회적 약자의 건전한 근로의욕을 꺾고 있음을 문제 삼았다.




나. 고등교육법 개정 : 배유진 숭실대학교 총학생회장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우리학교 학생이 대표로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움을 느끼게 되었다. 배유진 숭실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정부가 추진한 취업 후 상환제는 조삼모사적 정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등록금 상한제가 동반되지 않는 취업 후 상환제는 오히려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부추길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학교 측의 재정을 학생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 할 것이 아니라, 국가의 지원증가를 통해 학교 재정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등록금 상환제의 도입을 통해 등록금의 인상을 최소화할 때만 비로소 취업 후 상환제가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 학교급식법 개정 : 배옥병 안전한 학교급식 운동본부 상임대표




  배 상임대표는 올바른 학교급식의 두 가지 선결조건으로 ‘음식위생의 안정성’과 ‘무상급식원칙’을 들었다. 이를 위해 학교급식, 식품안전을 통합 관리할 기구가 필요하며, 광역 단위에서 지원센터 설치 의무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의 중고등학교 80%이상이 위탁을 통해 급식이 이루어지는데, 위탁업체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므로 광우병 소고기 등 비위생적인 식재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예외적 위탁규정 조항을 삭제하여 안전한 우리 농산물을 직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라. 고용보험법 개정 : 최영미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사무처장




  ‘현재 정부가 일자리가 증가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희망근로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일자리가 상승한 것일 뿐이며 희망근로가 끝날 시 실업이 폭등할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최 사무처장은 지적했다. 앞으로 고용지원 필요인구수가 800만에 육박할 것이며, 비경제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직자들이 편하게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함을 주장했다. 아울러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고용안정망이 이루어지도록 사회적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마. 국가재정법 개정안 :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김 사무총장은 ‘4대강 살리기’라는 명분으로 엄청난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이러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예산심의 기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대상사업을 직접 법률로 규정하고, 그 범위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5. 마치며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 바람직한 방향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기에,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다가도 이내 지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촉구대회나 연대회의에 참가하다보면, 나와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공동의 경주를 하고 있는 ‘동료’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탄뿐이지만, 그러한 ‘혼자들’이 모여 연대하고, 공동체를 조직하며 공동의 노력을 이루어가다보면 공동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번 서민입법 발표대회 자체만으로 사회의 큰 반향이나 변화를 몰고 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3기 인턴 송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