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인권위][사후 보도자료]
성소수자 환대목회 이동환 목사 ‘정직2년’징계무효확인소송
1심 선고 입장 발표 기자회견
일시 : 2024년 8월 21일(수) 오전 9시 45분 선고 직후
장소 :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
- 귀 언론사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교’)는 2020년 제기된 고발조치를 시작으로 2년이 넘는 시간동안 교회재판을 진행하여 2022년 10월 20일, 이동환 목사에게 정직2년의 중징계를 결정한 바 있었습니다. 교회의 절차와 결정을 받아들이고 목회현장으로 돌아가려던 이동환 목사에게 다시 한 번 동성애 옹호행위에 대한 죄를 묻겠다는 권면서가 날아들었습니다. 이렇게 승복할 수는 없겠다는 결심으로 사회법정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정직2년’ 징계의 부당함을 법정에서 다투는 1년 6개월의 시간 사이에 이동환 목사는 끝내 출교 당했습니다.
- 2023년 2월 2일, 이동환목사재판대책위원회는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로 확대하면서 사회법정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동환 목사측이 주장하는 이 사건 징계가 부당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총회 재판은 이동환 목사의 절차적 권리를 전혀 보장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감리교 교리와 장정 제1403조 제3항 제8항, 즉 동성애 찬성동조를 범과로 삼고 있는 규정은 위헌이고 따라서 이를 이유로 한 징계 역시 무효입니다.
- 재판부에는 교계, 학계, 정치권에서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이동환 목사에 대한 징계의 부당함이 재판을 통해 선언되길 바라는 시민 2,322명의 탄원서가 제출되기도 하였습니다.
- 한편 지난 7월 18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경기연회에서 선고한 출교판결의 효력 정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을 인용하였습니다. 이에 이동환 목사에 대한 출교의 효력은 한시적으로 정지되어 목사의 직과 감리회 산자로서의 지위가 회복 상황에서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 이렇듯 많은 이들의 귀추가 주목되는 “‘정직2년’징계무효확인소송”이 오늘인 8월 21일 수요일 오전 9시 45분,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352호에서 1심 선고가 있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은 각하입니다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문 앞 법원삼거리에서 이동환 목사와 변호인단, 그리고 공동대책위원회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법원의 판결의 주요내용과 발언문을 첨부합니다.
- 귀 언론사의 적극적인 보도를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붙임 1. 기자회견 식순
[기자회견]
성소수자 환대목회 이동환 목사 ‘정직2년’징계무효확인소송
1심 선고 입장 발표 기자회견
일시 : 2024년 8월 21일(수) 오전 9시45분 선고 직후
장소 :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
식순
사회 :오수경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변호인단 발언 : 최새얀 변호사 (이동환 목사 변호인단)
연대 발언 1 : 박경양 (기독교대한감리회 평화의 교회 목사)
연대 발언 2 : 김수산나 (섬돌향린교회 목사)
연대 발언 3 :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당사자 발언: 이동환 목사
성명서 낭독 |
▣붙임 2. 공동대책위원회 성명서
이동환 목사 정직2년징계무효확인소송 1심 선고 결과에 대한 우리의 입장
성소수자를 향한 환대와 축복, 우리는 이 길을 끝까지 가보려 한다!
2019년 8월 31일. 이동환 목사는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함께 하는 축복식’을 공동집례했다. 이 축복은 동성애 지지 및 찬성 행위로 기독교대한감리회 교리와장정 제3조 제8항에 해당하는 이유로’정직 2년’ 징계를 받게 되었다. ‘정직 2년’은 교리와장정에 따라 부과할 수 있는 최대 정직 기간으로 매우 무거운 중징계이다.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2020년 10월 이와 같은 중징계를 선고하였고 총회 재판위원회는 무려 2년이 지난 2022년 10월에서야 정직2년 확정을 선고했다. 그리고 2023년 2월 2일, 이동환 목사와 공동대책위워원회는 이 징계의 무효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오늘 사법부가 그 첫번째 판단을 하였다. 오늘의 결정까지 무려 5년의 시간이 흘렀다. 목회자가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한 개인이 이 길고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다음의 두 가지 이유를 중심으로 ‘정직 2년’ 징계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첫째, 총회 재판은 이동환 목사의 절차적 권리를 전혀 보장하지 않았다. 둘째, 감리회 교리와 장정 제1403조 제3항 제8항은 동성애 찬성 및 동조를 죄라고 규정하는데, 이러한 규정은 위헌적이므로 이 사건 징계 역시 무효이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이동환 목사와 변호인단은 이를 성실하게 소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재판부는 이동환 목사에 대한 감리회의 ‘정직 2년’ 징계에 대해 어떤 판단도 하지 않은 채 각하를 결정했다.
재판부가 이러한 심각한 권리 침해 사건에 대해 각하를 결정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현재 감리회는 자정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불과 몇 년 전, 억지로 ‘동성애 찬성 및 동조’ 죄를 만들고 그것이 교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어설픈 규정으로 공동체 구성원인 이동환 목사의 목회 활동을 2년간 정지시켰다. 이것은 지독한 괴롭힘이며, 교회 안의 성소수자들을 향한 겁박과 다름없다. 이것은 교회라는 종교 단체 안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개인이 이러한 권리를 침해받을 때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면 법원이 마땅히 개입해야 한다. 제재받지 않은 이 징계는 결국 이동환 목사를 출교시키는 데 이르렀다.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며 감리회 안에서 더 이상 성소수자 이야기를 거론도 하지 못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혐오와 차별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 감리회 한 교단만의 문제인가. 전국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앞장서고 공공도서관에서 성평등, 성교육 도서를 폐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곳이 다름 아닌 교회 공동체이다. 또한 타 교단에서도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해당 목회자의 징계를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고 혐오를 확산하는 데 앞장서는 교회 공동체를 사법부마저 방관하겠다고 결정한 오늘의 이 판결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이 투쟁은 이미 이동환 목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성소수자는 어디에나 있고 인류의 역사와 함께 언제까지나 이 사회의 시민으로 살아갈 것이다. 목회자는 응당 종교가 존재하는 한 모든 존재에 대한 축복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회는 성소수자와 공존할 수 없다며, 그들을 향한 축복 또한 죄가 된다고 그 ‘축복’을 규정하며 징계하는 제도를 만들고 있다. 이미 퀴어문화축제가 열릴 때마다 교단별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성소수자 축복을 둘러싼 징계 문제는 더는 이동환 목사만의 문제도 아니고 감리회 내부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는 ‘동성애 지지자’라는 교단의 낙인을 피하지 않겠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더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성소수자 인권 활동에 더욱 동조할 것이다. 그리고 교회가 그 길에 합류할 수 있도록, 성소수자 혐오적인 교회의 이 행태를 끊어내기 위하여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한다. 우리는 항소를 결심한다. 이 싸움의 끝에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그 끝까지 가보고자 한다. 그러니 이 재판을 지켜보는 성소수자들, 특히 교회 안에 있는 성소수자들이 힘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2024년 8월 21일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공동대책위원회
▣붙임 3. 발언문
최새얀 변호사 (이동환 목사 변호인단)
이동환 목사님은 2019년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이 땅의 모든 성소수자들과 사회적 소수자들을 향한 낙인과 혐오, 차별과 배제에 반대한다’는 내용으로 축복식을 진행하였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약 5년동안 지난한 싸움을 해왔습니다.
목사님은 ‘교리와 장정’ 제3조 제4항의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경기연회에서 고발을 당하였고,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정직2년 벌칙을 선고하였습니다. 이동환 목사는 정직2년 처분에 대하여 상소하였으나, 총회 재판위원회는 이 정직 처분을 확정하였습니다. 이후 경기연회는 정직기간이 도과하였음에도 같은 사건으로 재기소하여 결국 출교를 선고하였습니다. 이동환 목사는 상소하였으나 총회 재판위원회는 또다시 출교처분을 확정하였습니다.
현재 경기연회의 출교처분에 대해서는 그 재판절차정지신청 가처분이 지난달 일부인용되었고, 본안인 판결무효확인소송도 1심에서 무변론판결 승소하여 2심 진행중입니다.
오늘 선고된 판결의 심판대상은 경기연회의 처분을 확정시킨, 총회 재판위원회의 정직처분입니다. 2023. 2. 3. 소장 접수 이후부터 1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총회재판위원회의 정직처분은 그 절차부터 명백한 하자가 있는 결정이었습니다. 연회재판위원회의 결과에 불복하는 경우 2개월 이내에 판결하라는 규정이 있음에도 총회는 정당한 사유없이 재판을 지연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벌칙의 집행이 이미 끝난 상태에서 총회재판이 진행되어 이동환 목사는 정직으로 인한 손해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놓쳤습니다. 또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또한 침해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법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정직무효확인 ‘각하’판결을 냈습니다.
법원은 요건사실에 판단에 대하여,
정직판결로 인해 원고의 구체적 권리가 제한되어 있지 않고, 이 정직처분으로 인하여 생계가 어렵다고 주장하면서도 손해배상청구 등을 하지 않은 점, 정직무효판단이 출교무효판단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않으면 확인의 이익이 없는 것입니까? 대리인단은 출교 무효 확인 소송을 구하면서도, 정직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서로의 소는 별개의 것이고, 각각의 확인의 이익을 구하는게 당연한 법리이기 때문입니다. 정직과 출교는 선처분 후처분의 개념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출교 무효확인소송에서 판단을 받아보라는 법원의 판단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본안에 관하여 법원은 기본권 제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은 되나, 종교 단체에 대하여는 그 운영과 목적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하고, 관련 규정이 위법하다고 보기 위하여는 단순하히 절차적 하자가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정의 관념에 반하는 정도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문제는 기본권 충돌에 관한 것으로서 실체적 조화를 꾀하면서 양 기본권의 행사가 보장될 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믿을 수 없습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규정한 것을 어떻게 기본권 보장의 문제라고 보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기계적으로 두 기본권을 판단하는 것이 2024년에 나올 수 있는 판단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와 대비되게,
경기연회 출교처분의 가처분 인용 판결에서 법원은 ‘동성애의 규범적 평가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왔고,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는 점, 세계 각국의 감리회교단과 국내 교단별 동성애에 대한 입장 및 징계 수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출교는 이동환 목사에게 헌밥상 권리 본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동성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의 지위가 대법원에서 확정되었고, 해마다 퀴어문화축제의 참가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의 변화는 성소수자의 법적 지위는 이제는 찬반의 문제가 아닌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로서 논의되어야 함을 반증합니다.
이동환 목사 대리인단은 이 판결 이후에도 경기연회 출교 무효확인소송 항소심, 총회 출교처분 무효확인소송 등 얽혀있는 모든 재판에서 이동환 목사님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법원에서 출교무효확인 소송에서 판단을 받으라고 했으니, 더 열심히 싸워야겠습니다.
또한 현재 이번연도 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기도를 한 6명의 목사들도 고발조치 되었는데, 이 사건들에 대하여도 대응할 예정입니다.
오늘 판결을 강력히 규탄하며 종교계에서의 성소수자 혐오가 사라질 수 있도록 대리인단도 함께 하겠습니다.
박경양 (기독교대한감리회 평화의 교회 목사)
저는 이번 재판부가 헌법 제10조에 반하는 판결을 했습니다. 법원은 국민의 강압에 의한 인권침해, 권리침해에 대해서 가장 적극적으로 보호해야합니다. 그러나 오늘 재판부는 이 헌법적 권리를 무시했습니다. 최근 법원에서 종교와 관련된 재판을 하면서 헌법 제20조의 종교의 자유 운운하지만 종교와 인권침해는 분리된 문제입니다. 민주공화국에서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인권이 침해된다면 그 어떤 이유로도 인권을 보호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 재판부는 이 점을 외면했습니다. 또 오늘 재판부는 이 판결이 가져올 이후의 파고에 대해 제대로 분별하지 못한듯 합니다. 지금 한국 교회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광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만약 오늘 이동환 목사가 확정된다면 모든 교단과 교파에서 성소수자를 옹호하고 성소수자 환대목회를 하는 목사들에 대한 처벌이 줄줄이 이어질 것입니다. 감리회에서는 이미 지난 6월에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이동환 목사와 같이 성소수자 축복식을 했다는 이유로 6명의 목사들이 고발중이고 고발대기중입니다. 또 140명에 이르는 목회자들이 이동환 목사의 재판이 잘못되었다고 성명에 참여했는데 이들을 자격심사위원회에 소환해서 이들 역시 심사위원회를 거쳐 재판에 회부한다 난리치는 상황입니다. 감리회의 차별과 혐오 광풍은 이제 거리에서 법정으로 확장될 것입니다. 이 중세 마녀재판과 같은 종교재판에서 수없이 많은 성직자들이 마녀재판에 쓰러져 나갈 것 입니다. 그리고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목사들의 신심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산더미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오늘 재판부는 우매하게도 이런 현실을 목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강력히 규탄합니다.
한국교회와 감리회에 강력히 경고하며 호소합니다. 감리회에선 1992년에 이동환 목사와 비슷한 종교재판이 있었습니다. 감리교신학대학 변선환 교수와 홍경수 교수에 대한 종교재판입니다. 이 종교재판으로 둘은 교단에서 출교되고 교수직에서 쫓겨났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감리회에서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때도 저들은 교리수호 운운했습니다. 선교 방해 운운했습니다. 오늘 반동성애 세력이 내세우는 이유도 같습니다. 성소수자들에게 축복기도를 하는 것이 선교에 방해가 되고 진리수호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입니다. 논리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옳지 않은 주장입니다. 30년이 지난 감리회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92년 이후 감리회는 신자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이동환 목사의 재판도 그러한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국교회와 감리회가 이 재판을 자신들의 승리인 것처럼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산나 (섬돌향린교회 목사)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기도를 한지 5년여, 오늘 판결이 있기까지 버티고 견뎌온 이동환 목사님, 고생많으셨습니다. 버티고 견디고 애써주셨기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 여깁니다. 마음 깊이 감사합니다.
오늘의 판결은 매우 아쉽습니다.
감리회를 넘어 혐오와 차별을 확산시키고 있는 한국교회에 제동을 걸고 메시지를 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다른 사람들을 지칭하며 죄인이라 못 박을 때가 아니다, 사랑하고 환대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죄를 인지하고 회개 할 때라는 메시지 말입니다.
오늘 사법부의 각하 결정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다시 상기시켜주었습니다. 감리회, 나아가 보수 개신교계의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의 행보를 멈추게하는것, 이동환 목사님을 정직시키고 출교시킨 성소수자 차별법을 폐지하는 것, 평등하고 안전한 교회를 만드는것, 현재 고통받고 있는 퀴어들과 앨라이들이 지금 여기 있다는 것, 우리가 주저앉지 않고 계속해서 큰 벽에 균열을 내고 틈을 내야하는 이유입니다.
이 판결을 감리교를 비롯한 보수 개신교계가 소수자를 괴롭히는 행보가 정당하다는 근거로 활용할테지만 면죄부가 될수 없습니다.
서구의 어느 시대에는 교회가 사회경제를 지배했었고, 이는 피와 죄악의 역사였습니다. 한국교회 역시 사죄하고 회개해야 할 역사들이 쌓여있는데, 레드컴플렉스, 젠더, 무슬림, 성소수자로 대상만 옮겨온 차별혐오의 죄는 깊어만 갑니다. 특히 성소수자를 축복기도하고, 환대하는 목회가 잘못됐다며 이동환 목사를 중징계한 감리교, 그리고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 때 축복기도 한 목사를 소환한 또다른 교단의 소식들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참담함을 느낍니다.
오늘의 교회는 사회 구성원 중 하나입니다. 교회가 사회구성원 중 하나가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피땀흘렸고 투쟁하였고, 이 역사는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일궈갈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여정에 있었습니다. 이 애씀은 오늘에까지 이어지며 그리스도교의 본질과 대치되지 않습니다. 애초에 그리스도교는 그 사회에서 낙인찍힌 사람들, 구성원에서 배제된 사람들, 일찍 죽음에 이르게 된 사람들,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 구조 바깥에 있는 사람들의 종교였으나 감리교를 비롯한 일부 보수 개신교계는 스스로를 부정하는 행보를 딛고 있습니다. 개탄스럽습니다.
법원 판결은 더 나은 세상이 되는데 가장 늦게 등장합니다. 평등을 향한 마땅한 나오기까지 외치고 요구하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여정으로 만들어져왔다는 것을 되새김질하며
이 답답한 벽에 틈과 균열을 내고, 길을 여는 고된 여정을 걸어온 이동환 목사님과 공대위의 여정에 끝까지 함께 동행하겠다 다시 다짐합니다.
“모두가 잘 지낼 수 있는 세상이 어떤 세상일지를 상상하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구조 바깥에 존재하는 아웃사이더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며 틈을 내는 사람들, 성서가 가르치는 사랑의 길을 따라갔을 뿐인 이동환 목사님, 수많은 앨라이, 연대인, 성소수자 당사자분들의 여정에 다양한 그리스도인들의 손길, 발길, 기도를 요청드립니다.
만들어온 작은 틈이 더 넓어지게, 곳곳에서 균열을 내고 소란을 일으키는 연대의 길에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안녕하세요?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이호림입니다.
어제 문득 ‘축복’이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았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축복은 “행복을 비는 일”입니다. 누군가의 행복을 비는 일이 어떻게 죄가 될 수 있을까요? 그 누군가가 단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교회 공동체에서 징계하고, 추방하는 일이 어떻게 정당화 될 수 있을까요? 사회적 낙인과 혐오,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는 성소수자들과 연대하고, 이들의 행복을 빌며 신앙을 실천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징계 규정을 신설하고 실제 적용한 교단의 행위를 어떻게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종교의 자유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오늘 1심 법원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는 부정의를 사실상 승인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동성애라는 성적지향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낙인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더이상 용납 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현재 우리 사법부의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1심 법원은 그 시대착오적인 낙인에 기반한 목회자에 대한 징계를 용인하는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역행하고, 종교라는 이름의 폭력을 방치하는 실망스러운 판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환대와 축복, 사랑이 이기는 사회로 나아갈 것 입니다. 우리의 길은 넓어지고만 있습니다. 고 임보라 목사님이 만들어 온 성소수자들과 함께하는 연대의 길에 이동환 목사님을 포함한 수많은 종교인들이 함께 했듯이, 이동환 목사님의 곁을 지키며 성소수자의 행복을 비는 목회자들이 우리의 길을 또다시 넓히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함께 해 또다시 감리회 동성애 대책위원회에 고발당한 6명의 목회자들, 이동환 목사님의 출교판결을 규탄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중단을 촉구한 135명의 목회자들까지 평등과 존엄의 여정에 더 많은 종교인들이 합류하며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서로의 행복을 빌며 끝까지 함께 합시다. 무지개행동도 이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동환 목사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과 취재를 위해 와주신 기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정직 2년 징계에 대한 1심 선고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방금 전 결과가 나왔는데요. 유감스럽게도 각하가 되었습니다. 법리적인 내용은 앞서 변호사님께서 말씀해주셨으니 반복하지는 않겠습니다.
사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라서 여러 버전의 발언을 준비하였는데 그래도 최악의 버전을 꺼내들게 되어 매우 아쉽습니다. 저는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재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감리교 재판법 3조 8항에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에 찬성하거나 동조하였을 때 정직, 면직, 출교에 처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인데요, 축복식 집례가 동성애 찬성 동조 행위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2020년 10월에 연회재판에서 정직2년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거의 4년이 지난 오늘 그에 대한 첫 번째 사회재판 결과를 받아보게 되었네요.
그 4년 간 참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또 한번의 종교재판을 받았고 출교가 되었다가 가처분이 인용되어 한시적 복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감리교에서는 또다른 종교재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 축복식에 참석한 감리교 목사님 6명을 또다시 동성애 찬성동조로 고발한 것입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교단의 재판이 부당하다는 성명서에 연서명을 한 감리회 목회자 137명에 대해 조사예고를 했으며 그 중 한 연회는 소속 목회자 7명에 대해 소환장을 보냈습니다. 그야 말로 처벌과 검열의 시대이며, 감리교의 극우 반동성애 인사들은 장정 3조 8항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마치 독재시대의 보안법처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고발장의 내용에 제가 받은 징계가 근거로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동환 목사가 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한 것이 처벌되었으니 너희도 처벌받는 것이 정당하다는 논리입니다. 감리회가 저에게 한 징계는 이제 내부 판례가 되어 구성원들을 옥죄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재판은 이제 저 하나 만을 위한 재판이 아닙니다. 용기있게 축복식을 이어간 6명의 목회자들을 위한 재판이고, 부당함에 저항하여 양심의 소리를 낸 137명의 목회자들을 위한 재판이며, 감리교 아니 한국교회 안에 있는 수많은 퀴어와 앨라이를 위한 재판입니다. 감리교가 지금 하는 일은 반 기독교적이고, 반 예수적인 것일 뿐 아니라 반 인권적이고, 반 사회적인 행태입니다. 마치 중세에 살고 있는 듯한 아주 낙후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세워놓은 법과 그로 인한 폭력을 멈추고 바로 잡아야 합니다. 정직2년 기간 끝났기에 실익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판례들이 쌓여 교회를 망치고 있을 뿐 아니라 세상을 망치고 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교회가 이렇게 망가져가는 것을 두고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이 다치고 죽어가는 걸 그저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계속 하겠습니다. 오늘 잠시 아쉬움을 담되,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비록 오늘의 결과는 각하이지만 이건 우리가 앞으로 받을 최후의 승리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하나의 과정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기는 중에 있습니다. 우리는 항소할 것이고, 기어이 승리를 쟁취해 낼 것입니다. 감리교는 저의 징계를 이용해 구성원들을 처벌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 징계를 ‘동성애 찬성 동조’의 긍정적인 선례로 바꾸어내겠습니다. 그래서 끝내 성소수자 차별법인 재판법 3조 8항을 철폐할 것입니다. 누구도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교회,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일을 우리 노래하고 춤추며 즐겁게 같이 해나갑시다! 감사합니다.
▣붙임 4. ‘정직2년’ 재판경과
기독교대한감리회 교회재판
- 사건의 발단 : 2019.8.31.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함께 하는 축복식’ 집례
- 감리회 소속 목회자들이 경기연회 자격심사위원회에 고발장 제출 ← 부적격 사유 발견으로 기각
- 경기연회 자격심사위원회, 재판위원회에 직접 고발하고 기소됨
- 죄목 : 교리와장정 1403단(범과의 종류) 제3조 제8항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한 행위”
- 기일 : 2020.8.21., 2020.9.29. 두 차례 기일 진행
- 선고 : 2020.10.15. 정직2년 선고
- 2년은 재판부가 부과할 수 있는 최대 정직 기간
- 교회재판은 심사기록 송부부터 2개월 내에 하는 것이 원칙이며 1회에 한하여 15일간 연장 가능. 총회 재판위원회 상소 후 4개월이 지난 2021.2.22.되어서야 재판 진행. 재판 기간 총 2년 가까이 걸림.
- 교리와장정 1402단 제2조는 공개재판 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지만 코로나19를 이유로 공개재판 진행 거부
- 재판위원중 재판위원이 되기에 결격사유가 있는 자가 밝혀지면서 기일이 무산되는 등 기일 공전. 무기한 재판 연기, 기소 담당자 불출석 등 재판 진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발생
- 2022.10.20. 상소를 기각하며 정직2년 확정
▣붙임 5. 전체재판경과
링크로 연결합니다.
▣별도첨부. 기자회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