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인권위·교육위][성명] “학생인권법 제정에 함께 목소리를 내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2024. 4. 22.(월)

2024-04-22 186

 

“학생인권법 제정에 함께 목소리를 내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학생인권특별법(안)(이하 ‘학생인권법’이라 합니다) 발의를 계기로 학생인권 보호와 교사 인권 보장 문제에 대해 일부 단체에서 우려를 표명하시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드립니다.

1. 우선 학생인권센터와 인권옹호관은 단순 ‘민원 창구’가 아닙니다.

학생인권법에 따르면 인권옹호관은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와 구제, 제도 개선까지 폭넓은 권한을 행사하며 학생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해 힘쓰게 됩니다. 또한 학생인권법 제4조는 “학교 및 교직원의 교육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 인권과 교사의 인권이 상호 존중 속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취지입니다.

2. 또한 인권위원회 구성에 있어 “사회적 신망이 높은 사람으로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사람”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이 위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생인권위원회는 학생 인권 보호를 위한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기구로서, 오히려 학교 현장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학생 인권 문제를 판단하고 조언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부합하는 학생인권 기준을 세우고, 인권 침해 사안에 대해 공정하게 심의하기 위해서는 인권 분야의 전문성과 사회적 신망을 갖춘 민간 위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학생인권법 제27조 제2항은 위원 자격 기준으로 교원, 교육전문직, 대학 교수, 변호사, 인권 활동가 등을 고루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와 인권에 대한 전문성을 균형 있게 갖춘 위원회를 구성하려는 것입니다. 일부 위원의 교육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고 해서 전체 위원회 구성의 타당성까지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학교 구성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의 목소리는 관행이나 제도에 매몰되지 않고 학생 인권의 본질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민간위원이 교육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학교 구성원의 의견이 인권위원회에 충분히 전달되고 반영될 수 있는 소통 통로를 만드는 일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학생인권위원회가 학생 인권에 관한 전문적 판단과 교육 현장의 현실적 요구를 조화 할 수 있도록 민간위원과 교육계 위원이 서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위 우려에 귀 기울이되, 민간 전문가의 참여가 학생 인권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음을 함께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3. 나아가 제3자의 인권침해 구제신청 허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가 있었습니다.
학생인권 침해 사안이 외부에 알려지기 어려운 특성을 고려할 때, 피해 학생 뿐 아니라 제3자의 구제신청을 폭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 국제인권규범은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에 입각해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한 국가와 사회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추어 보면 학생 스스로 대응하기 어려운 인권침해에 대해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고 구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열어두는 것은 학생인권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치라 할 것입니다.

또한 학생인권법 제33조는 피해 학생이 원치 않는 경우나 구제신청이 허위이거나 현저히 부당한 경우 등 구제신청이 남용될 소지가 있는 경우에 대한 방안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등 기존 인권구제절차의 일반원칙을 고려하여 반영하여, 동법 제34조에서도 피해학생이 조사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인권옹호관이 조사를 개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그것으로, 구제신청 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절차도 마련되어 있다고 할 것입니다.

4. 이처럼 학생인권법은 우리 사회가 아동의 인격과 기본적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규범적, 윤리적 합의를 제도화하려는 노력의 산물입니다.
학교 현장의 고민과 요구에 귀 기울이면서도 ‘학생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향해 끊임없이 전진하는 것,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학교 문화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이 길에 다른 단체들이 연대와 협력의 손을 내밀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한걸음 한걸음 새로운 교육의 미래로 나아가는 동행에 함께 해주십시오.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인권이 균형 있게 실현되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손을 맞잡고 노력해나가야 할 때입니다. 오늘의 소중한 논의가 학생인권 보장과 교육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24년 4월 2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교육위원회

 

[아동청소년인권위·교육위][성명] _학생인권법 제정에 함께 목소리를 내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_ _ 2024. 4. 2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