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위원회][성명] SBS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관련 컨텐츠 무단 삭제를 강력 규탄한다!

2023-09-20 101

 

[성명]

SBS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관련 컨텐츠 무단 삭제를 강력 규탄한다!

 

1. SBS <TV동물농장> 제작진이 만드는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의 고유 컨텐츠 중에는 동물의 시선으로 반려동물, 야생동물 관련 뉴스와 환경 이슈를 전하는 “발뉴스”라는 컨텐츠가 있으며, 이는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정기적으로 업로드된다.

 

지난 2023. 9. 15. 오전 8시에 업로드된 발뉴스에서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사태를 해양생물의 시선에서 다루었다. 서식지 오염을 걱정하는 해양생물들의 모습을 재치 있게 그려냈고, 이와 관련하여 해양생태계 대표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하게 된 고래의 이야기를 담으며 위 헌법소원 대리인단 중 고래 부분을 담당한 대리인의 인터뷰도 넣어 헌법소원 청구인에 어떻게 고래를 포함하게 되었는지, 고래가 법정에 설 수 있는지,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등 관련 이슈를 두루 다루었다. 인간의 시선이 아닌 동물(해양생물)의 시선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발뉴스의 기존 컨셉에 지극히 부합하는 컨텐츠였으며, 동물의 법적 지위, 헌법소원 청구인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동물 뉴스로서의 가치가 높은 컨텐츠였다.

 

2. 그런데 위 컨텐츠는 업로드 이후 약 1시간 뒤쯤 돌연 삭제되었고 현재까지도 이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우리 위원회가 보도 등을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는 SBS 시사교양본부에서 관련 내용이 추후 논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삭제 조치한 것이었다.

 

우리 위원회는 제작팀에서 멀쩡히 제작되고 업로드까지 완료된 컨텐츠를 간부진의 판단으로 삭제 조치한 것에 강력 규탄하며, 이는 심각한 언론의 자유(제작진의 제작 자율성) 침해이자 국민의 알권리 침해임을 엄중히 지적하고 한다.

 

3. 언론의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호·신장하여야 하며, 언론은 공적인 관심사에 대하여 공익을 대변하며, 취재ㆍ보도ㆍ논평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민주적 여론형성에 이바지함으로써 그 공적 임무를 수행한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사태는 전국민적 관심사일 뿐만 아니라 발뉴스의 중심인 동물의 입장에서도 매우 중대한 이슈임이 분명하다. 이와 같이 인간과 동물 모두의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컨텐츠를 그저 논란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이미 방송 송출이 완료된 이후 인터넷 플랫폼에 게재된 것을 삭제 조치하는 것은 언론의 공정·객관 의무, 국민의 알권리 보호·신장의무 등을 저버린 것이다.

 

나아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정보 통제이자 안전하다는 세뇌, 길들이기 의도는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4. SBS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사태는 “정치적” 사안이므로 <TV동물농장>이나 발뉴스 컨텐츠로 적절하지 않다고 이야기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경우 인간과 해양생물 모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건인바, 이를 해양생물의 시선에서 다루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서 특별한 사안이 아니다. 인간인 국민들이 불안한 만큼 해양생물의 입장에서 불안함을 느낀다는 내용에 불과한데, 이를 “정치적”인 사안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며, 오히려 SBS 시사교양본부 간부진이 이를 되려 과도하게 “정치적”이라고 바라보고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아가 설령 위 내용이 “정치적” 컨텐츠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TV동물농장>은 2023. 5. 28.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출연시켰고, 이로 인해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킨 바 있다. 논란의 “가능성”이 아니라 논란이 가시화되었음에도 해당 방송분은 여전히 다시보기 서비스로 이용 가능하다. 왜 어떤 정치적 논란은 허용되고, 어떤 정치적 논란은 허용되지 않는가? 정권친화적 컨텐츠는 괜찮고, 정권비판적 여지가 있는 컨텐츠는 안된다는 것 아닌가?

 

나아가 동물과 관련한 컨텐츠는 “비정치적”인 “무해”한 것이어야 한다는 전제 또한 잘못되었음을 지적한다. 향후 환경, 생태, 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치적 이슈와의 연결은 불가피하며, 이런 사안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예컨대 개식용종식 법안, 동물의 비물건화 법안 등도 모두 정치권과 연결되어 있다. 그때마다 회피하고 그저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만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남아 시대에 뒤떨어진 방송이 될 것인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사태가 발뉴스 컨텐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혹시 제기될 지 모르는 주장에 대해 미리 반박하는 바이다.

 

5. 결국 SBS의 본 건 컨텐츠 삭제 사태는 정권 눈치보기에 다름 아니다. 최근 언론사 및 기자 개인들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을 비롯하여 윤석열 정부의 언론 탄압이 가속화되고 있는바, 근본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이러한 언론 탄압 행보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시청자들을 믿고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그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권력에 대한 감시기능은 언론의 제1 역할이다. SBS는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포기하고, 정권의 억압에 굴복하여 하수인으로 전락할 것인가? 이는 비단 SBS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알권리, 민주주의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서, 우리 위원회는 SBS의 본 건 컨텐츠 삭제 사태를 엄중히 바라보는 바이다.

 

6. 이에 우리 위원회는 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사태 관련 컨텐츠를 삭제 조치한 것은 폭거임을 밝히며, SBS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삭제 조치한 컨텐츠를 조속히 복구하라.

 

하나. 본 건 컨텐츠 삭제 경위를 밝혀라. 특히, 삭제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등의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를 밝혀라.

 

하나. 두번 다시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2023. 9. 2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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