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2022. 12. 27.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의 1차 기관보고가 진행되었다.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60일째에 진행된 국조특위 1차 기관보고에서도 여전히 10.29 이태원 참사에 책임을 통감하는 기관이 보이지 않는다. 재난안전관리의 책임이 있는 기관들은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거짓 해명을 늘어놓기만 하고 있다. 국조특위 여당 위원들은 국정조사의 취지를 몰각한 채 국정조사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2.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인파사고도 법률상 사회재난유형으로 추가할 것”이라고 발언함으로써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예방 및 대비를 하지 못한 데 대해 현행법상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인데 이어, 조응천 의원의 “재난안전법상 재난유형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의 재난관리주관기관은 행정안전부장관이다. 그래서 대통령도 이번 사건 발생 후 행안부가 중심이 되라고 지시했다”라는 지적에 대해 “주관기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하였다.
1) 이는 재난안전관리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주무부 처 장관으로서 할 수 없는 답변과 태도이다. 무엇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은 ‘다중밀집 인파사고’가 현행법상 ‘사회재난’에 해당하지 않는 것처럼 답변하면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는데, ‘다중밀집 인파사고’는 이미 재난안전법상 ‘사회재난’에 해당하고, 이 경우 재난관리주관기관은 행정안전부 장관임이 분명하다.
2) 무엇보다 이태원 등 서울 시내 핼러윈 기간 다중운집은 이미 수년째 반복되어 예측가능한 사회재난위험상황에 해당하며, 비단 핼러윈 기간뿐만 아니라 벚꽃 축제 기간, 크리스마스 시즌 등 여러 상황에서의 다중운집 인파사고에 대한 예방 및 대비의무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있음은 자명하다.
3) 그럼에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사 직후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가 아니다’라는 망언에 이어 이 날 “인파사고도 법률상 사회재난유형으로 추가할 것”, 10.29 이태원 참사의 “주관기관은 없다”라고 발언함으로써 행정안전부 장관은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예방 및 대비를 하지 못한 데 대한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4) 심지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첫 보고를 받은 뒤 85분이 지난 뒤에야 참사 현장에 도착했음을 지적한 국조특위 위원에게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었다.”는 답변을 하며 골든타임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늑장대응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도 가지지 않고 있으며, “제가 놀고 있었겠냐”는 발언까지 하면서 재난안전관리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도 전혀 통감하지 못하고 있다.
5)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0.29 이태원 참사의 재난관리주관기관이 행정안전부 장관임을 인정하고, 참사에 대한 재난관리주관기관으로서 ‘사회재난’에 해당하는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응당의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
3.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핼러윈 기간에 이태원에 다중운집 인파사고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었음에도 대비하지 않았느냐는 여러 의원들의 지적에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이태원 할러윈데이 안전사고 상황대비에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취지로 답변하면서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28일, 29일 카톡 보고를 받았다. 그것이 제 인식의 종착이다”라는 답변만 반복하였다.
1) 이러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답변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변명에 불과하다. 경찰은 과거 핼러윈 축제 당일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해 경비대 배치 등 안전사고 대비책을 수립해 왔음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충분히 예상된 2022년에 오히려 아무런 경비대 배치 등 안전사고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납득할 수 없다.
2) 실제 경찰은 위와 같은 이유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핼러윈 축제 당일 경비대 배치 등 안전사고 대비책을 수립해 왔다. 특히 2020년에는 ‘인구 밀집으로 인하여 압사 및 추락 등 안전사고 상황대비’를 위해 ‘112타격대 현장 출동하여 PL설치 및 현장 질서 유지’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그러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2022년에만 경비대 배치 등의 아무런 안전사고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것이다.
3) 무엇보다 용산경찰서가 대규모 인파 운집에 따른 경비대 배치 등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이태원 할로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보고서를 2022. 10. 26. 경찰청에 보고했음에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이를 묵살하고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 것은 큰 잘못이다.
4) 또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주최 없는 행사의 경우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답변하면서 마치 10. 29 이태원 참사가 주최 없는 행사여서 기존 대응 매뉴얼이 부재하여 이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태도를 보였는데, 이에 대해 용혜인 의원은 “이미 다중운집 상황에 대한 경찰 내부 매뉴얼은 존재하며, 경찰이 벚꽃 축제의 행사 주최가 없음에도 봄철 벚꽃 개화기간에 여의도, 석촌 호수 근처 의경 부대를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으며, 크리스마스에 경찰 기동대를 배치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매뉴얼이 없어서 못한게 아니라 충분히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음을 지적하였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벚꽃 축제는 서울시 여러 지역에서 열리는 것이라 인파관리 대책을 세운 것”이라는 뻔뻔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5) 이처럼 경찰은 이미 과거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서 상당수의 경비인력을 배치한 경험이 있고, 2022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하여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었으며, 특히 경찰 내부 전상망을 통해 관련 보고가 이루어 졌음에도 참사 당일 단 한명의 경비인력도 배치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 아무것도 대비하지 않은 것인지 그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경비인력 배치 등 사전에 적절한 안전관리 대책을 세웠다면 참사를 예방할 수 있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번 국정조사에서는 왜 아무런 사전대책도 세우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저야 할 것이다.
4. 이태원 참사 관련 기관들은 희생자 유족 명단 관련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하며, 적극적으로 허위 답변을 한 데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2022. 11. 16.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행안부에는 유족 명단 자체가 없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이 날 “서울시에 유족 명단을 요청했으나 서울시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요청을 거부하였다”고 답하였다.
2) 윤희근 경찰청장은 “경찰에서 40시간 내에 사망자 신원확인을 마쳤으며, 그 보다는 시간이 좀 더 걸려 유족 명단을 확보하였다. 이를 중대본에 제출하였다”고 답한 뒤 “사상자 명단만 확보하였고, 경찰에서는 유족과 관련한 명단은 별도로 관리한 것이 없다”고 답변을 번복하였다. 그러면서 “유족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유족들이 희생자의 신원확인을 할 때 경찰의 입회”에 대한 질문에는 입회를 “한다”라고 하면서 “유족 명단을 일괄적으로 취합·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라고 또다시 답변을 번복하였다.
3) 그런데 장혜영 의원이 제시한 카카오톡 문자로, ‘서울시 김수덕 기획담당관이 행안부 수습지원과장에게 피해자 유족 인적사항 파악하라는 지시에 대한 보고를 한 사실이 있다는 것’과 ‘서울청 형사부 확인 결과 사상자 신원 파악 결과를 유가족들에게 통보하였다는 내용’이 확인되었다. 이로써 행정안전부에서 희생자 유족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확인한 사실이 있는 바, 유족 명단이 없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답변은 명백한 허위이며, 유족 명단을 취합하거나 관리한 적이 없다는 윤희근 경찰청장의 답변도 명백한 허위라는 점이 밝혀졌다.
4) 참사 수습을 위해 희생자 유족 명단을 취합·관리 하는 것은 참사 수습의무가 있는 기관들이 마땅히 해야할 일임에도 희생자 유족 명단을 취합하거나 관리한다는 것에 대해 무엇이 두려워서 허위 진술을 이어가는 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이태원 참사 관련 기관들은 지금이라도 희생자 유족 명단 관련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
5. 국정조사는 국가적 재난 위기를 겪은 유족들의 깊은 슬픔에 공감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흡한 시스템을 재점검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무엇보다 여당은 국정조사기간의 반이 지나고 나서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복귀를 선언하며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여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재난상황에서의 컨트롤타워와 책임 주체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한 국조특위 위원의 의무를 방기한 채 “정쟁의 도구”로 국정조사를 전락시키고 있다. 국정조사가 재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함이라는 점에 비추어 여당 국조특위 위원들의 각 재난 책임기관들에 대한 질의가 신현영 의원에 대한 것에 국한된 것은 정쟁의 도구로 국정조사를 전락시키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선언을 몰각한 것이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국정조사의 취지를 다시 생각하고 국정조사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앞으로 더 이상 이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고, 시스템을 재점검하는 국정조사의 취지를 상기하고 국정조사에 임하기를 바란다.
2022년 12월 2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