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차별과 혐오의 입장에서 경남 학생인권조례를 부결한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를 엄중하게 규탄한다.
– 도의회는 경남 학생인권조례 직권 상정하고, 조속히 제정하라.
경남도의회 교육상임위원회는 7년 전인 2012년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조례 제정 반대집단의 편에 서서 3만 7000명의 주민발의로 상정된 조례안을 부결했다. 혐오와 차별의 시각에서 학생 인권의 실현을 외면한 상임위원회의 부결에 학생들과 시민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7년이 지난 2019년 5월 15일, 상임위원회는 다시 한 번 경남 학생인권조례안을 거부했다. 경남도의회 의원들은 도대체 무엇이 두렵기에 학생인권조례안을 거부하고, 학교 현장에서의 학생들의 인권침해를 외면하는가.
경남 학생인권조례안은 그 제정의 이유를 ‘「대한민국헌법」,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등의 법률, 그리고 「유엔 아동 권리에 관한 협약」에 근거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장·실현하고, 학생·학부모·교직원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인권감수성을 높여 인권친화적인 학교문화를 조성, 평화로운 학교 공동체를 만들고자 함’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본문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보장되어야 할 학생이 가진 기본적 인권의 기준을 제시하고, 인권 침해를 당한 피해 학생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며, 학생자치와 학내 민주주의가 활성화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경남 학생인권조례안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 내용만을 담고 있다.
따라서 상임위원회의 경남 학생인권조례안 부결은 학생 인권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차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으로, 결국 학생 인권 보장을 거부하겠다는 입장과 다름없다. 특히 이번 경남 학생인권조례안은 2017년 11월에 초안이 공개되었고, 이후 충분한 입법예고 기간동안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여 성안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조례안을 부결한 것은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조례 제정 반대집단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조례 제정 반대집단은 경남 학생인권조례안이 발의조차 되지 못한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조례가 제정되는 경우 ‘교권이 침해될 것’이라거나 ‘학생들이 성적으로 문란해질 것’이라는 등 근거없는 주장을 하며 혐오와 차별을 선동했다. 조례 제정 반대집단의 집요하고 조직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평등하고 존중받는 학교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학생 당사자들과 지지하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경남 학생인권조례안은 다시 한 번 상임위원회의 심의 안건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상임위원회는 다시 한 번 학생 당사자들과 지지하는 시민들의 노력을 외면했다.
학교공동체에서 어린이, 청소년이 나이나 성별, 장애,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부모의 능력이나 출신국가 등의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평등한 주체로 살아가기 위해서 학생인권조례는 필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로서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 나아가 학생인권조례의 전면적 제정은 학생 뿐만 아닌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한 걸음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따라서 우리 위원회는 경남 학생인권조례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학생 당사자들, 시민들, 단체에 강력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며 조례 제정을 위해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 반대 세력의 조직적 방해 및 납득할 수 없는 교육상임위의 부결에도 평등을 향해 걸어온 시민들의 발걸음들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경남도의회는 교육상임위원회의 2019. 5. 15. 자 경남 학생인권조례안 부결과는 관계 없이 조례안을 2019. 5. 24. 개최될 본회의에 직권 상정할 수 있다. 경남도의회가 교육상임위원회의 부결을 이유로 조례안을 직권 상정하지 않는다면, 이 역시 학생 인권을 외면하는 조치로밖에 볼 수 없다.
우리 위원회는 혐오와 차별의 입장에서 경남 학생인권조례를 부결한 경남도의회의 만행을 엄중하게 규탄한다. 그리고 경남도의회가 2019년 5월 24일 개최될 본회의에 경남 학생인권조례안조례안을 반드시 직권 상정하여 가결함으로써 10년간 지연되었던 경상남도 학생 인권 실현의 첫 걸음을 내딛기를 촉구한다.
2019년 5월 1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