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위][성명] 인명 사고 현장에 119 구급대 출입 막은 미군, 철저히 수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성명]
인명 사고 현장에 119 구급대 출입 막은 미군,
철저히 수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2019. 3. 20. 경북 칠곡군에 있는 미군 부대(캠프 캐럴)에서 한국인 군무원이 스크루에 끼여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주한미군과 정부에 철저한 수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자 한다.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미군 측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칠곡소방서 구급대의 부대 출입을 막았다는 점이다. 미군 측은 직원이 이미 사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구급대를 막아 구조·구급활동을 방해한 것은 그 자체로 중대한 법 위반이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은 누구든지 구조·구급 활동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정당한 사유 없이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군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SOFA(ROK-US Status of Forces Agreement, 주한미군지위협정)에 응급 구조 활동과 관련한 규정은 없고, 오히려 위 협정 제7조는 합중국 군대는 대한민국의 법령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을 위반하여 인명 구조를 방해한 것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하는 이유이다.
덧붙여 SOFA 제17조 제3항은 “합중국 군대가 그들의 고용원을 위하여 설정한 고용 조건, 보상 및 노동 관계는 대한민국의 노동 법령의 제 규정에 따라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에 미군 측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상의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없었는지, 재해발생 원인과 관련한 기록을 제대로 보존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수사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철저한 수사와 더불어 재발방지 대책도 수립하여야 한다. 다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구조하는 일이 미군 부대 정문 앞에서 막히는 경우가 없어야 할 것이다.
주한미군은 혹시라도 기지 내에서의 시설에 대한 관리권을 들어 위와 같은 심각한 법령 위반에 대해서 예외를 인정받고자 하는 시도를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의 생명은 가장 소중한 가치이며, 고인이 사망한 원인을 규명하는데 협조하는 것이 고인의 명복을 비는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미군이라는 이유로 법의 테두리 밖에서 행동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9. 3. 2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위원장 박진석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