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민생경제위원회][공동성명]
문체부의 왕산마리나 리조트 주민감사청구
각하를 규탄한다
– 인천시민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예산환수 주민소송 제기 예정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16년 5월 31일 인천시민 398명이 2015년 3월 9일자로 문체부에 제출한「왕산마리나 요트경기장 조성사업」주민감사 청구에 대하여 각하 결정했다. 주민감사 대상업무에 해당하고 청구인 연서 등의 요건을 충족하나 청구취지인 법령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이다.그러나 이번 주민감사 각하 결정은 사안에 국제대회지원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위반이 있음에도 법령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어서 부당하다. 이 결정에 불복하기 위해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와 인천지 부는 곧 주민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왕산마리나 요트경기장 조성사업」의 주체인 ㈜왕산레저개발은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설립 당시 대표이사를 맡았고 대한항공이 지난 2011년 자본금6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대한항공 지분 100%인 계열회사이다. 인천시는 2014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011년, 대한항공과 왕산해수욕장 인근 공유수면 9만8000㎡를 매립해 요트 300척을 수용하는 계류시설과 클럽하우스를 갖춘 왕산마리나 요트경기장을 조성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인천시는 협약에 따라 167억원을 이 요트경기장 시설에 지원했다. 왕산레저개발은 2012년부터 2년 동안 바다를 매립해 16만3004㎡에 1700억원(국·시비 167억원 포함)을 들여 왕산마리나 요트 경기장을 건설하였다. 요트와 보트 등 300척을 댈 수 있는 계류시설과 선박주유소와 수리소 등이 갖춰져 있으며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당시 요트경기장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왕산마리나 조성사업은 지속적으로 특혜의혹이 제기되었다. 당시 대한항공은 전체 사업비1천500억 원 중 1천3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약 10만㎡에 달하는 매립부지 소유권을 인천시가 대한항공에 조성원가 또는 그 이하의 가격으로 줬다는 특혜시비가 일었다. 또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 기간을 명시하지 않고 점용·사용료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인천시가 대한항공이 무상으로 무기한 왕산마리나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게다가 적자인 인천시의 예산까지 167억원이나 지원되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국제대회지원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단서에서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대회 관련 시설의 신축 및 개·보수 비용을 지원할 수 있지만 민간투자로 유치되는 시설에 대해서는 지원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후 인천시민의 뜻을 모아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위원회는 인천시민 398명의 연서명으로 2015년 3월 9일 인천시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왕산마리나 요트경기장 조성사업」주민감사 청구한 것이다.
이번 문체부의 주민감사청구 각하는 감사청구 1년만에야 내려진 것으로 최근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법제처는 국제대회지원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사업비를 지원할 수 없는 대상으로 규정한 “민간투자로 유치되는 시설”의 의미를“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른 민간투자로 유치되는 시설”로 한정해석한 의견을 내놓았다. 국제대회지원법 시행령이 금지하는 지원대상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유치된 민간투자만을 의미하므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의하여 조성되지 않은 왕산마리나에 지원된 국, 시비 167억원은 위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행령 민간투자의 의미를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상의 민간투자로 한정 해석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므로 아래와 같이 잘못된 해석이다.
2016년까지 한시법인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및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지원법(이하 국제대회지원법) 제23조 제1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대회관련시설의 신축 및 개·보수에 관하여 필요한 사업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구체적인 지원대상, 범위 등은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고, 위임을 받아 만들어진 국제대회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단서는 지원대상에서 ‘민간투자로 유치되는 시설’을 제외하고 있다. 그러므로 「왕산마리나 요트경기장 조성사업」과 같이 대한항공의 투자로 유치되는 시설은 지방자치단체인 인천시의 지원대상이 아닌 것이고 인천시는 시민의 예산을 위법하게 집행한 것이다.
국제대회지원법 시행령이 이와 같이 대회관련시설 중 민간투자로 유치되는 시설에 대한 지자체 지원을 금지하는 이유는 국제대회지원법은 각종 개별법률의 인허가 절차에 대한 의제제도를 통해 시설설치자에게 특혜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민간투자로 이루어지는 시설은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민간투자자가 부담하여야 할 것이지 국비 또는 시비를 지원까지 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이다. 민간투자자는 단기간의 국제경기 동안에만 해당 시설을 영리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 뿐, 경기 종료 후에는 해당 시설을 자신의 영리목적으로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국제경기를 위한 대회 관련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설 운영과정에서의 공익담보장치가 전무한 민간투자 시설에 대해 지자체의 지원을 허용할 경우, 민간투자자는 사업자가 시설 운영과정에서 행할 수 있는 공익저해에 대한 통제장치가 없어 특혜를 부여받는 상황에서 사업비에 대한 세금 지원을 통해 경비를 절감하는 이익까지 얻게 된다.
게다가 법제처의 해석은 문리해석이라는 법 해석의 기본 원칙에 반하는 해석이다. 국제대회지원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단서는 단순히 “민간투자로 유치되는 시설”이라고만 규정하고 있어서“민간투자법에 의한 민간투자로 유치되는 시설”이라고 좁혀 볼 특별한 이유가 없다.
만약 민간이 투자한 이 사건 요트장 시설에 대해서도 인천시가 지방비를 지원하려고 했다면 국제대회지원법을 개정했어야 한다. 법 개정전에는 법에서 허용하지 않으므로 불가능한 것이었고 위법한 재정행위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법제처도 해석 마지막에 ‘법령정비의견’을 적어서 앞으로는 국제대회지원법을 개정해서 명확히 해야 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와 같은 위법이 있음에도 문체부에서 위법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주민감사를 각하한 결정은 부당하다. 인천시의 재정적자는 심각한 수준이며 인천시민은 이러한 상황에서 재벌에 대해 예산 지원 특혜까지 준 예산집행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는 곧 주민소송을 제기하여 예산환수에 나설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16. 6. 7.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