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자료] 5. 26. 세월호 화물 과적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 “우리를 실은 과적운항은 계속되고 있다.”

2014-05-27 593

우리를 실은 과적운항은 계속되고 있다.

세월호 화물 과적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

 

 

○ 기자회견 (사회 : 김수영 변호사)

 

1. 기자회견 취지 – 권영국 특위 위원장

2. 선박 화물 과적의 구조적 문제점 설명 – 조영관 특위 위원

3. 질의응답

 

◯ 일시 : 2014년 5월 26일 월요일 10시 30분

◯ 장소 : 안산 와스타디움 2층 기자회견장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 권영국)

 

[보도자료]

 

1. 화물 과적은 세월호 침몰사고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이다. 특히, 화물 과적은 필연적으로 선박의 복원력을 유지하는 평형수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선박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세월호 화물 과적에 대하여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이하 ‘민변 세월호 진상규명 특위’)가 직접 항운노조 현장 조합원들을 면접 조사한 결과, 세월호의 화물 과적이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물류회사, 항운노조 집행부의 조직적 유착관계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사실과 함께 화물선적 시스템에 과적을 유발하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음이 밝혀졌다. 특히, 화물 과적이 수년간 관행처럼 반복되어 왔음에도 해양경찰청 등의 감독기관이 이를 묵인해 온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2. 첫째, 해양경찰과 운항관리규정 심사위원회는 과적을 관리할 기초자료인 세월호의 엉터리 ‘운항관리규정’을 그대로 승인했다.

해운법상 내항여객운송사업자가 해양수산부 · 해양경찰청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 세월호의 ‘운항관리규정’에는 화물 과적을 단속할 수 있는 기초 자료인 최대 화물 적재량, 최소 평형수 적재량 등이 전혀 기재되지 않았고, 그나마 기재된 재화중량(선박에 선적 가능한 화물, 차량, 승객의 최대 무게) ‘3,963톤’ 도, 한국선급 승인기준인 ‘3,794톤’ 이나 해양수산부장관으로부터 승인된 복원성 자료에 따른 ‘3,754톤’ 보다 부풀려 기재했다.

 

  재화중량 화물최대적재량 평형수 등 적재량
한국선급 승인기준 3,794톤 987톤 2,030톤
해수부 승인기준

(복원성 자료)

3,754톤 1,077톤 평형수 1,565.8톤

연료유 560.9톤

청수 290.9톤

운항관리규정 3,963톤 미기재 미기재

 

그럼에도 해양경찰 및 운항관리규정 심사위원회는 이러한 엉터리 ‘운항관리규정’을 그대로 승인해 주었다. 해양경찰청 고시 제2013-5호 ‘여객선안전관리지침’ 에는 해당 해양경찰서장, 인천해양항만청 운항관리실장, 한국선급(KR)과 선박안전기술공단(KST)의 검사원 등 관련기관 및 전문가들이 운항관리규정을 심사하도록 하고 있고, 심사위원회는 여객선의 안전확보를 위해 운항관리규정 변경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특히, 세월호 운항관리규정 심사위원회는 세월호의 안전기준을 직접 심사·승인한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경찰서장 및 인천해양항만청 운항관리실장, 한국선급 검사원등을 심사위원으로 하고 있음에도, 해당 심사위원들은 스스로 승인한 심사기준에 위반된 허위사실 기재도 발견하지 못했다. 사실상, 묵인한 것이다.

 

 

3. 둘째, 세월호 뿐만 아니라 모든 연안항 여객·화물선에 적재되는 화물 중량이 구조적으로 현저히 과소하게 평가·처리되는 산정방식과 관행으로 인하여, 실제로는 기준의 수 배에 달하는 화물 과적이 일상화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발표한 ‘2014년도 항만하역요금표’에 따르면, 선박 적재화물의 톤수 적용은 산화물을 제외하고는 중량(K/T)과 용적(부피, MS/T) 중 많은 것에 의하여 계산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철근 등과 같은 산화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화물은 용적(부피, MS/T)을 기준으로 운송요금이 책정되고 관리된다.

 

사. 요금의 계산방법

1) 톤수계산 : 중량은 1,000kg을 1톤으로 계산하고 용적은 40Cu/Ft 또는 1.133㎥를 1톤으로 계산(포장포함 계산)한다. 다만, 원목 및 목재 등은 480B/F를 1톤으로 계산한다.

2) 톤수적용 : 톤수는 중량과 용적 중 많은 것에 의하되 산화물은 중량톤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선박 안전운항을 위해 허용되는 최대 화물 적재량적재화물의 무게중량(K/T)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민변 세월호 진상규명 특위의 조사결과, 세월호를 포함한 거의 모든 연안항 화물선적 시스템에서 선적된 화물의 중량(K/T)을 실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화물의 종류와 관계없이 먼저 용적톤수(부피, MS/T)를 산정하고, 다음으로 용적톤수에 일률적으로 20%(1/5)를 곱하여 무게중량톤수를 산정하는 방식을 사용해오고 있음이 밝혀졌다.화물의 비중에 따라 부피와 중량 사이의 비율은 서로 달라져야 함에도, 화물의 종류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용적톤수에 20%(1/5)라는 낮은 비율을 곱하여 무게중량을 산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선박에 적재하는 화물의 실제 중량을 측정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고속도로의 화물 중량무게 측정 장치 등) 현재 연안항의 화물선적 과정에서 실제 적재된 총 화물 중량을 측정하는 절차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오로지, 선사(해운사) 물류팀에서 용적톤수를 일률적으로 20%로 축소한 중량톤수의 화물목록이 보고되고, 선박운항관리자는 선체가 수면 밑으로 잠기는 깊이(만재흘수선)를 기준으로 화물의 과적여부를 판단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지금의 화물선적 시스템에서는 배에 적재된 화물의 실제 중량은 아무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선사물류팀에서 화물의 중량을 축소 평가 · 보고하고, 선박의 평형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만재흘수선만 수면 밖으로 드러나게 한다면 얼마든지 ‘합법적인 과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래 표를 보면 25톤 화물차량으로 운반된 용적톤수 50톤 화물의 경우, 적하목록에 기재되는 중량톤수는 관례적으로 용적톤수의 20%로 산정한 10K/T이 된다.

 

화물차 일반적인 용적톤수 산정된 중량톤수

(MS/T X 0.2)

25톤 화물차 50 (MS/T) 10 (K/T)

 

육지에서 화물차량들의 일상적인 과적을 고려할 때, 25톤 화물차량에 실리는 화물중량은 일반적으로 최소 25K/T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결국 선박의 화물적하목록에 기재되는 화물의 중량톤수(10K/T)는 실제 중량의 절반 이하로 축소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달리 말하면 선박 화물목록에 기재된 중량톤수보다 2배 이상의 화물이 선적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최대 화물 적재량이 1,000K/T인 선박이, 실제로는 2,000K/T이상의 화물을 싣고 운항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형수를 그 무게(1,000K/T 이상)만큼 빼내야 외부의 만재흘수선을 맞출 수 있다. 선박의 복원성을 상실시키는 화물 과적 운송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의미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가장 위험한 화물 과적은 제주도에서 발송되는 ‘삼다수’ 로 파악되고 있다. ‘민변 세월호 진상규명 특위’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 삼다수 2.0ℓ 한 단위의 용적톤수는 1.80 (MS/T)이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은 제주 삼다수 2.0ℓ 한 단위의 용적톤수를 1.15 (MS/T)으로 기재했다. 따라서 만약 제주에서 10단위의 삼다수를 발송하는 경우, 전체 용적톤수는 11.50(MS/T)이 되고, 관행적으로 적용해온 20% 기준으로 중량톤수를 산출하면 2.60(K/T)이 된다. 하지만, 삼다수 2.0ℓ 한 단위의 무게를 실제 측정해본 결과 1.15 (K/T)이었고, 결국 삼다수 10단위의 실제 무게는 11.50 (K/T)이다. 실제 화물 중량의 20% 수준으로 현저히 과소하게 산정되고 있는 것이다.

 

품 목 발 신 수신 수량 용적톤수

(MS/T)

중량톤수

(K/T)

실제 중량

(K/T)

삼다수 제 주 인천 10 11.50 2.30 11.50

(5배)

 

항운노조 조합원들의 진술에 따르면 더욱 충격적인 사례도 있었다. 중량이 52톤이 되는 철근이 접수되었는데, 물류업체에서 적하목록에 “용적톤수 42톤”으로 기재하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 실제중량이 52톤인 화물이 용적톤수 42톤의 20%인, 중량톤수 8.4톤으로 축소보고 되었다. 실제 화물무게의 16%에 불과하다.

 

결국 선박에 적재되는 화물의 실제 중량은 화물목록에 기재된 중량의 수 배 이상에 달한다. 출항을 위해 만재흘수선을 임의로 맞추기 위해서 그 무게만큼의 평형수를 덜어내게 되므로, 해당 선박은 복원력이 심각하게 감소된 상태에서, 위험요소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전복될 위험을 안고 운항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이다.

 

세월호 과적문제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서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세월호는 평형수와 연료 등을 1,308톤을 줄이고, 1,065톤의 화물을 추가 적재하였다고 기재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화물 선적의 관행을 고려할 때, 1,065톤으로 기록된 화물의 실제중량은 그보다 훨씬 더 무거웠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연안항의 화물선적 과정에서 실제 중량을 측정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고, 용적톤수의 1/5을 중량톤수로 환산해버리기 때문이다.

 

 

4. 셋째, 세월호는 청해진해운-물류업체-항운노조 집행부의 공모로 화물의 용적톤수 산정방식에서 더 나아가 이른바 ‘차떼기 방식’을 사용하여 화물의 중량을 곱으로 축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민변 세월호 진상규명 특위 조사결과, 세월호 화물 적재 과정에서 청해진해운, 물류업체(인천항:우련통운, 제주항:동광해운), 항운노조 집행부 사이의 공모로 화물의 용적기준(부피)조차 적용하지 않고 차량 단위로 일률적으로 용적을 고정하여(아래 표 참조) 화물량을 축소하는 이른바 ‘차떼기’ 방식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음이 밝혀졌다. 이렇게 축소된 용적기준은 결과적으로 화물의 실제중량을 더욱 축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화물차 통상 용적기준(부피) 최대 적재량(중량)
4.5톤 차량 20~30 MS/T 4.5 K/T
11톤 차량 30~40 MS/T 11 K/T
25톤 차량 40~50 MS/T 25 K/T
화물차 인천항

차떼기 용적기준

산정된

화물중량

제주항

차떼기 용적기준

산정된

화물중량

4.5톤 차량 10.3 MS/T 2.06 K/T 14 MS/T (3.7 추가) 2.8 K/T
11톤 차량 14.5 MS/T 2.9 K/T 21 MS/T (5.5 추가) 4.2 K/T
25톤 차량 17.7 MS/T 3.54 K/T 24 MS/T (6.3 추가) 4.8 K/T

 

적재중량이 25톤 화물차의 경우 통상적으로 약 40~50(MS/T) 용적기준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의 경우에는 관행적인 화물의 용적기준조차 적용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25톤 화물차 1대당 인천에서는 ‘17.7 MS/T’ 용적기준 으로 하여 용적톤수를 통상의 경우보다 1/3수준으로 축소하고, 제주항에서는 ‘24 MS/T/ 용적기준으로 적용했다. 용적톤수의 20%로 중량을 산정하므로, 인천항 기준 25톤 화물차에 적재된 화물의 무게중량은 4.8K/T으로 기록된다. 실제 화물 무게중량의 1/5밖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화물의 과적여부는 해운법에 따라 한국해운조합이 선임한 선박운항관리자가 담당한다. 해양경찰청 고시 제2013-5호 ‘여객선안전관리지침’ 제12조는 운항관리자의 직무수행상태, 자격 등의 지도감독을 해양경찰서장이 하도록 하고 있고, 그 결과를 해양경찰청장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청해진해운의 이러한 차떼기 방식의 화물선적 관행은 입·출항 보고서에 첨부되는 화물 적하목록만 확인하면 쉽게 알 수 있음에도 수년간 방치되어 왔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해양경찰청이 이러한 과적 관행을 사실상 묵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관리감독청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이다.

 

해양수산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양수산부에서 발표한 ‘2014년도 항만하역요금표’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매년 항만하역요금의 적용실태를 조사할 의무가 있다. 해양수산부가 정한 항만하역요금이 현장에서 정확하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선적되는 화물의 톤수가 정확하게 산정되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청해진해운과 물류업체 사이의 이른바 차떼기 관행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정확한 실태를 조사하지 않았다.

 

차떼기 방식에 의하면, 선사는 정해진 최대 화물 적재량보다 많은 화물을 선적할 수 있어 1항차당 초과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하역업무를 수행하는 항운노조 조합원 등 현장 노동자들은 용적 기준으로 하역비를 받게 된다는 점에서 용적을 축소하는 만큼 하역비가 줄어들게 되어 임금착취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물류업체나 항운노조 집행부는 이에 대해 한 번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선사 – 물류업체 – 항운노조 집행부 사이에 부정한 유착관계가 있을 것으로 의심받는 이유이다. 선사 – 물류업체 – 항운노조는 물론이거니와 이러한 일상적인 과적관행을 사실상 묵인해온 해양경찰서와 해양경찰청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

 

5. ‘민변 세월호 진상규명 특위’는 세월호 화물 과적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구조적인 문제점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못한다면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지금도 연안항을 오가는 많은 여객 · 화물선들은 실제 적재된 화물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채 위태로운 곡예 운항을 계속하고 있다. 선박의 화물적재 과정에서 실 중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을 의무화 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나아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월호 화물 과적에 대한 검찰 수사는 선사 – 물류회사 – 항운노조의 유착관계를 밝히고, 해양수산부 – 해양경찰 – 한국해운조합 등 관련 행정기관의 부실한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만일 검찰의 수사가 단순히 이번 청해진해운의 과적 행위만을 처벌하는 것에 그친다면 결국 고질적으로 관행화되어 온 화물과적의 구조적인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 채 이를 덮어 버리는 부실한 수사가 될 것임이 명약관화하다.

 

6.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선박 화물 과적의 구조적 문제와 청해진해운과 물류회사, 항운노조 집행부 사이의 유착관계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결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검찰에 나가 참고인으로 진술했던 제주항운노조 소속 조합원이 반조직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제주항운노조 간부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현재까지 출근을 저지당하고 있다. 검찰은 세월호 진상규명 수사 과정에서 중요한 진술을 한 참고인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주요 증인에 대해 이렇다 할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검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또한 제주항운노조에서 자신의 유착관계를 은폐하기 위하여 노조간부들을 앞세워 참고인 조사에 응한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고 위협하는 적반하장격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선박 안전에 대한 모든 문제점들을 명확하게 밝히고, 올바르게 해결하는 것은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최선의 예우이자 남겨진 사람들의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첨부 : 관련자료

2014. 5. 26.

[관련자료]

 

1. 세월호의 엉터리 ‘운항관리규정’을 그대로 승인해 준 관련 전문가 및 감독기관

 

가. 해운법 제21조는 내항여객운송사업자에게 여객선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운항관리규정’을 작성하여 해양수산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해운법 제22조에서는 한국해운조합이 선임한 선박운항관리자가 ‘운항관리규정’의 준수와 이행 상태를 확인하고, 항만에 드나드는 여객선등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해운법 시행령 제27조 제4항에서는 운항관리규정의 심사를 해양경찰청장에게 위임하고 있으며, 해운법 시행규칙 제15조의3에서는 ‘운항관리규정’을 해양경찰청장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해운법 시행규칙 제15조3에 따라 마련된 ‘여객선안전관리지침(해양경찰청 고시 제2013-5호)’ 제8조는 운항관리규정을 심사하는 ‘여객선운항관리규정심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고, 심사위원회 위원장은 해당 해양경찰서장이 되고, 위원은 해양경찰공무원, 인천해양항만청 운항관리실장, 정부대행 선박검사기관인 한국선급(KR)과 선박안전기술공단(KST)의 검사원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지침 제9조에 따르면 해당 해양경찰서장은 제출받은 운항관리규정을 심사하여 여객선의 안전 확보를 위하여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해당 여객선 사업자에게 변경을 요구하도록 하고 있다.

 

세월호의 ‘운항관리규정’에는 선박 안전을 위해 준수해야 하는 최대 화물 적재량, 최소 평형수 등의 무게는 기재되어 있지 않고, 오로지 재화중량만 3,963톤으로 기재되어 있다. 오직, 운항관리규정 제11장에서 “승용차 88대, 대형트럭 60대, 컨테이너 247개”를 실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 현장에서 ‘운항관리기준’을 근거로 선박운항관리자의 관리 감독이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최대 적재량과 최소 평형수량 조차 명시하여 기재하지 않은 세월호의 ‘운항관리규정’은 사실상 과적을 염두 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이런 부실한 ‘운항관리규정’을 심사하여 변경을 요구해야 할 전문가 위원회에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래와 같이 세월호의 안전기준을 스스로 제시했던 ‘한국선급’, 선박안전법상 해양수산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는 ‘복원성자료’를 손쉽게 열람할 수 있었던 ‘해경’과 ‘인천해양항만청’ 조차 청해진해운이 제출한 엉터리 운항관리규정을 그대로 승인함으로써 과적 운항을 감독기관이 묵인해준 셈이 됐다. 해경은 당시 심사 위원회에 참가한 위원들의 명단과 회의록을 아직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선급의 구조변경 승인기준] 세월호는 국내 취항 전 선실을 증축하는 구조변경을 하였고, 이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약 51cm 상승하여 선박의 복원성이 약화되자 선박 검사를 담당한 한국선급은 화물을 덜 싣고 평형수를 더 채워야 한다는 조건으로 검사를 통과시켰다. 구체적으로 화물량은 구조변경 전 2,437톤에서 987톤으로, 여객은 88톤에서 83톤으로, 평형수는 1,023톤에서 2,030톤으로 늘려야 한다고 명시했다.

 

◯ [복원성자료] 청해진 해운이 선박안전법 제28조에 의하여 해양수산부장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복원성자료에 의하면 세월호의 재화중량은 3,754톤이고, 복원성을 유지하면서 적재할 수 있는 화물 중량의 최대치는 1,077톤이다. 세월호가 최대 1,077톤의 화물을 적재하기 위해서는 평형수 1,565.8톤, 연료유 560.9톤, 청수 290.9톤을 적재하고 출항하여야 한다. 끝.

 

 

 

 

첨부파일

(최종완성) 화물과적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 자료.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