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검찰은 자숙하고 국민의 개혁요구를 겸허히 수용하여야 한다.

2012-11-30 205

[성 명]

검찰은 자숙하고 국민의 개혁요구를 겸허히 수용하여야 한다.

 

오늘 한상대 검찰총장이 사퇴하였다. 애초 예상된 검찰개혁안 발표와 신임을 묻는 조건부사퇴는 없었다. 검찰총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선에서 사태를 적당히 무마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검찰이 이 지경이 된 것은 검찰의 책임도 있지만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이명박 정권의 책임도 크다. 단지 검찰총장이 물러나는 것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닌 것이다. 대검 간부들끼리 서로 사퇴하라고 하는가 하면 검찰총장이 조건부사퇴를 이야기하는 것은 이 번 사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마치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느냐는 것이다.

 

검찰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내곡동 사저 사건에서 보듯이 권력에 굴종하는 수사를 하였고 SK회장에 대한 구형의혹, KT사장 무혐의 등 재벌과 대기업 사건에서는 편파적으로 권한을 남용하였다. 향응검사, 뇌물수수검사, 성추문 검사 등 빈발하는 검사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원인파악과 대책을 외면한 채 꼬리 자르기 수사나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일관하였다. 검찰의 부패와 자중지란은 검찰이 정권의 보위기관으로서 국민을 탄압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였을 때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검찰은 국민들에겐 가혹한 수사와 기소로 인권을 유린하였다.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국민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고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더라도 검찰이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권력의 의도대로 수사하고 기소한 검사는 그 보상으로 승승장구하였다.

 

검찰개혁은 제도개혁과 인적청산의 두 가지 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검찰권을 남용하여 검찰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킨 현재의 검찰지도부는 개혁대상일 뿐이다. 제도개혁방안으로는 검사의 직권남용과 비리를 수사하기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의 신설과 대검 중수부 폐지가 필수적이다.

 

검찰은 짜고 치는 개혁, 검찰조직 보존을 위한 위장개혁시도를 중단하고 신뢰추락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고 자숙할 때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후 국민의 요구에 따른 검찰개혁이 시도될 때 겸허히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나마 검찰을 위하는 길이 될 것이다.

 

 

 

2012년 11월 3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장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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