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제 평화활동가 벤자민 모네에 대한 정부의 야만적인 강제추방조치를 강력히 규탄한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활동을 해온 국제 평화활동가 벤자민 모네씨가 어제(2012. 3. 15.) 19:30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퇴거 당하였다. 또한 엔지 젤터씨 역시 출국명령을 받은 상태이다. 정부는 제주해군기지 반대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평화를 갈망하는 국제평화활동가의 체류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출입국관리소는 벤자민씨에 대한 조사가 끝난 후 채 몇 분도 되지 않아, 강제퇴거명령을 발부하였고, 이에 대하여 이의신청 및 강제퇴거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하는 등 모든 법적 절차를 실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출입국관리소는 이를 모두 무시한 채 강제퇴거명령 발부 후 채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강제출국을 단행하였다. 정부가 굳이 벤자민씨를 조사한 것은 이미 강제추방하기로 결정해 놓고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것이었다.
출입국관리소는 벤자민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여 강제퇴거명령취소소송을 제기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변호사에게 아무런 통지도 하지 아니하였다. 그리고 벤자민 모네씨는 강제출국을 당하면서 전화 한통 할 기회 마저 받지 못하였다. 또한 변호사가 강제퇴거명령서와 보호명령서 교부를 신청하자 출입국관리소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약 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교부해주었다. 강제출국조치는 매우 신속히 진행된 반면, 그 위법성과 부당성을 다투기 위한 법적 절차를 보장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보일만큼 느리게 진행된 것이다.
출입국관리소는 벤자민씨가 제주에서 화성으로 이송되는 과정 중 잠깐 동안 평상복으로 옷을 갈아입게 해달라고 요구하자, “차 안에서 갈아입으면 된다”며 이를 거부하였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기본적인 요구마저 묵살한 것이다.
엔지 젤터씨에 대한 출국명령도 마찬가지다. 엔지 젤터씨에 대해서는 2012. 3. 22.까지 자진 출국을 명령하였다. 만약 엔지 젤터씨가 기간 내 자진출국하지 아니하면 강제퇴거조치가 실행된다. 정부는 노벨평화상 후보의 활동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강제퇴거명령 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출국조치를 한 것 매우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 법에 없느니, 규정이 없느니 하며 답답하기만 하던 정부가 제주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법률과 절차도 무시한 채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을 보며, 우리 모임은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구럼비 바위 파괴에 반대하는 국제 평화활동가 벤자민 모네씨에 대한 강제퇴거 조치는 위법하다. 한 사람의 인격을 침해하고 국제적 망신을 초래하는 정부의 모습이 비록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닐지라도 새삼 분노스러울 따름이다. 이에 우리 모임은 UN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고 적절한 개입을 요청하는 등 국제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며, 해외 인권단체들과 연대하여 정부의 위법한 조치를 강력히 규탄할 것이다.
2012년 3월 1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 장 김 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