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UN이 주관하는 국제회의에서 변호사와 활동가를 연행하는 한국 경찰을 규탄한다.
[성명]
UN이 주관하는 국제회의에서
변호사와 활동가를 연행하는 한국 경찰을 규탄한다.
지난 8월 27일 유엔(UN) 산하 에이즈 전담기구인 유엔에이즈(UNAIDS)가 주관하고 아시아·태평양 에이즈학회가 주최하는 국제회의 ‘제10차 아시아·태평양 에이즈대회(ICAAP 10)’에서 행사에 참여한 변호사와 활동가를 연행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행사는 에이즈 관련 세계 최대 학술대회인 동시에 한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에이즈 국제회의로서 UN 산하기구인 UNAIDS 미셸 시디베(Michel Sidibé) 사무총장, 신영수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대표와 세계은행(World Bank), 아시아개발은행(ADB), 호주 대외원조기구(AusAID), 미국대통령 에이즈긴급대책(PEPFAR) 등 여러 국제기구 및 각국의 관련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한국에서는 전병률 질병관리본부장 등이 함께한 행사였다.
이러한 행사의 일환으로 국내·외 에이즈 감염인 등 행사 참가자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복제약 생산을 막아 에이즈 치료약값이 폭등시킬 것이고, 이는 에이즈 감염인에게 생명포기각서를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가운데 사복경찰이 불법적으로 채증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고, 경찰의 불법적인 채증을 막으려는 퍼포먼스 참여자들을 경찰이 연행하려고 한 것이다. 경찰은 이러한 불법연행에 항의하는 변호사 마저 연행하는 작태를 벌였다.
UN 산하 기관이 주관하고 각국 정부기관 관계자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부기관 관계자도 참여한 국제행사에 부산경찰청은 사복경찰을 파견하여 불법적으로 채증사진을 촬영하고, 급기야는 외국의 정부관계자 및 활동가들이 보고 있는 자리에서 행사 관계자 및 참여자들을 불법적으로 연행하고, 그들에 대한 연행이유를 묻는 변호사까지 연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국내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외국인 참가자들까지 부상을 입었고, 이들 중 2명은 병원치료까지 받아야 하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에이즈 감염인들의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행사에서 에이즈 감염인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한국의 후진적인 경찰의 작태를 온세계에 과시한 부산경찰청과 보건복지부를 엄중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불법채증, 불법연행으로 에이즈 감염인들의 인권을 유린한 부산경찰청장은 즉시 사과하고 담당자들을 문책하라.
– 후진적인 국제행사의 면모를 보여준 한국 정부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국내외 참여자들에게 즉시 사과하고, 행사를 원만하게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라.
2011년 8월 2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