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당의장 국보법발언에 대해

2005-04-07 241

 민변, 열린우리당 문희상 당의장의 국가보안법 대체입법 발언에 대한 논평 발표해

문희상 열린우리당 신임 당의장이 당선 기자회견에서 ‘국보법 폐지에 대한 개인적 소신이 있지만, 여야가 대체법안에 합의한다면 어쩔 수 없다’며 여야의 합의만 이뤄진다면 ‘국보법 폐지-형법 보완’의 당론을 폐기할 수 있다고 발언하였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당론은 작년 한해동안 가장 뜨거운 논쟁 속에서 그야말로 산고 끝에 당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한 것인데, 당의 총의로 만든 당론을 당의장으로 당선되자마자 한마디로 폐기할 수 있음을 밝힌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당의장 경선과정에서 빚어진 당내 논쟁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당의 통일’이라며, 국보법에 대한 발언과는 상반된 주장을 하였다. 이는 이율배반이다.
국보법에 대한 문신임의장의 발언은 정면으로 당론과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당의 통일을 저해하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작년 봄 범국민적 개혁의지에 힘입어 의회 다수당의 자리를 차지했다. 개혁과 과거사 청산의 확고한 실천을 상징하는 것이 국보법의 폐지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 또한 열린우리당 자신이 그토록 수호하고자 하는 당의 정체성 그 자체라는 것 역시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국보법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한 이후 열린우리당은 기회주의적이고 안일한 처신으로 인해 창당 1년도 안되어 과반수 의석을 놓치고, 결국 허울뿐인 무능한 여당으로 전락하였다.

여야는 국가보안법 폐지문제를 두고 작년 내내 혼란스런 이전투구만 하다가 올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였으나 2월 들어 여야는 모두 국가보안법 문제를 회피하기에 급급하였다.

특히 당의 정체성을 ‘국가보안법 폐지’로 상징 지웠던 열린우리당은 스스로의 책임을 방기한 채 아직까지 국보법 폐지법안을 국회 법사위에 상정시키는 것조차 못하고, 지리멸렬하고 있다.

벌써 4월이다. 문의장은 엉뚱한 개인적 소신을 밝히기 이전에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열린우리당의 현주소를 직시하고, 작년 말 여야당 대표들이 국민 앞에 약속한 국보법 처리방침과 ‘국보법 폐지’당론을 상기하여 국가보안법 폐지법안을 국회에 상정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사진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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