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문화예술계를 블랙리스트의 시대로 퇴행시킨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국민의힘은 탄핵에 적극 동참하라!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서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하였던 부역자들이 하나둘씩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뻔뻔스럽게 돌아오기 시작했다. 블랙리스트라는 국가범죄가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범죄가 아닌 것이 되지 않음에도, 마치 5년 전에는 그 일이 범죄였지만 이제는 범죄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4년 2월과 8월,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실행자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김기춘(비서실장), 조윤선(정무수석, 문체부장관)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하였다. 형사 파기환송심 판결이 2024. 1. 24.에 있었으니, 김기춘은 2주 만에, 조윤선은 약 7개월여 만에 사면된 것으로,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면권의 남용이다. 이러한 사면으로 조윤선은 지난 달 서울시향의 이사로 임명되었다.
김기춘과 조윤선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실행의 핵심 인물로 거론된 유인촌은 이 정권에서 다시 문체부장관이 되었다. 문체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백서에서 104번이나 이름이 지목된 유인촌은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는 그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그는 얼마 전 정부대변인이라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이 아주 기이하다.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혼란한 시국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과 공범자들에 대한 비판이나 명백한 사과는 없이, 비상계엄과 내란의 공범으로 지목되는 장관들이 공석이 되어 국민들의 일상에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며, 일말의 반성도 없는 태도로 도리어 국민을 겁박했다.
유인촌 뿐인가.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실행 당시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있으며 여러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했던 용호성은 문체부 제1차관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돌아온 부역자들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청산은커녕, 시계를 다시 되돌려 보다 더 교묘하게 문화예술 분야 지원사업에 대한 일방적 예산 삭감, 심의제도 개편 등 제도 개선이라는 중립적 명목으로 블랙리스트 체계를 구축해 왔다. 얼마 전 영진위는 사업 대상인 영상물 등에 정치적 소재나 특정 사상, 이념을 배제하라는 문구를 넣어 블랙리스트 실행 기관으로서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지속된 검열사건들은 어떠한가. <윤석열차> 사건부터 ‘2023 서울국제도서전’의 블랙리스트 가담자인 오정희 소설가의 홍보대사 선정, 그리고 이를 비판하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대통령 경호처의 ‘입틀막’ 사건까지. 문학에서, 미술에서, 만화에서, 여러 문화예술 분야가 블랙리스트의 부활로 신음해야만 했다. 이러한 문화예술계 전반의 사회적 퇴행 속에서 이 고통은 온전히 예술가들과 이를 향유하는 시민들의 몫이 되었다.
이렇게 온 사회를 빠르게 퇴행으로 몰아넣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급기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곧이어 발표된 계엄 포고령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통해 정치활동과 집회를 금하고, 언론과 출판을 통제하는 등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자 하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당시 문체부 산하 대학인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문체부의 지시로 국립대학 중 유일하게 출입이 전면 통제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헌 문란을 주도한 세력’, ‘광란의 칼춤’이라는 표현을 쓰며 여전히 비상계엄의 원인이 야당에게 있고, 본인은 나라를 지키고자 고도의 정치적 판단으로 ‘경고’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였을 뿐이라는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았다.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책임도, 사죄의 자세도 보이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이야 말로 ‘국헌 문란을 주도하고 광란의 칼춤을 춘 자’이다.
하룻밤 만에 한국 사회를 깊은 혼란으로 몰아넣고도 궤변만 일삼으며 자리를 버티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적 계산기만 두드리는 국민의힘에게 말한다.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그리고 지난 7일 탄핵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본분을 망각하고 국민들을 모욕한 국민의힘은 탄핵에 적극 동참하라.
2024년 12월 1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20241212[문화예술스포츠위][성명]문화예술계를 블랙리스트의 시대로 퇴행시킨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국민의힘은 탄핵에 적극 동참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