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인권변론센터][성명] 일제 강제동원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한 항소심 판결을 환영한다.

2024-06-20 115

[성명]
일제 강제동원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한 항소심 판결을 환영한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21. 선고 2022나15556 판결에 대한 성명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2-2부(재판장 김현미)는 2024. 6. 18. 일본의 건설사이자 전범기업인 주식회사 쿠마가이구미에 강제 동원되어 일하다 숨진 피해자의 유족에게 회사가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18년 10월 30일 강제동원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 소송이 제기된 후속소송 중 항소심 판결은 최초이다. 주식회사 쿠마가이구미를 상대로 한 강제동원 판결 역시 최초이다. 대한민국 법원에서 점점 더 많은 강제동원 가해기업의 책임이 인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원고 청구를 기각하고 패소 판결을 했던 1심을 파기하고, 피해자가 청구한 위자료를 모두 인정한 것인데, 핵심은 소멸시효에 대한 1심 판단을 달리한 것이다. 이 사건의 1심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전범기업의 강제동원 불법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의 소제기 시점에 이미 소멸시효가 도과되었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에서는 대법원이 2012. 5. 24.자 판결로 청구권협정에 관하여 강제노동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제외된다고 선언한 이상, 원고를 비롯한 강제노동 피해자들의 객관적인 권리행사 장애사유는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9. 4. 30. 소를 제기한 이상 소멸시효가 도과되었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이러한 1심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았다. 이번 재판부는 “대법원은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적 견해를 최종적으로 명확하게 밝혔다”면서, “결국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로 비로소 대한민국 내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의 사법적 구제가능성이 확실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고, 2018. 10. 30.까지는 피고를 상대로 객관적으로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취지로 가해기업의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했다. 이는 작년 12월과 올해 1월 연이서 선고된 강제동원 사건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18다303653 등)의 소멸시효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 대리인단은 이번 항소심에서의 승소 판결을 환영한다. 이후 각급 법원들의 강제동원 소멸시효와 관련하여 엇갈렸던 의견들이 통일되고, 그간 이루어졌던 잘못된 판결들 역시 바로잡히게 되기를 희망한다. 

 

현재까지도 일본 전범 기업들은 한국 법원의 판결들을 이행하지 않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원고들의 노력을 묵살하고 있다. 이번 항소심 판결에서도 법원은 “피고의 불법행위 이후 현재까지 책임을 부정하고 있는 피고의 태도”가 위자료 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소송 과정에서 일본 전범 기업이 자신의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회피하는 태도에 다시금 깊은 상처를 안고 고통스럽게 소송 과정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을 통해서 피해자들의 청구권이 여전히 소멸하지 않고 살아있음이 확인된 이상, 일본 전범기업들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조속히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절차를 성의 있게 이행해야 할 것이다. 우리 대리인단은 피해자들이 배상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을 때까지 법적 조력을 다하며 함께 할 것이다.

 

2024년 6월 2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첨부파일

MPIPC20240620_[공익인권변론센터][성명] 일제 강제동원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한 항소심 판결을 환영한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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