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보도자료]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발의에 대한 국회와 시민사회의 공동기자회견문

2023-10-06 77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발의에 대한 국회와 시민사회의 공동기자회견문

4년 넘게 구금된 난민, 독방 구금 중 새우꺽기 고문을 당한 난민신청자, 구금 후 성인 남성들과 한 방에서 지내야 했던 아동.

이들은 모두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는 규정 하나를 근거로 구금된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출입국관리법 제63조는 “즉시” 송환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기한” 구금을 허용한다. 이 때 구금이 필요한지에 대한 검토와 판단조차 요하지 않는다. 또한 구금을 할 것인지, 언제까지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강제퇴거명령을 집행하는 행정청에 맡겨져 있다. 그 결과 실무적으로는 구금을 명하는 보호명령은 출국을 명하는 강제퇴거명령에 자동으로 따라붙는다.

구금의 필요성과 구금으로 인한 해악에 대한 형량도 요하지 않는다. 질환이나 장애가 있는지, 임신했는지, 국내에 부양이 필요한 가족이 있는지, 난민심사 또는 권리구제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구금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지 등을 고려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 결과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난민신청자, 임금체불 등으로 국내 구제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등 오히려 취약한 상황에 놓인 이주민들이 본인의 귀책사유 없이 구금 기간이 장기화되는 상황들이 반복되어 왔다.

신체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정당화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자체로 이미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의 벼랑 끝에 있다. 그러므로 구금의 목적이 무엇이건 간에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마땅히 엄격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구금에 기한이 없다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에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2015년 한국 정부에 이민구금의 기간을 제한하고 구금이 적절한 최후의 수단으로서만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하였고, 이어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역시 2019년 구금의 적법성 여부가 독립적인 기구에 의해 정기적으로 검토될 수 있도록 하고, 난민신청자에 대한 최후의 수단으로 인식되고 가능한 최단 기간 동안만 이루어지도록 하고, 이주민에 대한 보호기간 설정 및 보호 이외 다른 대안적 조치를 우선 적용할 것을, 그리고 아동 및 미성년자의 구금을 피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세계 각국 역시 이주구금에 대해 독립적이고 중립적 기관에 의한 심사를 보장함과 동시에 구금의 기간을 절대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유럽송환지침에 의해 유럽연합회원국들은 이주구금이 최초 6개월, 그리고 연장이 최장 12개월로 제한되어 있고, 프랑스는 구금상한을 90일, 대만은 100일, 남아공은 120일로 규정하고 있다.

출입국관리법 제63조에 따른 구금이 너무나 쉽고 자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위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3차례나 있었다. 두 번째 위헌소송 당시 위헌의견이 과반수였으나, 6인 정족수에 미치지 못하여 합헌결정이 나면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그러나 입법기관이 손 놓고 있는 사이, 수원지방법원의 위헌제청신청으로 다시 헌법재판소에 기회가 돌아왔고, 2023. 3. 23. 헌법재판소는 출입국관리법 제63조가 헌법에 합치하지 않음을 확인하며, 국회에 출입국관리법이 헌법에 합치되도록 개정하라는 과제를 부여하였다.

박주민 의원 대표발의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은 강제퇴거명령 집행을 위한 구금의 요건을 규정함으로써 구금이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되도록 하고, 구금기간을 제한하고,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이주민이 처한 상황에 따라 구금의 필요성과 구금이 끼칠 해악을 비교형량하도록 한편, 구금에 대해 법원에 이의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최초 구금기간 20일을 연장하려는 경우 법원의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어, 자의적 인신구속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규정하고 있다.

최근에도 3세 아동이 창문도 없는 보호실에 성인 남성들과 같이 19일간 구금되는 등 헌법재판소가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의 효력을 2025년 5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유지시킴에 따라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주민에 대한 자의적 구금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이 법안이 하루 속히 통과되어 위헌적 구금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2023년 10월 4일

국회의원 박주민
이주구금제도개선TF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사단법인 두루, 이주와인권연구소,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시민모임 마중), 난민인권네트워크, 난민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 MAP, 이주민과함께, 이주민센터 친구,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제주교구이주사목(나오미)센터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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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관리법개정촉구_기자회견문_및_발언문.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