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34차 정기총회 특별 결의문 :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 결의문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 결의문
우리 모임은 다음과 같은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이 제정되어야 함을 천명하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위해 끝까지 함께 나아갈 것을 결의한다.
차별금지법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바탕을 이루는 법이다. 현대 인권의 기초가 되는 ‘인간의 존엄성’은 ‘모든 사람이 동등한 가치를 지닌 존재’라는 평등의 가치와 신념 위에서만 성립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인간의 동등함을 부정하는 사회 관행과 제도를 바꾸고 모든 사람이 사회 주요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만들어나간다. 이로써 존엄, 평등과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실현하고자 한다.
차별금지법은 평등권을 실현할 책무가 국가에 있음을 확인하는 법이다. 차별금지법은 국가가 차별 예방과 평등 증진을 위한 통합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평등을 기치로 사회의 모든 제도와 정책을 근본부터 점검하고 정렬하겠다는 국가의 의지가 표명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차별금지법은 차별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실효성있는 구제수단을 제공하는 법이다.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가, 개인이 혼자 감내해야했던 차별의 경험을 비로소 들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공동체가 차별에 개입할 근거를 마련하고, 차별 시정을 위해 무엇을 함께 감당해야하는지 제안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사회는 점차 평등에 대한 공동의 감각을 벼리어갈 것이다. 차별금지법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안전한 일터, 평등한 교육기회, 차별받는 이들의 기본적인 권리와 존엄한 삶을 보장받기 위한 운동의 새로운 시작점 앞에 설 것이다.
15년 넘게 계속되어온 정부와 정치권의 침묵 속에서도 차별금지법 논의를 밀어 우리 사회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 것은 평등이라는 가치를 진심으로 믿고 그를 실현시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힘이었고, 우리 모임은 이 흐름에 적극 동참해왔다. 2020년 6월, 7년 만에 차별금지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평등법을 제정하라는 두 번째 의견표명을 내어놓았다. 2021년 5월 말,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시민들의 국민동의청원이 시작되었다. 평등과 인권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은 이제 닫힌 문을 부수고 있다. 15년을 기다리게 한 국회와 정부는 이에 즉각 응답해야 한다.
우리 모임은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대적 과제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 국회는 망설이지 말고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신속히 논의하고 의결해야 한다. 정부는 모두가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정신을 담아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 모임은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설립취지를 새기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동참할 것을 다시 한 번 결의한다.
국회와 정부는 평등의 약속,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지금 당장’ 나서라!
2021. 5. 29.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