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성명] 고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며
[추모 성명]
고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며
2020년 초 변희수 하사가 우리 사회에 던진 큰 울림을 기억합니다. “저를 포함하여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고인의 말은 차별을 당연시하는 사회를 뒤흔들고, 차별에 위축된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변희수 하사는 성전환 후 계속 군에 복무하고자 하였으나, 육군은 심신장애를 이유로 변희수 하사를 전역시키는 처분을 하였습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가 강제전역처분이 인권침해에 해당하며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고 결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이 결정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국제인권법과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고, 18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성소수자의 군 복무를 인정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와도 동떨어진 일입니다. 우리 모임은 국방부의 잘못된 결정의 기반이 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변희수 하사가 이러한 혐오의 공기 속에서 겪었을 고통과 절망에 깊은 위로와 애도를 보냅니다.
변희수 하사는 인권의 가치, 평등의 힘을 진정으로 믿고 싸웠습니다. 우리 모임은 고인이 용기와 믿음으로 연 길을 기억하고 이어가겠습니다.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어떤 사유로도 차별받지 않고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열기 위해 법률가 단체로서 그 자리에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1년 3월 5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