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보도자료]
‘챗봇 이루다’ 학습데이터로 사적 대화 내용 무단 사용된 앱서비스 이용자, 권리 침해 신고
<연애의 과학> 앱 서비스 이용자, 개인정보 침해 조사와 처벌 요구
6년 전 가입 정보 삭제 않고 무단 보유⋅활용, 정보주체 권리 심각한 침해
개인정보보호위, 철저히 조사하고 일시 처리정지권 발동해 스캐터랩의 데이터 삭제 멈춰야
참여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는 오늘(2/18), ‘챗봇 이루다’ 개발용 학습데이터로 <연애의 과학> 앱 이용자의 사적인 대화를 수년간 무단으로 수집⋅이용한 개발사 스캐터랩의 피해자와 함께 정보주체의 권리를 침해한 것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합당한 처벌을 요구하는 침해신고서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보호위)에 제출했다. 개인정보를 침해당한 신고인 A씨를 대리하여 침해신고서를 제출한 이들 단체는 아울러 스캐터랩이 그동안 수집⋅이용한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삭제하겠다는 조치에 대해,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증거 인멸 방지 등을 위해 일체의 처리를 개인정보보호위 직권으로 일시 정지시킬 것을 요청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62조 1항은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처리할 때 개인정보에 관한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받은 사람은 개인정보보호위에 그 침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6년에 <연애의 과학> 앱 서비스를 두 차례 이용했던 신고인 A씨는 개발사 스캐터랩이 챗봇 이루다 개발용 학습데이터에 자신의 대화 내용을 무단 이용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2항, 제39조의3이 명시한 ‘정보 수집과 이용시 정보주체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 위반, ▲제16조 및 제39조의3에서 정한 ‘해당 서비스 등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는 원칙 위반, ▲제22조의 포괄동의금지원칙 및 제23조의 민감정보 처리 제한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신고인은 챗봇 이루다 개발에 본인의 대화 내용 등이 학습용데이터로 이용된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에 관한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으며, 가입사실조차 잊고 있었는데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자신의 정보가 그대로 남아있었을 뿐 아니라 무단 이용된 것에 심각한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의6에 따르면 적어도 1년의 기간 동안 이용하지 않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는 파기 등 필요한 조치를 했어야 함에도 스캐터랩은 <연애의 과학> 앱 서비스를 개발한 이래로 이용자 정보를 계속 불법 보유,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스캐터랩 측이 계속해서 이용자의 동의를 받아서 새로운 기술 및 마케팅 개발에 데이터를 이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신고인은 <연애의 과학> 앱 가입할 당시 필수동의, 선택동의를 구분하여 제시되지 않았고, 특히 대화 내용은 지극히 사적인 내용임에도 민감정보 수집에 대한 어떠한 안내와 설명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만약 자신의 대화내용이 서비스 외 다른 용도로 제공, 이용된다는 점을 알았다면 서비스 자체를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른바 ‘1mm 깨알고지’로 유죄를 선고받은 홈플러스 경품행사 고객정보 무단 수집⋅이용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이란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이라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개인정보 수집 또는 처리에 동의할지 여부에 관한 정보주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뜻한다”(2016도13263 판결)라며, 경품행사의 전 과정을 살펴보아 정보 수집 동기와 목적, 그 목적과 수집 대상인 개인정보의 관련성, 수집 등을 위하여 사용한 구체적 방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였는지 여부 및 취득한 개인정보의 내용과 규모, 특히 민감정보·고유식별정보의 포함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위계적 방법에 의한 불법 수집⋅이용이라고 보았다.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스캐터랩의 고객 정보 수집과 이용에 대한 동의 방식은 위계, 거짓에 의한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
신고인은 개인정보 관련 권리 침해 신고와 함께 개인정보보호위에 스캐터랩의 데이터 삭제 등 일체의 정보처리에 대한 정지권을 발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64조에 따르면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가 침해되었다고 판단할 상당한 근거가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위반한 자에게 개인정보 침해행위의 중지와 개인정보 처리의 일시적인 정지 등의 조치를 명할 수 있다. 논란이 일자 스캐터랩은 원하는 고객에 한하여 <연애의 과학> 이용자로부터 수집⋅이용한 개인정보를 삭제하려는 조치를 취하는 중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연애의 과학>에서 수집하여 챗봇 이루다에 이용한 개인정보의 경우 신고인 A씨의 신고는 물론 민원, 민사소송 등 여러 분쟁 상황에 놓여있고, 얼핏 <연애의 과학> 이용자의 개인정보의 삭제가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도 있으나, 여러 분쟁 상황에 있는 개인정보에 대하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실을 은폐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는 시도일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따라서 신고인은 개인정보보호위가 직권으로 이에 대해 일시적인 처리정지 조치를 명할 것을 요청하였다.
2021년 2월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