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세월호참사대응TF][논평] 해경 책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기각에 유감을 표한다

2020-01-09 55

[논평]

해경 책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기각에 유감을 표한다

 

법원은 2020. 1. 8. 김석균(전 해양경찰서장), 이춘재(전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여인태(현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 김문홍(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유연식(전 서해해양경찰청장 상황담당관), 김수현(전 서해해양경찰청장) 이상 6인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① 향후 형사재판의 주요쟁점이 지휘감독상의 책임을 묻는 법적평가인 점, ② 증거자료의 유형과 내용으로 보아 증거인멸의 염려가 충분하지 않은 점, ③ 직업 및 일정한 주거관계로 보아 도주우려가 부족한 점이 기각 사유다.

 

그러나 “2015년 현장지휘자에 대한 형사처벌 전례 등에 비춰 형사책임을 부담할 여지가 있다”고 하여 범죄사실은 소명된다고 보았다.

 

우리 TF는 국민의 기본권인 헌법상 무죄추정 및 불구속수사 원칙을 존중한다. 우리 형사소송법(제70조)은 구속사유로서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뿐만 아니라 이에 더하여 세 가지 요건 즉, 일정한 주거가 없을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을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TF는 이번 구속영장청구 기각결정에, 형사재판 유·불리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구속영장청구 기각은, 피의자들이 무고하다거나 검찰의 수사가 부족했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라는 뜻이다. 형사재판이 확정되기 전 구속은 공정한 심리를 위해 불가피한 수단이지 처벌의 시작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TF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법원의 기각 결정에 심심한 유감과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 첫째, 피의자들은 해경의 핵심책임자들로서 지금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여 증거를 인멸할 위험이 대단히 크다. 둘째, 피의자들은 현장구조에 대한 의무와 권한을 가장 많이 갖고 있던 자들로서 죄책이 심히 무거울 것으로 예상되므로 현시점에서 그 누구보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 특히 이들은 지금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 불량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므로 더욱 그러하다.

 

참사 이후 무려 6년만의 구속영장청구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위 피의자들을 포함한 책임자들은 그 동안의 수사과정, 국회증언, 언론 등을 통해 수많은 거짓말과 사실왜곡 행위를 했다. 그리고 상당한 증거인멸이 이미 이루어진 상황이다. 이러한 현재의 수사 환경을 볼 때 위 핵심 피의자들 6인에 대해서는 법원이 반드시 구속영장을 발부해야 했다. 참사 이후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수사와 집중적인 형사재판을 통한 실체적 진실 규명이 요구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검찰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은 ‘진실을 규명하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수사에 임한다’고 했다. 형사적 책임을 묻고 침몰 원인을 밝힐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법원은 과연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할 절박함이 있는가. 우리 TF는 앞으로의 형사재판에서 국민의 상식과 정서에 반하는 재판진행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법원에 강하게 촉구한다.

 

202019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세월호참사대응TF

첨부파일

20200109_세월호참사대응TF_논평_해경 책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기각에 유감을 표한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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