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률단체][논평]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정부 입장에 관한 노동법률단체 논평

2019-05-23 35

 

 

 

 

 

 

 

 

수 신 : 언론사 및 사회단체
발 신 : 노동법률단체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법률원(민주노총․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서비스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제 목 : [논평]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정부 입장에 관한 노동법률단체 논평
전송일자 : 2019. 5. 23.(목)
전송매수 : 총 2매

 

[논평]

‘ILO 핵심협약 비준관련 정부 입장에 관한 노동법률단체 논평

 

고용노동부 장관은 2019. 5. 22. ILO 협약 중 4개 핵심협약인 ‘결사의 자유 협약’(제87호, 제98호)과 ‘강제노동 금지 협약’(제29호, 제105호) 중 결사의 자유 제87호와 제98호, 강제노동 제29호 3개 협약에 대해 비준과 관련한 절차를 진행하되, 올해 정기국회를 목표로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협약 비준에 요구되는 법 개정 및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정부의 입장은 다음의 몇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 왜 국회에 대한 비준동의안 제출을 이제서야 정했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ILO 핵심 협약 비준과 노동존중사회를 공약했고, 유엔(UN)은 2017. 10. 사회권규약 4차 국가보고서 심의에서 대한민국에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을 촉구하는 권고를 채택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2018. 12. 결사의 자유 제87호와 제98호 협약에 관한 즉각적인 비준을 요구하였고, 한국 정부는 1991년 ILO 회원국이 된 이후 결사의 자유 위원회 최장기 미제사례들의 집합체로 오명을 쓰고 있다. 거기에 더해 EU는 한-EU 에프티에이를 근거로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으면 경제제재를 가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회에 대한 비준동의안 제출 결정은 많이 늦었다. 그동안 정부의 허송세월이 아쉽다. 정부가 선입법에서 동시추진으로 입장 변화를 한 것은 진전이나 동시추진 또한 법개정 문제에 비준이 발목잡힐 개연성이 충분하다. 따라서 기본적 국제노동기준으로 당연명제가 된지 오래된 핵심협약의 조건없는 선비준을 추진해야 한다.

 

한편, 정부와 국회는 코린 바르가 ILO 국제노동기준국장의 “입법적인 틀이 완벽해지고 모든 정당이 만족할 때까지 비준을 미룬다면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진전은 더딜 것“이라는 이야기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둘째, 왜 ILO 핵심협약 4개 중 3개 협약에 대해서만인가? 이미 ILO는 1998년 노동기본원칙 선언에서 8개 핵심협약(결사의 자유 제87호, 제98호 협약, 강제노동금지 제29호, 제105호, 아동노동금지 제138호, 제182호, 차별금지 제100호, 제111호)을 ‘모든 회원국이 존중하고 실현해야할 의무를 가진다’고 천명하였고, 우리나라는 그 중 결사의 자유 협약과 강제노동금지 협약 4개 협약(제87, 98, 29, 105호)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자인하고 있는 바와 같이 ILO 187개 회원국 중 144개국, OECD 36개 회원국 중 31개국이 8개 핵심협약 모두를 비준한 것에 비하면, 국제사회에 매우 부끄럽고 초라하기 그지없다.

 

정부는 강제노동 제105호 협약의 경우 우리나라 형벌체계, 분단국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우리나라 헌법 제12조 제1항은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7조에서 ‘강제근로의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ILO 제105호 협약은 정치적 견해 또는 기존의 정치, 사회, 경제 제도에 사상적으로 반대하는 것에 대한 제재나 파업참가에 대한 제재로서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을 금지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정치적 의사를 표명한 시민, 노동자들의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이다. 그렇다면, 정치적 견해 표명이나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으로서 ILO 제105호 협약도 함께 비준하겠다고 밝혔어야 했다. ILO 핵심협약 비준에 관한 정부의 의지가 없음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셋째, 왜 굳이 협약 비준에 요구되는 법 개정 및 제도 개선과 관련해 4월 15일 발표된 경사노위 공익위원안도 논의하겠다는 것인가? 4월 15일자 경사노위 최종 공익위원안은 ‘부당노동행위처벌조항 정비’, ‘단체협약 유효기간 상한연장’, ‘쟁의기간 대체고용 허용’ 등 ILO 결사의 자유 협약에도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다. 정부가 시만사회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만큼 노동자들의 의견도 반영되어야 한다. 노동법률단체도 의견을 밝히겠다.

 

우리 노동법률단체는 이번 정부 발표에 위와 같은 우려를 표한다. 정부의 입장이 EU와의 마찰을 회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라면 신속히 ILO핵심협약을 비준해야 한다. 노동법률단체는 앞으로도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활동들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19년 5월 23일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법률원(민주노총·금속노조·공공운수·서비스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첨부파일

20190523_노동법률단체_논평_‘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정부 입장에 관한 노동법률단체 논평.pdf

20190523_노동법률단체.jpg